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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초고층 아파트, 시대적 대안인가 재앙인가

경실련도시개혁센터는 창립10주년 맞이하여 ‘초고층(주상복합)아파트, 시대적 대안인가 재앙인가? – 그 쟁점과 과제‘ 토론회를 배재학술지원센터에서 개최하였다.



경실련도시개혁센터는 이번 토론회 개최의 배경을 “10년 전 성장과 개발논리로 환경과 공동체가 파괴되고, 건축물이 무너지는 등 암울한 도시의 현실을 시민들의 힘으로 극복하고자 도시운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우리 도시는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더욱 고도화되고 포장된 성장과 개발논리가 우리사회를 지배하고 있어, 시민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삶의 질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 최근 확대되고 있는 초고층주거시설도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어 공론의 자리를 마련하였다”고 밝혔다.



기조발제에서 조명래교수(단국대)는 한국의 초고층 열풍에 대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려는 열망의 표현’이라고 진단한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인용하며, 미국의 경우 초고층빌딩 건설 시 사회적 반대가 문제가 되나, 한국의 경우 사회적 반대가 상대적으로 낮은데 그 이유를 주거용 건물(아파트)을 중심으로 한 개발 붐에 대한 강한 ‘사회적 학습’, 즉, 2000년대 부동산 가격폭등과 더불어 청약과열과 당첨에 따른 시세차익, 평당 분양가의 지속적인 갱신과 집값상승, 부와 계층적 권력 표상으로서 이미지 등이 그것을 설명해준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건축비가 더 들지만 보통의 아파트지역(주거지역)에선 구현할 수 없는 높은 용적률, 분양가, 분양주택 수 등 공급자 측면에서는 수혜를 받고 있다며, 고도화된 토지 및 주택개발 논리가 최대한 건축적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경쟁력을 높인다는 주장에 대해 서구선진국은 도시산업과 관광자원, 정치경제 전반의 향상 등 도시경쟁력의 조건을 이미 갖춘 상태에서 이를 촉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제한적으로 논의되는 반면, 우리는 초고층건물 자체가 도시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처럼 왜곡되고 있다며, 초고층 건축물이 왜, 어떻게, 도시경쟁력을 강화시켰는지 누구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도시환경을 되살리고, 도시공간을 공동체적 삶터로 활용하며, 도시의 역사적 정체성을 복원하고, 도시의 문화적 품격을 드높이는 조건의 초고층 건물을 생산하기에, 우리의 공간문화, 부동산 의식, 도시계획, 건설산업구조, 건축기술과 관행, 지방행정 등은 이를 결코 뒷받침해 주지 못한다고 현 실태를 지적하였다. 아울러 초고층을 얘기하기 전에 도시에서 어떠한 삶을 살기 원하는지 묻고 그 답을 찾아야하며, 삶의 문제, 사람의 문제, 정체성의 문제, 역사의 문제로 도시를 생각하고 그것이 담길 건축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첫 번째 주제발표자인 이승일 교수(시립대)는 에너지․생태환경측면의 문제점을 발표했다. 에너지 측면에서는 미국의 에너지정보청에서 제공하는 건물에너지 소비통계를 인용하여 냉․난방 연료에너지 소비량은 초고층주거건물이 중층의 공동주택보다 높게 나타나는데, 이외 사용되는 전력에너지 소비까지 고려한다면 초고층 주거건물의 과도한 건물에너지 소비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에너지 절감을 위해서는 역세권에 건립되어야 하며, 대중교통까지 보행의 편리 및 쾌적성이 확보되어야 하나, 최근 개발사례를 보면 건물 보안을 목적으로 폐쇄적으로 개발하여 주변지역 주민들이 역으로 접근하는데 지장을 초래하며, 과도한 주차장 공급(예, 스타시티 2.33대/세대)과 그에 상응하는 진입도로의 건설로 인해 해당 단지의 주민뿐 아니라 주변지역 주민의 대중교통이용 여건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생태환경의 효과를 위해서는 녹지와 오픈스페이스를 충분히 확보하고 개방적으로 조성해야 하나, 현재와 같이 폐쇄적으로 사용되면 주상복합아파트의 거주민만을 위한 환경개선일 뿐, 주변 주민들에게는 역까지의 접근성을 악화시키고, 보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장애물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초고층 주거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태양광, 자연채광, 자연환기 등의 자연에너지 시설의 도입을 의무화하고, 도심과 부도심 등 역세권에 한하여 입지를 제한하며, 주차장의 설치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생태환경적 효과와 교통에너지 저감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부공간을 보다 개방적으로 조성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화재시 안전한가?>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권영진교수(호서대)는, 초고층주거는 공동주택의 화재위험성에 초고층화에 따른 위험요소까지 가중되고 있으나, 별도의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채 빠르게 확산되는 것이 더 큰 문제임을 지적하였다.



건축물의 초고층화에 따라 발생하는 막대한 수직하중을 줄이기 위해 구조재료로 (초)고강도 및 고성능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있으나, 화재 시 내화성능 면에서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 성능에 대한 충분한 연구 및 검증 없이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에 빠르게 적용되어 사용되고 있어 안전성에 대한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소방법에서 30층 이상 초고층건축물에 대해 화재영향평가와 성능설계를 하도록 법제화하였으나, 매우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피난용량을 산정함에 있어 면적 외에 이용자의 밀도가 고려되지 않으며, 용도별 위험요소(주거의 경우 취사활동, 어린이와 노약자의 거주로 인해 화재위험요소가 더 크다)에 대한 가중치 적용이 불가능하고, 건축물 높이와 층수가 증가함에 따른 피난층과 피난엘리베이터의 설치 등 피난경로의 수와 폭이 증가하여야 하나 그 규정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호주 등 소방분야 선진국들은 초고층건물 신축 시 대피층을 매 20층~25층개층마다 설치하도록하고 있으며, 홍콩과 중국 등도 20층 및 15층 마다 피난층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주택의 경우 발코니 설치를 통해 화재시 상층부 전이를 제어하고, 양방향 피난로를 확보하고 소방관의 진입을 가능하게 하였으나, 2005년 10월 정부의 발코니 확장 합법화 조치에 따라 화재 시 위험성은 더욱 확대되었다고 지적했다.



초고층 주거시설의 재난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피난층과 피난계단, 피난엘리베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며, 피난용량 산정기준 강화 및 내외장재 설치기준 등이 마련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권기범 서울시 건축과장, 백인길 대진대 도시공학과 교수, 신성우 한양대 건축과 교수, 이복남 건설산업연구원 실장, 이종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제해성 아주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문의 : 도시개혁센터 02-766-5627]


* 토론회 자료집은 첨부파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