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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국회에서 후퇴, 정부에서 또 다시 후퇴된 누더기 주택법

오늘 건교부는 ‘민간택지내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가 공시제도 등 시행을 위한 주택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하위법령의 주요내용은 민간택지 감정평가기준 및 절차, 실매입가 인정범위, 기본형건축비 조정범위 및 가산비 항목 확정, 민간택지 분양가 공시대상 지역, 분양가심사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방안 등이며, 9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경실련은 택지비의 감정가인정, 부풀려진 기본형건축비, 제한적 분양가 공개 등 주요내용들이 한나라당의 극렬한 반대로 정부의 ‘1․11대책’보다 대폭 후퇴된 것을, 건교부가 한번 더 후퇴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경실련은 관료와 정치인들이 서민 주거안정이나 아파트값의 거품을 빼고 가격 안정을 이룰 의지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으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택지비의 감정가 인정은 개발업자와 감정평가업계에 대한 특혜일 뿐 이며, 감정평가기관 관리부터 잘하라



분양가상한제는 분양원가에 법정이윤, 즉 적정이윤을 더하여 분양가격을 책정하는 것이며,  이 중 택지원가가 매입원가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미 각종 토지가격 조사나 부동산등기법 개정 등에 의해 실거래가격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제한 채 인위적으로 감정평가를 하여 감정가의 120%이내까지 인정해준다는 것은 결코 맞지 않다. 이것이 고가의 택지매입이 분양가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정부의 설명은 더욱 설득력이 없다.



아파트 고분양가의 원인은 건설업자들이 택지매입원가를 속이거나 실제가격과 상관없이 택지비를 부풀리면서 원가를 속이고, 지자체장들이 묵인 방조하며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경실련과 서울시의 원가공개로 입증된 사실이다. 대체 누가 고의로 매입원가를 부풀린단 말인가?



오히려 고분양가의 원인을 택지비로 규정하려하는 것은, 최근 민간건설업자들을 위해 정부가 토지를 강제로 수용해주는 민관공동사업을 위한 택촉법 개정이나, 민간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여 개발사업을 빨리 추진할 수 있도록 주택건설 절차를 대폭 축소시키려는 개발관료들의 개발업자 편의 봐주기를 위한 구실 찾기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정부의 감정평가기관 관리도 엉망이다. 국세청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등으로 잘못된 평가를 한 경우 당해 감정기관이 평가하는 감정가액의 시가불인정기간’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감정평가기관들을 ‘부실감정기관’으로 지정하여 감정평가액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참고1)  그러나 건교부는 국세청이 부실감정기관으로 지정한 감정평가기관들을 매년 공시지가 조사기관으로 참여시키고 있다(참고2). 정부의 감정평가 관리가 얼마나 엉터리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한국감정원이나 감정평가사들이 매년 수백억원씩의 혈세로 용역비를 받고 수행하는 공시지가나 공시가격 조차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탈세와 집값상승, 투기를 조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책임이나 처벌도 받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택지의 택지비까지 감정한다는 것은 오히려 가뜩이나 부실한 감정평가업계에 정부가 또 다른 특혜를 부여하는 것이다. 또한, 감정평가사 선정도 사업주체가 할 수 있고, 감정평가시점도 사업승인시부터 분양승인신청시까지 사업주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공정하고, 객관적인 감정평가를 기대할 수도 없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둘째, 건축비만 올려놓은 용역결과를 어떻게 믿을수 있나?



분양가상한제 시행이전까지 정부가 발표한 건축비는 평당288만원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위한 건축비를 책정하면서 만든 ‘새로운 건축비’는 기본형건축비만 340만원이고, 여기에 가산비용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여 실제 분양가는 5-600만원으로 만들었다. 새로운건축비를 적용한 판교의 실제 건축비는 5~600만원대였다. 이는 표준건축비의 2배로, 정부의 ‘새로운 건축비’가 오히려 분양가인상과 건설업체의 폭리만 보장해 준 것이었다. 더구나 지난달 서울시가 원가를 공개한 장지, 발산지구의 건축비도 300만원수준으로, 정부의 ‘새로운 건축비’가 터무니없이 높음을 증명해주는 것이며, 건축비를 인상시키기 위한 꿰맞추기 용역이었다.



