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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대운하, 왜 그렇게 집착할까?
2008.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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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차진구 (경실련 한반도 대운하 감시단 국장 )

 

① 왜 그렇게 대운하 집착할까?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한반도대운하 공약을 내놓자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한반도대운하’야말로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생명길이라고 외치고 있지요.

그런데,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는 경제성도 없고 생태만 파괴하고 문화재까지 수몰시키는 아주 나쁜 개발사업이라고 합니다. 너무나 생각차가 큰데요, 텔레비전 토론을 보아도 접점이라고는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서로 잘 몰라서 그렇다고도 합니다. 개발밖에 모르는 불도저라고 하면,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반박합니다. 하자는 쪽에선 한반도대운하는 물동량을 분산시켜 물류개선은 물론 물류비절감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이며, 수질개선과 일정기간에 집중된 강수량으로 인한 물관리까지도 가능하게 하며, 관광자원화와 수질개선에 식수문제까지 한꺼번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오히려, 쓸모없는 애물단지가 될 게 뻔하며, 수질악화에 문화재 수몰에 막대한 비용으로 사업성도 없다고 합니다.

운하가 많다는 독일을 갔다 온 사람들도 주장이 제 각각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는 똑 같이 독일의 MD(마인-도나우)운하를 보고 똑 같은 관계자를 인터뷰하고서도, 추진 측 주장과 반대 측 주장의 이야기는 180° 딴 이야기를 하니, 참으로 괴이한 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은 한반도대운하만 건설하면 우리나라가 방금이라도 부자나라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자신 있게 계획을 내 놓지도 못하는지, 사업추진은 또 왜 민간건설업자에게 맡긴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인가 하는 것이 이런 건지?

 

“이명박 대통령님, 이제는 국민들도 다수가 반대하는 일인데 그래도 하셔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말로 대운하만 건설하면 나라가 부강해지고, 물류와 수질과 치수, 관광산업이 모두 개선되는 거 맞습니까? 혹시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 건 아닙니까?”

 

② 대통령 공약사업, 왜 민간에 맡기려는지?

 

한반도대운하 건설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핵심공약이었습니다. 당선된 대통령의 공약사업은 대체로 정부계획에 포함되어 추진과정에 대하여 점검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참여정부에서 행정수도이전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대통령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유독 ‘한반도대운하’만은 이상한 과정을 거치게 될 것 같습니다. 정부가 계획세우고 정부재정으로 하는 게 아니라, 민간건설사에 의해 추진된다는 것입니다. 재벌건설사가 돈벌이를 한다는 겁니다. 백번 양보하여, “비즈니스 프렌들리”정부니까 민간투자사업으로 한다고 칩시다.

그래도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이하 민투법)’이라는 게 있어서, 여기에 나와있는 “정부고시사업”으로 추진하는 절차를 밟으면 되는데, “민간제안사업”이라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니,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경실련에서는 “민간제안사업”항목을 빼려고 노력 할 겁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아래에 ‘한반도대운하TF’가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현재는 대통령실에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한반도대운하추진단이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총괄책임을 지고, 국토해양부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민투법에 나와 있는 것처럼, 국가기반시설계획의 중·장기계획에 포함시키고, 투자사업우선순위와 내년도 국가예산에도 반영하여 ‘정부고시’로 사업을 추진하면 됩니다.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되어 있으니, 심의를 해서 원칙에 맞지 않으면 “고시”를 안하면 되고요.

그런데 그런 절차를 그치지 않고, 책임지는 부서도 없고. “민간사업제안서”가 들어오면 검토하겠다는데, 대통령 공약사업을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정부안은 없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한반도대운하’계획을 수립한 ‘한반도대운하연구회’의 회장이 인수위시절, 우리나라 5대 건설사 사장모임에 가서 협조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한반도대운하연구회’ 자문회사였던 ‘유신코퍼레인션인’가 하는 회사가 5대건설사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을 담당하는 회사가 되었답니다. 그 계획이 그 계획 아닐까요. 그런데 민간제안라고 우기는 이유가 뭔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선거 후보자의 공약은 본인이 책임지고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왜 민간건설업자를 끌어들여 사업을 추진하려 하는 겁니까? 집권한 대통령이 후보시절 마련한 계획대로 민간기업이 계획 짜는 게 ‘민간제안사업’ 맞습니까?”

 

③ 일자리 창출, 국가균형발전 진짜 되는지?

 

‘한반도대운하’사업이 추진되면, 30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대로 임기 내 한반도대운하를 완공해야 하니, 약 4년간 경부운하를 비롯하여 호남운하 충청운하 등 무려 12개의 노선에 수십 만 명이 공사현장에 투입되고 관련 일자리에서 일하게 될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의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시 못 할 수준이어서 ‘한반도대운하’와 같은 대형공사가 이루어지면 그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십조원에 해당하는 돈이 들어가는 일에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 경우가 없을 거라는 것입니다. 운하를 건설하지 않고 도로를 건설하든지, 항만을 확대하고 정비하든지 돈을 투자하면 일자리는 생길 게 뻔 합니다. 게다가 운하건설로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현재 우리나라의 실업현실을 고려한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대졸 취업률의 감소로 청년실업율이 좀처럼 7~8%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운하건설보다는 물류개선 측면에서 보아도 항만과 도로운송의 효율을 기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이나 보다 높은 기술력을 발휘하는 분야의 투자가 더 절실한 거 아닙니까? 대학 나와서 운하공사현장에 가라는 건 아니겠지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것도 왠지 불안합니다. 참여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 시킨다고 행복도시에 혁신도시, 기업도시 만든다고 토지수용하고 보상하고, 개발기대심리로 땅값 오르고, 보상비가 또 땅 투기에 동원되고 이러는 과정을 거치면서 땅값만 원없이 올라갔습니다. 참여정부 땅 값 상승을 비껴간 강가에 개발을 한다고 하니, 골고루 땅 값을 올리는 효과가 나오긴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빠진 지역은 또 어떻게 할지? 참으로 걱정이 앞섭니다.

당장에 땅 값 오르면 땅 가진 사람과 개발 정보에 밝아 땅 사 놓은 사람은 횡재 할지 모르지만, 제대로 된 지역의 내부 역량을 발전시키고 경쟁력을 갖춘 혁신적 발전은 없이 개발호재로 땅 값 오르는 개발만으로 지역균형발전 시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요? 아마 이명박 정부에 참여한 교수님들도 그렇게 글 쓰고 얘기 해 왔을 건데, 교수님일 때와 청와대에 있을 때완 다를 수밖에 없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하기야 그건 그 분들한테 물어봐야 하겠지요.

 

“이명박 대통령님, 직업에 귀천이 없다든 시대에 공부하셔서, 대학 나와도 공사현장에 가서 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지요? 혹시 골고루 땅 값 올려 골고루 불로소득 올려주려는 게 국가균형발전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