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토지/주택] “10만이 행동하면 정책 바꾸고 100만이 행동하면 투기 끝난다”
2006.11.27
9,871

▲ ‘아파트값 거품빼기 국민행동 1차 시민대회’가 25일 오후 세종로네거리 동화빌딩앞에서 경실련, 전국철거민협의회, 아파트값내리기모임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아파트 분양가 너무 높아요
안돼요 왜 이래요 올리지 말아요, 더 이상 집값 올리시면 안돼요”

25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모인 300여명이 가수 장윤정의 노래 ‘어머나’ 가락에 맞춰 부른 노래다. ‘아파트 값 거품 빼기 국민행동’ 1차 시민대회 참가자들은 “국민의 힘으로 아파트 값 거품빼자”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날 오후 4시30분경부터 시작된 집회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아파트값내리기모임(이하 아내모)·전국천거민협의회(이하 전철협)이 공동주최한 것으로, 여야 3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차례로 단상에 올랐다. 최근의 집값 폭등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을 통감하는지 세 의원들은 하나같이 ‘송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최재천 “긴급경제명령권 발동, 헌법에 ‘토지공개념’ 조문화해야”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은 단상에 나서자마자 “이 자리에 서기가 부끄럽다, 여러분들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에 몇몇 청중들은 “열린우리당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여당 내에서 후분양제와 분양원가공개를 도입하는 논의가 진행되던 도중 노무현 대통령의 ‘민간 분양원가 공개는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발언이 나왔다”며 “그 뒤에도 계속 후분양제와 분양원가공개를 고집한 이는 자신과 다른 의원 1명 밖에 남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최 의원은 이어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10%도 안되는 지경에 이른 원인이 바로 이것 때문이었음을 자인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날 집값을 잡기 위해 “대통령이 긴급경제명령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다수 국민들이 토지·부동산 정책에 크게 실망하고 있는 이때가 바로 긴급경제명령권을 발동해야할 때”라며 “긴급명령권으로 아파트 후분양제와 분양원가공개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조문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최 의원은 “‘토지공개념’ 자체가 위헌 판결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 판결내용”이라며 “헌법 정신에 가장 맞는 것이 토지공개념”이라고 주장했다.

 

▲ 시민대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 왼쪽부터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오마이뉴스 권우성

심상정 “가장 잘나가는 ‘당’은? 부동산 5적 ‘불한당'”

이어 연단에 나선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당이 어딘지 아시느냐, 한나라당도, 열린우리당도, 민주노동당도 아니고 바로 ‘불한당'”이라며 “재벌 건설사·투기 불로소득자·언론재벌·부패 정치인·고위관료 등 ‘부동산 5적’이 바로 불한당원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지난 15년간 ‘공급이 부족하다’고 새집을 마구 지었지만 결국 절반이 집있는 사람들의 투기 목적으로 돌아갔다”며 “신규분양은 엄격히 제한하면서 공공주택을 늘리고, 다주택자에게는 신규주택이 분양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제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심 의원 역시 “민주노동당이 그동안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들을 주장해왔지만 전 당적으로 추진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죄하면서 “이제는 민노당이 힘차게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원희룡 “집값 폭등에 표정관리하는 의원 있어…”

최대 야당 한나라당을 대표해 나선 이는 원희룡 의원. 그는 “내 나이는 42살인데 , 우리 세대는 10~15년 열심히 일하면 서울 시내에 25평 정도 되는 아파트를 살 수 있는 희망이 있었다”며 “지난 4년간 이 기간이 2배로 늘어 30년 열심히 일해야 서울 시내 아파트를 살까 말까한 세상이 됐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제도만 충실히 이행해도 공공부문의 집값은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와중에 청와대가 ‘분양가 공개는 시장원리에 어긋난다’는 말을 해 찬물을 끼얹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원 의원도 “같은 한나라당 의원 중에서도 집값 폭등에 표정 관리하는 정치인이 있다는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죄를 시작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선거 때마다 서민의 고통을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히면 가진 자들의 입장만을 대변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한나라당을 대표해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에서 아파트값 내리기 정책에 찬성하는 의원들을 찾아 서명운동을 해왔다고 밝힌 원 의원은 “서명운동 결과를 경실련에 넘기고 이제는 서민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온몸으로 싸우겠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아파크값 거품빼기 국민행동 1차 시민대회에 참여한 3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집회를 마친 대표단이 시민들의 호소가 담긴 대형 현수막을 들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주세요’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통령 공개사과, 투기 근절정책 수용하라”

해가 지자 한결 날씨가 추워진 가운데 집회는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온 국민이 원하는 분양원가 전면 공개하라’, ‘후분양제 즉각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주최측은 이날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대통령의 공개사과 및 건설사 특권·특혜 근절

▲건설업체에 대한 공공택지 분양 중지 및 공공주택 20% 확충 ▲후분양제 이행 및 선분양시 분양원가 공개

▲투기 조장하는 택지개발촉진법 개정

▲실수요자 위주 주택담보대출 개혁

▲재건축·재개발의 투명성과 공공성 강화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시민들을 향해서는 “1만명의 국민이 행동하면 건설족이 긴장할 것이고, 10만명이 행동하면 주택정책을 바꿀 수 있으며, 100만명이 행동하면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사회를 바꿀 수 있다”며 ‘아파트 값 거품 빼기 국민행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날 집회는 오후 6시경 마무리 됐다. 주최측 대표단은 집회 참석자들이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을 적은 현수막을 들고 청와대로 이동, 이 현수막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오마이뉴스 안홍기 권우성 기자)

 

 

[공동기획 ①] 지자체 뒷짐 ‘고분양가’ 자초한 검단…시장이 주도 ‘분양가 억제’ 이끈 천안
[공동기획 ②] 참여정부의 계륵 ‘원가공개, 후분양제’
[공동기획 ③] 성무용 천안시장 “있는 자들의 횡포, 방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