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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허울뿐인 시공능력평가공시제도, 즉각 폐지하라

 

정부는 직접시공도 하지 않는 허울뿐인 시공실적을 통해
특혜를 보장받는 제도를 즉각 폐지하고, 모든 공사에 대한 직접시공을 의무화하라.

 

정부는 시공회사가 도급받을 수 있는 건설공사금액의 한도액을 초과하여 도급받을 수 없도록 하는 도급한도액 제도를 폐지하였지만, 발주자에게 적정 건설업자 선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시공능력평가공시제도(매년 7. 31. 공시)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지난 10년 가까이 시행되어 온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 제도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제기되어 왔다. 1) 정형화된 공식에 의한 업체별 시공능력평가는 다양한 공사 유형별로 요구되는 구체적인 시공능력을 평가하기에 부적절하고 2) 사실상 시평액이 도급 또는 하도급받을 수 있는 공사규모의 한도로 작용함으로써 여러 가지 부작용 유발시킨다는 것이었다.

이에 경실련은 현재의 시평액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음으로 인하여 중소기업이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더라도 입찰자체에 참여할 수가 없고, 대부분의 시공회사가 기술개발보다는 수주목적으로 몸집 부풀리기에만 집착시키는 문제점 해결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정부는 시공도 하지 않는 시공회사를 위한 시공능력평가액 공시제도를 즉각 폐지하여, 시공회사들이 외형확대에만 집착하는 폐단을 차단하여야 한다.

 

시공능력평가제도란 시공능력이 있는 시공회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함이 당연할진데, 정부가 앞장서서 직접 시공도 하지 않고 있는 대형건설업체들을 위하여 시공능력평가액(시평액)제도를 무슨 신주단지처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일반건설회사는 직접 시공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를 잘 알고 있는 정부가 이처럼 직접시공도 하지 않은 시공회사를 상대로 ‘시공능력’을 평가공시하고 있으며, 더군다나 이러한 시공능력평가 내용이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입찰참가 규제장치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것은 웃지 못할 코미디라 하겠다. 그 결과 건설업체는 높은 시평액을 보장받기 위하여 과다한 수주경쟁을 통한 몸집 부풀리기에만 집착해 왔을 뿐, 건설기술이나 재무구조 개선에는 등한시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선진 외국의 경우 각 시공업체들에 대한 평가는 발주기관들이 실시하고 각 항목별 내용을 그대로 공시하여 시공능력 유무(pass or fail)를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뿐, 우리나라와 같이 등급을 매겨 입찰규제 수단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불합리한 시평액제도는 지난 수십년간 각종 대형 부실시공을 저지른 업체에 대한 퇴출은 고사하고, 오히려 몸집만 커다는 이유로 시평액의 최상위 부분에 위치하는 기막힌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주요 대형공사의 부실시공사례와 시공회사>

 


 

사고일자

공사명

시공사

시공결과

1992. 7. 31.

신행주대교 건설공사

벽산건설

교각붕괴

1993. 3. 28.

부산구포철도 노반시설공사

삼성물산

부실붕괴, 78명 사망

1994. 10. 21.

성수대교 건설공사

동아건설

붕괴, 32명 사망

1999. 5. 7.

서해대교 1공구

대림산업

교각붕괴, 4명 사망

2000. 1. 22.

대구지하철 2-8공구

삼성물산

지반붕괴, 3명 사망

2001. 6. 15.

제천시 국도대체우회도로

삼성물산

램프고가교량붕괴

 

따라서 정부는 직접시공도 하지 않는 허울뿐인 시공회사들을 위한 특혜 제도인 시공능력평가공시제도를 즉각 폐지하고, 시공회사의 진짜 자산인 우수하고 풍부한 기술능력을 보유한 기술자 위주의 평가제도로 전환하여야 한다.

 

둘째, 모든 공사에 대하여 직접시공을 의무화하여야 한다.

 

직접 시공을 하지 않는 시공회사는 공사수주를 할 수 없도록 제도화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건설업체는 직접 시공도 하지 않으면서 수주만을 위한 (로비)경쟁력만 키워온 결과 페이퍼컴퍼니를 대량 양산해 왔던 것이며, 실제로 건설현장의 최일선에서 땀을 흘려온 기술(기능)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대형건설업체는 덤프트럭 한 대도 없고, 목수 또한 한 명도 고용하고 있지 않아 직접시공할 능력을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는데, 어찌하여 정부는 이러한 껍데기뿐인 건설회사들을 우리나라 최고의 시공능력을 보유했다고 하면서 순위를 매기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직접시공도입을 위한 법령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가 큰 대형공사는 모두 제외시키는 등 생색내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대형공사에 대해서 직접시공이 제도화되어야 기능직의 정규직 편입과 지속적인 기술개발 유인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이러한 직접시공제도를 효과가 극히 미미한 소규모공사에만 적용시키려는 것은 법률 및 정책입안자들이 일반건설업체의 이익만을 대변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크다.

경실련은 정부가 대형공사에 대한 직접시공제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가, 다름아닌 대형건설업체들이 구경만 하고 이윤을 챙기려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부는 직접시공제도를 모든 공사에 확대적용하여, 직접시공도 하지 않는 시공회사들을 건설시장에서 퇴출되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정부는 시공회사에 대한 평가에서 손을 떼고, 시장을 개방하여 민간보증시장에서 실질적인 능력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시평액제도가 없어진다 하여 발주자들에게는 아무런 혼란이 없다. 즉 신용평가기관이나 보증제도를 통하여 얼마든지 양질의 시공업체들을 선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의 보증시장은 특혜구조 속에서 공제조합이 과점하고 있는바, 이러한 특혜는 보증시장의 개방을 통하여 즉시 철폐되어 보증제도 또한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민간보증시장이 보다 개방되면, 다양한 보증업체는 자체의 재무평가시스템과 고용된 전문가들을 통하여 실질적인 신용평가와 시공능력평가를 담당하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재무구조와 우수한 인력을 확보한 시공회사의 보증율은 낮아질 것이고, 그 반대로 직접시공능력이 의심되거나 우수 기술인력을 확보하지 않는 시공회사의 보증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직접시공을 하지도 않는 회사를 시공회사로 잘못 알고 있으며,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국민에게 전혀 알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부실시공의 전력을 가진 회사에 대해서도 껍데기뿐인 시공실적이 있다고 최상위 순위로 시평액을 공시하는바, 이러한 허울뿐인 시공능력평가공시제도는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 아울러 직접시공 실적과 능력이 있는 시공회사가 제대로 평가되어야 하며, 시공회사에 대한 평가는 민간보증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함이 당연하다.

[문의 : 공공예산감시팀 02-766-5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