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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대통령도 못잡은 집값 잡은 노하우? “분양가 가이드라인 적용하면 된다”
200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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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정부와 대통령의 인기는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한 자치단체장의 인기는 급상승중이다. 서민들의 내 집 꿈 마련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한 진정한 목민관이라는 칭송에, 각종 언론매체의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대통령도 못잡은 아파트 분양가를 억누른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람은 성무용(64) 천안시장.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60%가 넘는 높은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성 시장은 3년 전부터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적용,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분양가를 억제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아파트 분양가 억제로 주거안정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그가 수장을 맡고 있는 천안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상’을 수상했다.

아파트 시행사와 법정 공방까지 불사하며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있는 성무용 시장을 22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30여 분간의 인터뷰 동안 성 시장은 “천안시의 정책을 정부가 수용하면 아파트 분양가를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천안시의 가이드라인 정책에 대항하며 소송을 제기한 아파트 사업자에 대해 “토지 매입시 양도세 32억원을 대납해 준 후 이를 분양가에 반영했다”며 “분양가를 제한해야 사업자들이 무리하게 비싼 땅을 산 후 이를 분양가에 합산해 폭리를 취하는 관행을 막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정부 정책과 관련해서는 분양원가 공개와 후분양제 도입, 자치단체에 대한 권한 강화를 각각 요구했다.

이와 함께 지난 1심 재판에서 천안시의 분양가 억제정책에 제동을 건 사법부에 대한 서운함과 아파트 고분양가를 부추기는 아파트 시행사들의 잘못된 행태도 거론했다.

“사업자가 양도소득세 대납한 후 분양가에 반영”

― 천안시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 제도의 시행 배경은?
“천안시가 시행하고 있는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은 공공택지에 조성되는 아파트에 적용하는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는 아니다. 민간업자들이 건설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법에서 정하고 있는 ‘입주자 모집공고(안) 승인’시 사전에 시가 제시한 적정 분양가로 분양가 책정을 권고하는 시책이다. 천안시의 경우 지난 2002년부터 고속철도 개통, 수도권전철 운행, 역세권 개발 등 개발 호재가 부각되면서 아파트 분양가격이 높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아파트 분양가라는 것이 정확한 원가를 가지고 책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준도 없이 그 지역의 아파트 시세에 맞춰 역산하여 정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일부 아파트 사업자들이 개발 호재를 이용, 높은 분양가를 형성하려 한다. 일부 건설업자들은 최대 수익을 얻고 가면 그만 이라는 생각으로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고 이런 왜곡된 분양가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지역 주민들이다. 그런 측면에서 잘못 형성되는 아파트 분양가에 대한 적정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겠다 생각했고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성무용 천안시장

― 가이드라인의 평당 분양가는 어떻게 산출하는가.
“아파트 분양가는 땅값과 건축비에 적정한 이윤을 더해 합리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인근 아파트의 시세를 분양가로 책정하거나 토지를 과도하게 비싸게 매입해 이를 분양가에 전가하는 모순된 현상이 떨어지면서 아파트 분양가의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실 아파트 분양가를 책정하는 기준도 없고 분양원가도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적정한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건설업자들은 현 시가나 투자비 등을 가장 큰 기준으로 삼겠지만 천안시는 나름대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그 해의 지가상승, 물가변동률, 표준건축비 상승 등을 참작해 2004년도에 평당 600만원 이하, 2005년도에 624만원 이하로 조정 권고했다. 2006년도에도 지가상승률, 표준건축비 및 물가상승분과 학계, 금융계, 시민단체, 건설업계 및 건설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평당 655만원 이하로 적정 분양가를 책정해 분양가격을 조정 권고해 시행하고 있다.”

“천안의 분양가 가이드라인 제도가 인근 지역 분양가 상승도 억제”

–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 제도 시행의 성과는?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첫 적용했던 2004년에 18개 단지 6천세대가 건립됐다. 2005년에 3개 단지 2천세대가 지어져 분양을 했다. 2006년에도 이미 3개 단지 1400세대의 아파트가 655만원 이하로 승인을 받아 분양을 해 천안시가 제시한 655만원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3년간 24개 단지 1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됐지만 분양가 상승률은 4% 안팎으로 유지됐다. 만약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적용하지 않았다면 여러 가지 여건상 분양가가 평당 1000만원도 넘었을 것이다.

또한 아파트 분양가가 적정선에서 유지되면서 아파트 값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2003년 8월에서 2006년 9월까지 천안의 아파트값 인상률은 6.1%로 대전 8.1%, 아산 11.2%, 청주 18.4% 등 인근 지역보다 훨씬 낮다. 천안시의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 제도 시행은 천안은 물론 인근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 상승 억제에도 효과가 있다. 최근 분양한 아산 신도시 주공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당초 700만원, 8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천안시의 영향 탓인지 678만원에서 688만원으로 책정됐다.”

― 분양가 가이드라인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라고 불만을 털어놓는 이들도 있다.
“그 점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경제의 기본원리는 수요와 공급이다. 아파트 분양가가 지역의 경제여건에 맞지 않는 고분양가로 형성되면 오히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악영향을 준다. 적정한 분양가 책정은 주택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며 수요자인 서민과 공급자인 건설사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

자유 시장 논리로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파트는 공공재적 성격으로 봐야 한다. 완전히 방임한다고 자유경제가 아니다. 정부도 물가를 통제하지 않는가.”

