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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표준건축비, 근거도 없이 인상하겠다고?

건설교통부는 어제 분양전환가격과 소형 공공분양주택(주택기금지원을 받는 18평이하 분양주택)의 분양가 산정기준이 되는 표준건축비를 그간의 건축비 인상요인을 반영하여 9.20일부터 평균 25.3%(평당 229만원 -> 288만원) 인상한다고 발표하였다. 금번조치로 표준건축비가 대폭 현실화됨으로써 사업성 부족으로 인하여 급감해 온 공공임대주택과 소형 공공분양주택의 공급확대와 품질 향상 등 서민 주거복지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게 건교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실련은 이번 건교부의 표준건축비 상향조치가 과연 서민주거 복지향상에 기여할 것인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건교부가 표준건축비 인상이전에 표준건축비의 세부항목과 산정과정부터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첫째, 표준건축비의 세부항목과 산정기준 및 절차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건교부는 건자재비 및 노무비 상승률이 표준건축비 인상요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건교부는 표준건축비만 공개하고 있을 뿐 표준건축비의 세부항목 및 산정과정, 산정주체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 표준건축비 인상이 임대주택과 소형주택의 품질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현재 아파트의 건축비가 주요 항목별로 얼마이고, 건축비용을 인상하면 수명은 얼마나 연장되고 품질은 얼마나 좋아지는지 등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분양원가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대한주택공사가 조사한 소형아파트 공사비 실사결과를 근거로 표준건축비 인상요인이 발생했다는 단순한 주장은 국민을 설득할 수도 없고 오히려 건교부의 미흡하고 안일한 주택정책의 단면을 보여줄 뿐이다.


표준건축비는 연간 50만가구가 공급되는 주택시장에서 50조원 이상의 주택가격(가구당 1억원이라고 가정할 경우)뿐 아니라 원가연동제가 시행될 경우에는 분양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아파트가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표준건축비를 25.3%나 인상시키면서 서민주거를 안정화시키겠다는 것은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건교부는 표준건축비 인상에 앞서 표준건축비의 세부항목과 산정기준 및 절차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표준건축비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둘째, 민간업체의 공공임대주택과 소형 공공분양주택시장의 참여저조는 표준건축비의 비현실성이 아니라 중대형주택시장의 과도한 개발폭리에 기인한다.

건교부가 밝힌대로 임대주택과 소형주택시장은 사업성이 부족하여 민간건설업체가 참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지금처럼 중대형 분양주택시장에서 건설업체의 과도한 개발이익 독점이 보장되는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는 민간건설업체가 굳이 사업성이 부족한 임대주택과 소형주택 시장에 참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경실련 분석결과 2000년 이후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민간건설업체가 가져간 개발이익은 7조원 이상이며, 공급평형은 대부분 30평형대에서부터 70평형대까지 중대형 평형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건설업체의 과도한 개발폭리 독점이 시정되지 않는 한 아무리 임대주택과 소형평형 주택공급 참여를 위한 당근을 업체들에게 쥐어준다해도 근본적인 서민주거안정에는 요원할 뿐이다. 

 

셋째, 공공임대주택과 소형 공공분양주택(18평 이하)의 공급확대와 품질 향상은 민간이 아니라 공공이 주도해야 한다. 


이미 건교부는 건설업체의 임대주택과 소형평형 주택시장 참여를 유도하기위해 국민주택기금 및 재정지원, 조성원가의 70%수준에서 공공택지 분양 등 여러 가지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지원책이 실제 저렴하고 질 좋은 서민주택 공급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건설업체의 수익성만 보전해주는 등 악용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건설업체에게 떠맡기며 퍼주기만 할 것인가 이다. 오히려 5년 공공임대주택의 분양전환을 앞두고 있는 저소득층의 경우 분양전환가의 산정기준인 표준건축비 인상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주택난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또한, 품질향상과 관련해서도 건축비의 주요내역이 공개되지 않고, 건설업체들이 표준건축비에 맞게 공사하였는지에 대한 검증장치도 없는 상태에서는 무조건적인 인상만이 대사가 아니라 건축비 주요내역 공개, 감리강화, 건전한 건설업체의 기술경쟁력 제고조치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임대주택과 소형주택은 시장경제에 맡길 수 없는 공공적 영역이며, 정부가 진정으로 서민주택 공급확대와 서민주거안정을 위한다면 민간에게 떠맡기지만 말고 공영개발 등을 통해 공공이 직접 주도해야 할 것이다.

 

넷째, 표준건축비 인상은 참여정부의 규제를 통한 분양가 인하방침에 역행하는 조치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참여정부의 부동산안정화 정책기조에 변함없음을 강조하면서도 건설경기연착륙 방안, 재벌특혜도시 건설 등 정부가 추지하겠다는 부동산 정책은 모두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에 집중되어 있다. 이번 표준건축비 인상 역시 급등한 분양가 인하를 위해 추진하겠다는 원가연동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나서서 건설업체의 이윤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에 불과하며, 이는 정부의 원가연동제 시행방침에 대한 건설업체의 반발에서 이미 예고된 것이다.

 

즉, 정부가 분양가 급등과 건설업체의 개발이익 독점, 서민주택난 등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원가연동제라는 미봉책을 제시하면서 또 다시 분양가 산정기준인 표준건축비를 인상하는 눈가리고 아웅식의 정책을 쓰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실련은 정부가 진정 서민주거 복지향상을 위한다면, 근거도 없이 표준건축비를 인상하는 단순하고 미흡한 정책이 아니라 공영개발을 통한 공공소유주택 확대,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표준건축비 세부내역 및 산정절차 공개, 저소득층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확보 등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주거안정대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문의 :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02-766-5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