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토지/주택] [알기쉬운 부동산 해법] ③ 그대여, 대공황을 원하는가?
2006.11.30
10,312

보다 많은 시민여러분들과 함께 경실련이 생각하는 대안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앞으로 매주 1회씩 3주에 걸쳐 경제정책국 윤은숙 간사와 함께 <알기 쉬운 부동산 해법>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 공공보유주택 20% 확충 
2. 아파트 후분양제도 도입 
3. 실수요자에게 주택담보대출

일찍이 서산대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 ” 눈길 걸을 제, 발자국 함부로 남기지 마라. 지금 네가 남긴 그 발자국이 언젠가 뒤에 오는 이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지니. 앞에 가는 사람이여, 눈발자국을 함부로 남기지마라” 라구요.

그렇습니다. 이처럼 앞에 간 사람이 남긴 발자국은 뒤에 오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앞선 사람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앞에 좋은 본보기를 두고도 굳이 똑같은 파산의 길로 접어드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우리나라의 주택금융정책결정자들입니다.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 대부분은 3년 만기 변동금리에 거치식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3년 동안만 빌려서 변동금리로 이자만 내다가 원금을 한꺼번에 상환하는 것이지요.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빌리는 돈을 3년 만에 다시 상환하라니. 이것은 결국 그 안에 그만큼의 수익을 내라는 소리입니다. 뭘로? 물론 투기지요.

이러한 셈법은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에는 지속될 수 있습니다.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대표적인 1억을 가진 K씨가 5천만원을 주택담보대출로 빌려서 1억 5천만원의 집을 산 경우를 가정해 보지요.

새로 산 집값이 급격하게 올라서 2억2천만원이 된 경우. K 씨는 3년만에도 당당하게 은행에 5천만원을 갚을 수가 있지요. 물론 2천만원의 이익을 남기구요. 

여기서도 이상한 부분은 있습니다. 은행에 돈을 갚기 위해서는 K씨는 집을 팔고 또 이사를 해야합니다. 결국 주택담보대출을 집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투기를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반대의 경우를 살펴볼까요? 만약에 외부적인 요인으로 K씨가 산집이 8천만원으로  하락하는 경우를 살펴보도록 하지요. 그럼 우리의 불쌍한 K씨는 앉은 자리에서 7천만원을 잃게 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K씨는 3년 만에 5천만원을 상환해야 합니다. 집을 팔면되겠지만, 그럼 그의 수중에 남는 것은 달랑 2천만원. 물론 집도 날리고.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될까요. K씨는 거의 파산에 이릅니다. K씨가 초고소득자로 연봉이 뭐 1억 가까이 된다면 사정을 달라지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은행들에서는 소득 수준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채 집만 있으면 무조건 대출을 해주는 용감무쌍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집값 상승세만 믿고 주택담보대출을 얻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구요.

47.2%에 달하는 가계대출 비중, 그중에서도 3년 만기 주택자금 대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 위험한 배팅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여기 주택담보대출 받은 그 수많은 인구 중에 초고연봉인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뭐 이런 경우에는 은행으로 사회적으로는 어느 정도 다행입니다. K씨는 돈을 갚았잖아요. 커다란 위협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했던 J씨, M씨 등 여러 사람 중에는 주택가격이 떨어지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들도 분명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은행에는 타격이 가게 되겠지요.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은행은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입니다. 그 와중에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와 같은 현수막을 붙이는 사람들을 대리로 내세울 수도 있지요. 현재 은행은 직접 돈을 빌린 사람에도 돈갚으라고 추궁하지는 못하거든요.

뭐 어쨌든 간에 빌려간 돈이 은행에 돌아오지 않으면, 금융시장은 마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금융시장이 마비되면, 주택시장도 당연히 얼어붙습니다. 돈이 돌지 않는 시장에서 주택가격은 폭락할 가능성이 있지요. 그야말로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 파국을 경험했습니다. 미국에서 이런 단기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 것은 그들이 그 위험을 이미 온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후 선진국에서는 장기적으로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위주로 주택금융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좋은 본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주택 금융 당국은 선진국들이 경험한 어지러운 발자국을 전혀 참고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집만 있으면 마구잡이로 대출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시장으로 흘러드는 돈은 집값을 올리는 투기자본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은행이나, 대출자나 이렇게 집만 바라보면서 돈을 마구 빌려주고, 빌리는 상황에서, 부동산의 거품이 급격하게 꺼질 경우. 아마 여러분도 상상하기 싫으실 겁니다. 대공황의 상황이 우리 앞에 닥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합니다.

주택구입자금은 순수한 주택구입자금이어야 합니다. 주택자금이 정말 집을 필요해서 넓히거나 사려는 이들을 대상으로 적절하게 대출되고, 빌리는 이들의 소득 능력에 맞게 적정한 수준에서 대출되어야 가계부실은 예방될 수 있습니다.

경실련은 이와 관련해서 장기적으로는 모든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모기지론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2주택이상자에게는 대출을 금지하고, (물론 정말 필요한 경우에는 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부채상환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철저히 따져서 돈을 빌려줘야 합니다.

이대로 계속 집만 믿고, 빌리고 빌려쓰다가는 앞에 간 선진국들의 어지러웠던 발자국을 그대로 따라가게 될 것입니다.

[알기쉬운 부동산 해법] ① 공공보유주택 20% 확충
[알기쉬운 부동산 해법] ② 아파트 후분양제도 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