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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민간제안사업인 대운하는 편법이다!
200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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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차진구 경실련 한반도대운하 감시단 국장

 

④ ‘민간제안’사업은 아무래도 편법 같은데?

 

‘사회기반시설에대한 민간투자법(이하 민투법)’이라는 법이 있습니다. 이법은 1994년에 ‘민간투자촉진법’으로 출발한 법인데, 1997년에 IMF를 겪자, 여건이 어려워 기업의 투자가 안 된다는 이유로, 1998년 ‘사회간접자본시설에대한 민간투자법’으로 이름을 바꿔 사업비도 사전 확정해주고, 정부재정지원도 가능하도록 해주는 식으로 보완이 되었답니다.

 

2005년에 와서는 지금의 이름으로 간판을 또 바꿔달았습니다. 사업제안조건을 완화하는 가하면 BTL사업(기업이 건설하여 정부에 기부채납하고 정부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방식)도 추가하는 내용변화도 있었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반도대운하’를 정부 재정으로 추진하지 않고, 민간건설업자에 의해 제안을 받아 시행하는 ‘민투법’상의 “민간제안사업”으로 한다고 했답니다. 민간건설사가 책임지고 사업을 하니, 정부재정을 투입하지 않으니 걱정 말라고 하는데, 우리는 여전히 걱정입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해 민간투자를 허용한 것은 ‘민간부문의 창의성과 효율성을 발휘하도록 하면서도 공공성을 살린다는 취지’라고 이법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10년 넘게 구상해온 사업을 그것도 대통령선거에서 공약으로 제시되기까지 한 사업인데, “민간제안”이라고 하는 게 희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중·장기계획 및 국가투자사업 우선순위에 부합되는 사업에 대하여 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민간투자대상사업’으로 지정·공고토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민간투자 대상사업을 소위 “정부고시사업”이라고 한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정부고시사업’에 해당되지 않는 사업을 민간이 제안하도록 하는 “민간제안사업”이라는 조항이 별도로 있다는 겁니다.

 

앞서 말한 민간투자법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타당성 검토나 정부의 투자사업 우선순위나 중·장기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은 사업을 민간이 제안하여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상한 것은 ‘민간제안사업’으로 지정되면 ‘정부고시사업’과 같은 사전 검토나 여러 가지 절차가 생략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바로 ‘한반도대운하’가 여기서 말하는 ‘민간제안사업’이랍니다.

 

“2MB님, 민투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소위 ‘민간제안사업’은 편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민투법’의 ‘민간제안사업’ 조항을 없애버리거나, ‘정부고시사업’처럼 제대로 된 절차를 그치도록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을 제대로 고쳐서 ‘한반도대운하’인지 요즘 말하는 수로(water way)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는지요?”

 

⑤ 사회기반시설, 특혜 주는 게 창의와 효율인가?

 

‘민투법’은 사회기반시설의 건설이 꼭 필요한데도, 정부 재정이 부족하여 제때 건설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나 기술적 효율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여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앞당기겠다는 취지로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민투법’에 의해 이루어지는 사업이 별로 창의성이 발휘되지 않은 것 같고 효율적이지도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도로 건설하고 철도 놓는 게 뭐 창의적이라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요. 도로건설이나 철도 가설은 정부가 예전부터 해 오던 일인데. 그렇다면,  비용이라도 적게 들어야 하는 데 정부재정사업보다 비용도 더 든다고 하니?

 

하기야, ‘민투법’으로 추진한 사업에 창의성이나 효율성을 기대하는 게 바보스러운짓이라는 건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인천공항철도’는 3조9천억원을 들여 만들었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너무 적어 정부가 재정으로 수입을 보전해 주어야 할 판입니다. 철도 건설에 무슨 창의성이 발휘되었는지도 궁금하지만, 국가재정이 8천5백억원이나 지원되었다니 효율성이 있었다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는 거 같고.

 

인천공항고속도로나 대구-부산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그리고, 며칠 전에 개통한 일산대교도 ‘민투법’에 따라 추진된 사업입니다. 민간의 창의와 효율은 오간데 없고 다른 도로보다 비싼 통행료 물고, 그것도 모자라, 당초 예상한 교통량에 턱없이 모자라서, 정부재정으로 적자까지 메워주고 있다니.

 

대통령이 10여 년 전 부터 구상한 ‘운하건설’을 현대나 삼성 같은 대기업 5개사 컨소시엄이 나서서 ‘민간제안사업’으로 제안하게 한다니,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수익이 안 날 것 같으니, 사전환경성 검토 기간도 줄여주고, 토지 수용권에 주변지역 개발권까지 부여해주면, 이게 무슨 창의성이 발휘되고 효율성을 얻는 ‘민간투자사업’이라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데요.

