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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CCEJ칼럼_이대영 경실련 사무총장] 대운하는 없다?
200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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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 경실련 사무총장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대운하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총선까지는 계획안 발표도, 반대운동에 대한 대응도 일체 자제하라는 함구령까지 내렸다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인지, 정부와 여당은 대운하를 한다는 말 이외에는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 시민단체는 물론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대학교수들, 법조계 인사들, 종교계지도자들까지 나서서 대운하 건설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 건설을 강행할 듯이 보인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우매한 사람들이라는 기괴한 논리를 앞세워, 또 정부의 재정투입도 없는, 즉 세금 한 푼 쓰지 않는 사업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대운하 건설 논리가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애초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목적은 새로운 물류시설을 만드는 것이었다. 운하를 통해 육상운송을 대체함으로써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수자원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건설업계에서는 대운하의 목적을 ‘내륙균형발전’과 ‘친환경적 물류시스템 구축’으로 둔갑시켰다. 



대운하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내륙 운하를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본래의 취지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기막힌 논거가 제시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중심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를 만들 때 내세웠던 균형발전과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을 기막히게 차용해온 것이다. 또 각종 특별법을 만들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노하우를 물려받아 ‘대운하특별법’을 만들어 일사천리로 진행할 태세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내륙 균형발전을 애타게 바라는 주민들의 함성으로 대체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사실 노무현 정부가 보여준 가공할 국토난개발과 부동산 투기 조장 정책이 이제 대운하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다.



사실 운하는 이명박식 뉴딜정책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좀더 정확히는 건설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추진하는 사업이다. 명분은 균형발전과 친환경적 물류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경제성도 없고, 환경에 대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아주 기괴한 방어논리를 준비해 두고 있다.

대운하가 아니라 한반도 물길을 이어서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이라고 강변할 것이다. 환경에 아무런 문제가 없이, 오히려 수질도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해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상수원 오염 얘기가 나오면 기술적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더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얘기할 것이다. 비용이 애초 14조원보다 서너 배 많이 들어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 돈 ’ 2조원만 들여도 할 수 있다고 발표할 것이다.



금강산댐, 시화호, 새만금, 기업도시 등 굵직한 각종 개발사업의 결과를 보자. 처음 사업계획안의 목표가 실현되었는가? 비용은 처음 계획한 만큼만 사용되었는가? 각종 특별법을 만들어 각 법률이 규제하고 있는 여러 가치들을 훼손한 결과가 무엇이었는가? 전국의 부동산 버블 확대와 난개발로 국토가 신음하고 있지 않은가? 국민의 젖줄인 한반도의 강을 건설업자들에게 무상으로 양도하거나 장기임대해 주기 위해서 대운하 특별법을 만들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