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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청와대의 분양원가공개 입장 해명에 대한 경실련 입장

청와대는 11일 경실련이 발표한 노무현 대통령의 원가공개 불가 발언 규탄성명과 관련하여,  대통령이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 찬성에서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경실련은 대통령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영개발 하는 아파트의 원가는 공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하여 청와대는 녹취기록을 확인한 결과 ‘공영개발하는 아파트의 원가’ 가 아니라 ‘공영개발하는 토지의 가격’이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런 해명에 대해 경실련은 우선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진위여부야 어떻든지 공기업의 원가공개여부에 대해, 주택공사가 사업자의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한 원가공개는 장사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대통령의 기본적인 인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한 공공택지공급가격 공개조차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건교부는 총선 전에 3월 말까지 택지공급가격을 공개하여 아파트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공개하고 있지 않다. 청와대의 해명대로 공영아파트원가가 아니라 공영개발하는 토지의 가격이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대통령도 약속하고, 건교부도 약속한 택지공급가격을 아직도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국가자산인 공공택지를 가지고 땅장사를 하는 토공의 택지공급가격은 공개하겠다고 하고 집장사하는 주택공사의 원가공개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공공택지를 3년 동안 시세의 40%에 팔아 수조원의 국가 재정손실을 초래한 것에 대해 감사원과 국회가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둘째, 주택공사가 장사의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면 당장 민영화해야 한다.

 

주택공사는 국민의 주거안정과 공공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특별법을 제정해 토지 강제 수용권과 택지개발독점권을 부여받아 운영하는 공기업으로서, 값싸고 질 좋은 아파트를 공급하여 서민의 주거안정에 힘써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은 ?사업에서 남는 부분을 모두 공개하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주택공사가 사업자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한 원가공개는 장사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 라고 하면서 공기업의 역할에 대해서조차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의 인식대로 주택공사가 장사의 원리로 움직이고 있다면 주공을 민영화하면 될 일이지 민간기업보다도 비효율적인 공기업을 존속시킬 이유가 있는가? 당연히 해체하고 민간기업에게 그 업무를 이양해야 한다.

 

셋째, 분양원가공개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진위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경실련이 공기업의 분양원가공개를 요구하는 이유는 회계감사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주택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보완하기 위해 소비자의 알권리확보와 주택건설업체의 폭리를 막아보자는 것이다. 99년 1월 분양가 자율화 이후 선분양제는 유지하면서 아파트가격은 맘대로 정할 수 있게 하고 있고, 국가 자산인 공공택지를 시세의 30-40%수준으로 값싸게 공급받으면서도 막대한 개발이익을 독점적으로 챙기게 함으로써 공급자에게만 특혜를 주고 소비자에게는 일방적으로 불리한 현행 택지 및 주택공급제도의 문제점 때문이다. 따라서 공기업이 먼저 택지공급가 및 분양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민영아파트 분양가의 적정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기업 본연의 기능을 회복시키자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것은 경제계나 건설업계의 압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의 소신”이라고 강조하면서 “포괄적으로 주택공사 사업은 결과를 공개하고 철저히 감사받고 기획예산처의 평가도 받는다. 특별하게 부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가격을 갖고 주택사업에서 돈을 남겼다고 부당하게 쓰지는 않는다.“고 언급한 점은, 시민들이 원가공개를 요구하는 진위를 공기업의 회계검사쯤으로 폄하하는 발언이다. 이것은 대통령을 정책 보좌하는 건교부나 청와대 참모진의 무능으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할 것이다.

 

넷째, 장사원리에 따라 원가공개를 못하겠다면 선분양제와 택지를 주택건설업체에게 독점적으로 값싸게 공급하는 것은 시장의 원리에 맞는가?

 

그동안 영업기밀 침해와 자유시장질서라는 명분으로 분양원가공개를 반대해온 주택건설업체가 택지개발지구에서 담합행위 등 불공정행위를 서슴지 않고 자행하면서 시장원리 운운하는 것은 앞 다르고 속 다른 비열한 행동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특히 정부는 99년 분양가 전면 자율화이후에도 공공택지를 저렴하게 공급해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킨다는 차원에서 공공택지를 시세의 40% 수준인 감정가격에 공급해왔다.

그런데 분양가 자율화이후 주변시세에 따라 분양가가 결정되는 시장구조속에서 수백개의 업체가 공공택지를 분양받기 위해 몰리는데도 경쟁입찰을 도입하지 않았다. 그래서 2001년 이후 주택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시공사나 시행사가 부당하게 개발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을 방치하고 있기에 원가공개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토지수용과 택지조성과정은 토지공개념에 기초하여 시장경제원리를 무시하고 있으면서, 공공택지판매는 개발자에게 어느 정도 이윤을 보장하는 시장경제원리가 반쯤 작동하며, 택지공급은 주택건설업체에게 복권추첨식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면서 아파트분양과정에서는 공급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분양제는 고수한 채 분양가만 자율화 한 전면적인 시장원리가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시장의 원리라면 택지공급도 전면적인 경쟁입찰을 도입하여 택지를 더 이상 값싸게 공급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다섯째,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못한다면 전면적인 후분양제를 시행할 수 있는가?

 

선분양제도는 분양가를 규제하던 시기에 정부가 원활한 주택공급을 하기 위해 소비자로부터 재원조달을 할 수 있도록 공급자인 주택건설업체에게 일종의 특혜를 준 것이다. 그 후 주택건설업체들은 후분양제를 시행한다는 명분으로 분양가자율화를 정부에 요구하였다. 그런데 선분양제는 그대로 유지한 채 분양가만 자율화해서 소비자가 대부분의 위험을 부담하고 있다. 그래서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는 것인데, 장사의 원리대로라면 선분양제하에서는 분양원가를 공개해서라도 소비자를 보호하거나 분양가를 자율화했으니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되는 것 아닌가 

현재의 공기업과 공급자들만을 위한 각종 특혜제도 중 하나인 선분야제의 모순과 폐단을 극복하려면 아파트를 완공 후에 분양하는 제도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거나 아니면 토공과 주공등 공공아파트 분양원가를 통해 민간아파트의 원가를 가늠하는 잣대를 제시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아파트에 대한 정보가 생산자 한편에 치우쳐 있는 상황에서 선분양제는 유지하고 원가공개를 하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품질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마저 박탈하는 것이다. 분양원가공개 요구는 소비자의 최소한의 권리이다. 정부는 주택소비자가 공공아파트의 원가공개를 통해 민영아파트의 원가를 추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왜곡된 주택시장구조를 바로잡아 폭등하는 아파트가격의 상승을 막고 주택건설업체의 폭리를 막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문의 :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02-766-5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