 

“2MB님, 민간건설사의 창의성이 발휘되는 사업도 아니고, 효율성도 기대하기 어려운데, 좀 더 정부에서 꼼꼼히 따져서 사업을 추진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래도 대기업이 굳이 창의성과 효율성을 발휘하겠다고 하면, 토지수용권이나 국·공유지 내어 주는 거 말고, 사업계획 제대로 공개해서, 창의성과 효율성을 증명해 보이고 나서 하면 어떨까요?” 

 

⑥ 특별법 위의 특별법, 왜 필요한지?

 

앞에서 이야기했던 ‘정부고시사업’은 정부가 법에 따라 수립한 국토종합계획이나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에 따라야 한답니다.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예산도 국회에 제출해야 되는 등의 절차를 그쳐야 된다는데, ‘민간제안사업’은 이러한 과정이 없어도 가능하다고 하니 이상하지 않습니까?

 

‘민간제안사업’은 이러한 사전 검토 과정은 그치지 않지만, 사업제안과 협상을 거쳐 막상 사업시행자가 선정되고 나면, 정부고시사업과 똑같이 타법에 의한 각종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되고, 토지수용도 가능하고, 국·공유재산의 처분에다 정부재정지원, 조세 및 부담금의 감면까지도 가능하도록 되어 있답니다.

 

정부의 철저한 검토와 사전 계획 수립을 통해 추진되었다는 사업도 토지수용과 보상과정에서 개인 사유재산에 대한 침해와 관련한 갈등이 발생하는가 하면, 예상수입이 나오지 않아 추가로 세금이 투입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전 검토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업이 추진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건설업자에겐 이익이 많이 나겠지만, 국민들은 손해 보는 꼴이 아닌가요?

 

뿐만 아니라, 이 법은 사회기반시설사업에 있어서는 타 법률에 우선하여 이 법이 적용되도록 규정하고 있어 소위 특별법입니다. 그런데도 운하건설을 위해 또 다른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건 아닌가요? ‘민투법’에 의한 부작용도 한두 가지가 아닌데, 또 다른 특별법을 제정하여 ‘한반도대운하’를 만든다고 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2MB님, 우리나라에는 특별법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법 만드는 국회의원님들이 특별한 것을 좋아하는 때문이겠지만, ‘2MB님’ 만이라도 특별법 타령보다는 국민의 뜻과 삶을 존중하는 원칙을 우선 세우시는 게 어떨지요?” 

 

⑦ 운하 때문에, 현행법은 무력화시켜도 괜찮은지?

 

‘한반도대운하’건설을 놓고 여러 가지 논란이 많지만, 어느 법률에 근거하여 사업을 시행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도 가지가지입니다. ‘민투법’에 의해 충분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특별법을 만들어야 가능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특별법’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더라도 ‘민투법’만으로는 안 될 거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행 ‘민투법’의 ‘사회기반시설’에는 운하라는 것이 없어서, 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내륙주운법’ 같은 법이 제정되어야 한답니다. 그러다 보니, 운하(canal)가 아니고 수로(water way)가 원래 개념이라고 이야기하는 장관님도 나왔습니다.

 

이러한 논란 이외에도 법률적으로 살펴볼 것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백두대간보호법’, ‘자연환경보전법’, ‘습지보전법’, ‘야생동식물보호법’ 등 여러 법이 있습니다. 이들 법에 의하면 하천에서의 토지형질변경이나 시설물의 신·증축이 불가능하답니다. 이들 법률은 자연환경과 동식물을 보호하여 미래세대에 우리의 자연을 최대한 보전하여 물려주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라는데요.

 

하천을 준설하고 제방을 쌓고, 물길을 바꾸는 운하건설은 이러한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개발 행위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운하건설인지 수로건설을 통해 이러한 좋은 법률의 취지가 훼손된다는 것은 왠지 마음에 걸립니다.

 

뿐만 아니라, 현행 법률에 의한 환경영향평가나 재해, 교통, 안전 영향평가 등 사전영향성 평가 등의 절차와 내용을 간소화해서, 현행 소요기간을 대폭 단축한다고도 합니다. 불필요한 규제나 행정절차를 통해 낭비되는 시간과 재정을 절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영향평가를 소홀히 하여 개발이 쉽도록 하는 것은 문제일 것 같습니다.

 

“2MB님, 운하건설을 위해 현행 법률을 무력화시키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규제는 외부불경제를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것도 많은데, 규제해소만을 주장하다가는 미래세대나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막대한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으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