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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남부권 신공항 추진 발언에 대한 입장

 비전문가 유력 정치인의 공약은 대형국책사업의 추진근거가 될 수 없다

 

– 비전문가 정치인들의 개발공약 금지를 입법화하라
– 국민을 현혹하는 무책임한 개발공약 남발을 당장 멈춰라
– 중립적 전문가로 구성된 국책사업위원회를 상설하라

 

 어제(9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전국 지방지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남부권 발전을 위해 신공항은 꼭 필요한 인프라로 굳게 믿고 있다”며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총선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권역을 약간 바꾸었을 뿐 이명박 정부 대선 공약이었던 동남권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제대로 검증도 안 된 개발공약으로 유권자의 표를 얻으려는 구시대적 행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동남권 신공항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10조원의 공사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 이 대형 국책사업은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결국 후보지인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해 3월 공식적으로 백지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입지 선정을 놓고 대구·경북권과 부산·경남권간의 지역갈등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에서 이를 놓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면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까지 이른 바 있다.

 

 동남권 신공항 외에도 정치권의 공약에 의해 건설된 기존의 지방 공항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2010년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14개 지방 공항 가운데 김포, 김해, 제주 등 3개 국제공항을 제외한 11개 지방공항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공항의 적자 규모는 매년 10억~70억원 대에 달하고 있다. 매년 평균 적자가 52억원에 이르렀던 청주공항은 운영권이 최근 민간에 매각되기도 했다. 공항 입지 선정과정에서 정치적 입김이 작용하면서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없었던 가운데, KTX 개통 이후 승객 수요가 계속 줄면서 지방공항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비전문가에 의한 포퓰리즘 개발공약을 법률로 금지시켜야 한다.

 

 동남권 신공항은 선거 시기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내놓는 개발공약이 국가 전체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를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그럼에도 이제 선거를 앞두고 그 명칭만 약간 바꿔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무책임한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아무런 검토 결과도 없이 발표된 신공항 건설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과연 국가 재정과 국민 모두의 편익을 고려하고 있는지 의심케 한다. 동남권 신공항 사례에서 교훈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지역을 두루뭉술하게 남부권으로 포장하여 추진하겠는 것은 호남권과 충청권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겠다는 얄팍한 정치적 계산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난 시기 동남권 신공항, 행복도시, 새만금 등 제대로 된 검증 절차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발표된 공약들은 결국 지역간 갈등과 사업지연으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국론 분열만 남긴 바 있다. 또한 지난해 용인 경전철의 사례가 잘 말해주듯이 무분별하게 추진된 개발공약은 후대에까지 엄청난 재정 부담을 남기게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중립적 전문가집단인 (가칭)국책사업위원회를 상설화하라.

 

 국민의 소중한 혈세가 투입되는 국책사업은 정치인들의 정치적 판단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 타당성 조사 등 검증 절차를 거친 이후 진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정치인들이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아무런 검증도 없이 막무가내식으로 개발공약을 남발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며, 관련 전문가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대형 국책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국책사업위원회’의 상설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