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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분양가 ‘상향 안정화’ 건교부 탓
200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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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⑧ 건교부, 판교의 꿈 죽이다  <관련기사 목록> 

* 고분양 행진, 서민이 막아야 한다
* 노터치! 건교부의 막가파식 판교 개발
* 분양가 ‘상향 안정화’는 건교부 책임

고분양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04년 분양된 상암지구에 이어, 지난 3월 1차분양에 들어간 판교, 최근 분양계획을 밝힌 은평 뉴타운 등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심지어 상암지구와 은평 뉴타운은 논란이 거듭되자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문제는 고분양가 논란이 정부가 주도하는 개발지구에서 촉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핵심은 판교 신도시다. 정부는 당초 약속보다 2배 가까이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다. 정부가 아파트 분양가를 상향 안정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심재봉 화백

건교부, 고분양가 주도

2003년 12월 서종대 건설교통부 신도시기획단장은 “판교의 분양가가 평당 8백50만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4년 당시 건교부 주택국장도 “원가연동제를 적용해 9백만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2001년 당시 강남지역 30평대 아파트 평당 분양가가 평균 7백~8백만원이었던 것과도 엇비슷하다. 그러나 지난 3월 분양된 판교 아파트의 분양가는 중소형 아파트는 1천1백만원, 중대형 아파트는 평당 1천7백만원대로 책정됐다. 채권입찰제가 적용됐던 중대형 아파트는 채권 매입액 평균 평단 4백만원을 제외하더라도 1천3백만원 이상이다.

국민주택 규모인 33평형을 기준으로 했을 때 분양가는 3억7천만원에 달한다. 집값의 60%(주택담보인정비율,LTV)를 대출로 끼고 분양을 받더라도, 월 1백만원씩 10년 이상을 모아야 살 수 있다. 대출을 다 갚기 위해서는 또 20년 이상의 세월을 월1백만원씩 저축을 해야 한다.

게다가 판교 신도시의 개발이 강남을 비롯해 주변 집값의 상승을 주도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실련은 판교 택지조성을 위한 첫 삽도 뜨기 전부터 강남을 비롯한 주변 집값은 35조원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새 건축비, 분양가 상승 주범

정부가 고분양가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의 핵심은 새건축비에 있다. 정부가 고시한 2003년 표준건축비는 2백29만원이었다. 그러나 건교부는 2004년에 표준건축비를 무려 25.4%가 상승한 2백88만원으로 고시한다.

당시 건교부는 “건설분야가 다른 산업분야보다 높은 임금상승률을 보였으며 특히 자재비는 원자재 값 급등으로 2002년 12월 대비 품목별로 최고 64.9%(고강도 철근)까지 높게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건설현장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근 4~5년간 큰 변동이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여서 정부의 해명이 궁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건설협회가 조사한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건축목공의 경우 2003년 9월의 임금은 8만7천4백81원인데 비해, 2004년 9월의 임금은 8만8천5백71원이다. 거의 변화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건교부의 해명이 궁색한 것인 임금 뿐만 아니다. 건교부가 2005년 도입한 ‘새 건축비’에는 기본 건축비를 평당 3백39만원으로 책정했다. 문제는 여기에 지하주차장 공사비 등을 가산비용으로 인정해 실제 5백만원 안팎의 건축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 2004년 분양원가가 공개된 상암 5단지 40평형 아파트의 경우 건축비는 3백41만원이었지만, 2006년 분양된 판교 신도시의 경우 건축비는 5백14만원, 은평 뉴타운의 경우 5백60만원까지 치솟았다. 건축비 상승이 고분양가의 주범이라고 지적받는 이유다.

건축비 상승은 원가연동제의 도입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진행이 됐다.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논란 끝에 25.7평 이하의 아파트에 대해 원가연동제가 도입된 것은 지난 2005년 1월이다. 반면 새 건축비는 2005년 3월 도입됐다. 원가연동제 도입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도입된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도 새 건축비 산정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에서 “민간공사의 새로운 추세와 주택관계법령·조례의 개정내용을 반영할 수 있도록 건축비 구성항목을 개선하고 현실화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밝혔다. 원가연동제 도입에 따라 건설업계들의 이익을 보호해주기 위해 도입됐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경실련은 “서민들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고분양가 아파트로 판매하여 서민들의 주거기회를 박탈하고 있다”며 “여기서 나오는 막대한 개발이익으로 서울시와 SH공사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후분양제·원가공개엔 소극

건교부는 게다가, 소비자 중심의 후분양제도나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로 나서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소비자 중심의 주택정책으로 전환하겠다며 건교부에게 주문한 것은 완공후 후분양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2004년 당시 강동석 건교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분양 활성화 방안’에는 2011년에야 후분양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뼈대였다. 2007년부터 공정률 40% 이후, 2009년부터 60%이후, 2011년부터 80%이후 후분양하는 업체에 공공택지를 우선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이다.

건교부가 원가공개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시민사회에서는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제멋대로 책정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원가공개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건교부는 분양원가 공개를 하지 않는 대신 원가연동제를 실시하고, 택지공급가를 공개해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소극적인 자세만을 보이고 있다.

경실련은 “판교개발사업이 주변집값 상승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하다못해 주공아파트 조차 후분양을 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 정책수립과 사업집행을 총괄하는 건교부가 농민 땅을 강제 수용해서 아파트는 짓지도 않은 채 소비자에게 고분양가로 판매해, 개발이익을 챙길 수 있는 특혜를 주공에 부여하면서 공기업 배만 불리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의신문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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