건교부는 논란이 많은 기본형 건축비 조정을 2005년 연구기관인 건설기술연구원에 또다시 용역의뢰 했다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확정 고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근거도 없이 건축비를 부풀려놓고, 건축비 산정근거가 되는 세부내역도 제대로 공개하지 못하는 연구기관의 용역결과를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 정부가 이런 연구기관에 국민혈세를 투입 또 다시 용역을 주어 만든 연구결과를 누가 신뢰하겠는가? 정부가 기본형 건축비 제도의 개선을 통해 분양가를 인하하겠다는 것은 국민 여론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다.



셋째, 대통령은 법 개정이 필요 없는 공기업의 분양원가를 즉각 공개하라



최근 서울시는 발산, 장지택지개발지구 아파트의 60개 분양원가를 발표하였고, 택지조성원가도 26개항목에 대해 원가공개를 하였다. 서울시의 발표로 인해 아파트값의 거품과 건설사들의 폭리가 공개되었고, 서민들은 주거안정을 위한 희망을 보았다. 이것은 대통령이 결정만 한다면 주택법이나 택촉법 등 법를 개정없이도 언제든지 공공아파트의 원가공개는 가능함을 입증한것이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기업인 토공과 주공이 당당하다면 원가공개를 못할 어떤 이유도 없다.



따라서 대통령과 건교부는 분양가 공개가 민간택지의 경우 수도권 등으로 제한되고, 원가공개도 7개항목으로 제한된 껍데기 원가공개로 생색내지 말고, 주공과 토공 등 공기업부터 분양원가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 서울시처럼 공공아파트의 원가공개는 법률개정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결단이기 때문이다.



넷째, 분양가심사위원회를 둔다면 해당관료를 퇴출시켜라



분양원가 공개가 투명하게 이루어진다면 소비자들도 분양가 비교 및 검증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는 껍데기 분양가심사위원회를 내세워 분양가공개를 회피하고 있다. 또한, 분양가심사위원회의 객관적인 분양가 심사를 자신하면서도 잘못된 심사결과에 대한 책임이나 처벌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위원회 구성에서도 건설업계를 위한 대변인은 포함시키면서도, 소비자를 대변할 시민사회단체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도록 법률에 명시하였다.



그리고 심사권한만 있고, 처벌이나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위원회의 심사 결과가 공정하지도 객관적이지도 않는 껍데기 위원회, 들러리 위원회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또한, 과거 분양가규제시절에 관련공무원들이 모두 검증해왔던 분양가심의를 굳이 외부 전문가를 모아 심의하겠다면 각종 뇌물수수로 부패가 불을 보듯 뻔하다. 만일 위원회를 설치하려면 주권자에게 위임받은 직무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집값상승만 조장해 온 관련공무원 모두는 퇴출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다섯째, 선 분양특혜제도를 후분양제도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정부는 전매제한기간을 강화한다며 지역별, 사업주체별, 규모별로 전매제한기간을 수도권 10년에서부터 비투기과열지구는 6개월까지 차등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비투기과열지구에서조차 고분양가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투기를 조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6개월의 전매금지는 아무런 효과를 가질 수 없다. 또한, 전매제한은 정부가 선분양특혜를 부여하면서 시세차익을 막기위해 나온 별도의 규제정책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시세차익 발생의 원인인 선분양특혜를 하루 빨리 폐지하고, 공공과 민간 모두 후분양제를 즉각 이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집값안정의 실효성을 떨어트리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나 환매조건부 분양주택 등 공공주택을 확충할 수 있는 정책은 시범사업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모든 공공아파트를 후분양하거나 민간에 팔지않고, 공공주택을 건설 장기형전세형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생색내기방식의 법 개정없이도 의지만 있으면 지금이라도 가능하다.



참여정부 출범이후 집값폭등, 투기조장으로 국민에게 고통만 안겨줬던 참여정부에게 그나마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서울시와 같은 집값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을 실천하는 것이다. 지난 4년간 시민과 소비자를 속이거나 생색내기용 정책, 미봉책들만 양산해내면서 또 다시 주권자를 속이는 것에 대해 결코 용납지 않을 것이다.



[문의: 시민감시국 02-766-9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