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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분양원가 공개, 건설교통부를 경계한다

대통령의 분양원가 공개를 환영하며 건설교통부를 경계한다.

  경실련은 지난 9월 28일, MBC-T.V. 100분토론에서 분양원가 공개를 “거역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이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만시지탄의 감이 있으나 환영하며, 이번 결정이 서민들의 주거안정과 투기근절을 위한 획기적인 주택정책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건설교통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당과 정부 관계부처, 민간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업계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가칭 “분양가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원가공개와 검증 및 보완대책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분양원가 공개 확대의 시행시기는 다소 유동적”이나 “앞으로 6-8개월 후” 실제 시행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아파트 후분양과 관련해서는 “04.2월 확정한 ‘후분양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며, △“이번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확대 검토를 계기”로 “수도권내 공공택지의 추가 확대, 주공 등 공공부문에 의한 주택공급 확대 등 공급부문의 시책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실련은, 대통령의 입장표명 직후 발표된 건설교통부의 보도자료를 보면서 대통령의 정책의지가 또다시 건설교통부의 관료들에 의해 지연되고 왜곡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건설교통부는 과거 주택가격이 사회문제가 될 때마다 ‘위원회’를 구성하여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결과를 왜곡해 온 전례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선분양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여 후분양제 활성화 대책을 지시하였음에도 2011년에나 80%완공 후 분양으로 하겠다고 하여 정책 추진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였다.

또한 2004년 서울시 SH공사가 상암지구의 분양원가를 공개로 아파트값에 엄청난 거품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양원가공개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비등하자, 건교부는 ‘주택공급제도검토위원회’를 구성하였다. 그러나 위원회는 몇 달동안에 걸쳐 참석자들 간에 지루한 공방으로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원가연동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그 정책은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입증되었다.

그리고 원가연동제 시행을 앞두고 ‘건축비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2004년 평당 229만이었던 표준건축비를 놔두고, 원가연동제에 아파트에 적용되는 새로운 건축비를 만들어 2005년 339만원, 2006년 345만원에 가산비용까지 추가할 수 있도록 하여 건축비를 500만원 수준으로 합법적으로 올려주었다.

이 밖에도 지난 1999년 ‘공공공사 효율화 추진방안’을 마련하고도 제대로 효율화 실행을 하지 않거나, ‘최저가낙찰제도’ 를 실효성이 낮게 형식적으로 도입하는 등 ‘위원회’ 형식을 활용하여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수단으로 활용한 바 있다.

  아파트분양원가 공개에 관한 연구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다. 지난 건교부가 2004년에 운영했던 ‘주택공급제도검토위원회’에는 분양원가공개 찬성측과 반대측, 그리고 전문가들로 구성하여 분양원가 공개의 장단점과 주택시장의 영향 등에 관하여 검토하였고, 법률가들이나 공기업 등 각 기관들로부터 의견을 받아 2004년 7월에 공청회까지 하였다.

현재에도 주택법에 따라 민간건설회사들은 감리자 지정 시 건축비의 58개 공종별로 원가를 다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공기업에 바로 적용하면 된다. 공기업은 따로 법을 제정 할 것도 없이 지침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건교부가 새로운 문제가 등장한 것처럼 연구 용역을 준다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스럽게 한다.

  경실련은 이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분양가제도개선위원회 또한 대통령의 정책의지를 지연시키고 왜곡시키는 도구로 활용되지 않을까 우려하며, 6-8개월의 시간이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시간벌기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한다.

여기에 국회에서의 법안개정에 필요한 시간까지 감안하고, 내년 하반기가 대통령선거로 정상적인 국회운영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과연 참여정부 임기 내에 분양원가 공개가 실시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건교부가 이번 분양원가공개도 과거와 같은 행태를 버리지 못하고 시간 지연이나, 제도의 형식화를 하려 한다면, 건설교통부는 전 국민들의 해체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경실련은 단순한 원가공개에서 나아가 후분양제 즉각 이행, 공기업의 공공성을 강화하여 공공보유주택 확대, 재개발․재건축의 공영개발로 주택의 공공성 강화와 같은 서민들을 위하고, 도시와 주택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문의 :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766-5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