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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제도는 문제없다, 다만 돈이 없을 뿐이다?

– 위헌적 제도인 ‘장기계속공사제도’를 즉각 폐지하라
– 사업계획과 사후평가를 인터넷에 상시 공개하라
– 도로예산을 빌미로 민자도로 건설을 확대하지 마라
 

지난 5일, 경실련은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개통 및 개통예정인 57건의 국도건설공사 중 53건(93%)이 당초보다 공사기간이 지연되었고, 이로 인하여 약 1조원가량의 총사업비가 증가하였다는 분석 자료를 발표하였다.

경실련의 발표에 대해, 위헌적 ‘장기계속공사제도’를 만들어낸 재경부는 아무런 해명조차 없었고, 국도건설공사를 직접 수행한 건교부는 ‘보도참고’ 자료만을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하면서 건교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올려놓지도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재경부나 건설교통부 모두 위헌적인 장기계속공사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개선의지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건교부가 발표한 해명을 정리해 보면  ▶현재 추진 중인 국도사업의 공사기간이 당초보다 늘었고 이로 인하여 총사업비가 증가하였다는 내용은 대체로 사실이며,  ▶국도사업의 공사기간이 연장된 것은 대체로 도로사업의 예산지원이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되었기 때문이며, 계약방법의 하나인 ‘장기계속사업’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연장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사기간 연장에 따라 물가상승에 의한 총사업비 증가 등의 문제가 있어 신규사업은 대폭 축소하고 완공위주로 집중투자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교부의 해명은 한마디로 ‘장기계속공사제도의 문제는 없고 돈이 없는 게 문제’라는 황당한 돈타령뿐이다. 이처럼 무책임한 건교부의 해명에 대한 경실련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장기계속공사는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시행령에 끼워 넣은 위헌적 제도이며, 국가예산지출은 반드시 국회의 의결을 받아야하지만 국회의결 없이 부처들이 무분별하게 공사를 발주하여 경제성․효율성이 담보되지 않아도 사업추진이 가능하고, 정부와 정치권이 예산이 없어도 선심성 사업을 발주할 수 있는 제도이다.

때문에 예산이 없어도 우선 발주를 하고나서 예산을 배정받자는 ‘묻지마’식 발주가 이뤄지고, 이렇게 추진된 모든 사업들이 지연이 발생함은 물론 전체공사비의 단 0.01%의 예산으로도 사업을 착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실태는 장기계속공사제도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건교부는 “제도는 문제가 없고 돈이 없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황당한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건교부는 이미 장기계속공사제도의 문제를 인지하였음에도 개선하지 않았다. 10년 전인 95년 12월 한국개발연구원은『정부대형사업의 선택과 예산편성』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분산투자(장기계속공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사업비의 20%라는 분석결과를 내놓았고, 99년 3월『예산절감을 위한 공공건설사업 효율화종합대책』에서 장기계속공사로 인한 사업지연 문제점들을 재차 확인하면서 ‘완공위주로 집중적인 예산투자’를 위한 계속비공사 발주를 국민에게 약속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셋째, 건교부가 예산확보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사업을 착수하고도 재정이 충분히 지원된다면 적기에 준공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변명이나, 복지․국방․교육 등의 재정소요 증가로 인하여 SOC 예산이 급감해서 재정부족으로 공사가 지연됐다는 변명은 설득력이 없다.

건교부의 주장은 국민들이 세금을 많이 내지 않아 사업지연이 발생하였다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또한 지난 십수년간 우리나라는 도로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해왔기에 낙후된 복지나 교육에 예산 배분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건교부의 예산타령은 제도의 문제를 숨기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궁색한 핑계일 뿐이다.

따라서 정부는 즉각 위헌적인 장기계속공사제도를 폐지해야한다. 장기계속공사로 발주된 사업들을 점검하여 예산낭비를 최소화하고, 도로예산이 축소됐다는 점을 빌미로 무분별한 민자도로건설을 발주하는데 악용해서는 더더욱 안 될 것이다.

[문의 : 시민감시국 02-766-5628]

* 별첨 : “국도건설 93% 공사기간 연장”에 대한 건교부 해명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