― 그래도 건설업체와 일부 언론은 천안시의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 제도를 끊임없이 흔들고 있다.
“2004년부터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그동안은 큰 무리 없이 시행했지만 올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에서 정치적으로 접근했다. 선거 끝나면 분양가를 올릴 것이라고 의심하는 분들도 많았다. 일부 업자들의 불만과 이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몇몇 언론은 ‘정치쇼를 한다’, ‘지역경제 다 죽이려 한다’, ‘공급을 위축시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다’라며 우려와 비난을 제기했다.

자치단체장이 어떤 정책을 소신있게 펼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절실하게 느꼈다. 요즘은 언론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지면서 시민들도 성원을 보내고 있다.”


▲ 성 시장은 지난 1심 재판에서 천안시의 분양가 억제 정책에 제동을 건 사법부에 대한 서운함과 아파트 고분양가를 부추기는 아파트 시행사들의 잘못된 행태도 거론했다. 사진은 천안시와 법정 공방에서 승소한 (주)드리미가 분양할 예정인 천안시 불당동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의 모델 하우스. ⓒ 윤평호


― 지난 8월에는 1심 재판에서 대전지방법원 행정부가 아파트 시행사 손을 들어주며 천안시의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 제도 시행에 제동을 걸었다.
“천안시가 과도한 분양가를 이유로 사업자의 ‘입주자 모집공고(안)’을 불승인하자 사업자가 소송을 제기했다. 행정심판에서는 승소했지만 1심에서는 천안시가 패소했다.
입주자 모집공고(안) 승인제도가 신청인이 요건만 갖추면 거부할 수 없는 기속행위로 보고 이를 법적 근거 없이 가격 통제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제도의 남용이라는 것이 법원 판결의 골자이다.

천안시는 법원 판결에 근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아파트 분양모집 공고에는 분양가를 비롯한 해당 아파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모두 수록하게 되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분양가이다. 검증되지 않은 분양가격이 포함된 ‘분양모집공고(안)’을 요건만 갖추면 승인처리 하는 기속행위로 판단한 것은 사업자의 사익만을 대변하는 듯한 판결이다.

주택법이 누구를 위해 만들어졌는가? 서민들을 위해서이다. 주택법의 입법 취지인 서민의 주거 안정 등 공익과 배치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 너무도 뻔한 판결에 유감이다.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에 의해 적정 분양가를 책정해 이를 근거로 과도하게 책정된 ‘입주자 모집공고(안)’을 불승인한 것은 분양자 보호를 위한 행정청의 재량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천안시의 분명한 입장이다.”

“주택법은 서민들은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 2심 소송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법원은 분양가의 제한 등 재산권의 제한은 법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입주자 모집공고제도가 가격통제의 수단이 될 수 없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국민의 주거안정에 가장 밀접한 분양가를 법으로 정한 모집공고 승인권을 통해 건설사가 제출한 땅값과 건축비가 적정한가를 검증하는 것은 승인권을 가진 단체장의 당연한 의무이자 재량행위이다. 서민들이나 젊은 사람들이 10년, 15년 뒤에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꿈을 실현시켜 주는 것이 단체장의 의무 아닌가?

건설사가 제출한 입주자 모집공고안을 서류적인 요건만 갖추면 검증도 없이 승인 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직무유기이다. 큰 틀에서 천안시의 정책이 법 취지에 부합하면서 서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있는 만큼 충분히 승소 가능성이 있다. 아파트 분양가 문제는 공급자가 아닌 실수요자인 일반 서민 중심에 비중을 더 두어야 한다. 2심 재판부도 어느 것이 법 취지에 맞는 것인가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있을 것으로 본다. 설혹 패소하더라도 3심까지 가겠다. 법의 정의를 위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

― 조례 제정 등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필요하지 않는가? 내년도 분양가 가이드라인 수준도 관심거리이다.
“천안시의 분양가 가이드라인이 나름대로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니고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재판 결과에 따라 큰 틀의 방향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현재의 가이드라인을 더욱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 내년도 분양가 가이드라인과 적용 시기를 지금 구체적으로 거론하기는 곤란하다. 지역의 경제 상황과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더욱 면밀히 검토해 시행할 것이다.

1월부터 12월까지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점을 보완해 1년에 두 번 정도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지역간 차이를 감안해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등 탄력적인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 조례나 규칙 제정도 각계 의견을 들어 적극 모색하겠다.”

― 정부의 뒷받침은 필요 없는가?
“원가 공개가 필요하다. 사업자들이 엉뚱한 비용을 분양가에 산정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사업자의 경우 토지매입시 양도세를 사업자가 대납하고 이를 분양가에 반영했다. 이것이 32억원이나 된다. 분양가 제한이 안 되면 사업자들이 무모하게 비싼 땅을 사도 비용을 분양가에 합산해 폭리를 취한다. ‘있는 자들의 횡포’이다.

분양원가 공개, 선시공 후분양 등 정부가 일관성 있는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법리공방이 벌어지지 않도록 자치단체에 아파트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보다 강화해줘야 한다.

천안시도 지속적인 주택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 아파트 분양가 가이드라인 시행뿐만 아니라 시가 소유한 자투리 땅에 서민들이 입주할 수 있는 임대아파트도 확충하겠다.”

[공동기획 ①] 지자체 뒷짐 ‘고분양가’ 자초한 검단…시장이 주도 ‘분양가 억제’ 이끈 천안
[공동기획 ② ] 참여정부의 계륵 ‘원가공개, 후분양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