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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사업] 노량진 배수지사고 수사결과에 대한 경실련입장

건설노동자 죽어나가도 책임안지는 공무원,
그들은 왜 존재하나?


– 권한은 황제, 책임은 안지고 떠넘기는 대한민국 관료공화국.
– 불안전한 현장부지를 제공한 발주청(관료)은 왜 책임을 지지않나?
– 정부는 건설노동자를 소모품 취급하는 다단계 하도급구조를 개선해야.

 

서울 동작경찰서가 어제(29일) 지난 7월 발생한 노량진 배수지 안전사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를 보면 업무상과실치사·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현장소장과 하도급사 현장소장을 구속하고 공사를 발주한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 1명을 포함해 감리단, 시공사, 하도급사 관계자 5명은 불구속입건했다. 경실련은 이번 수사결과가 그간 반복되어왔던 발주청 공무원들의 책임떠넘기기 행태를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판단하며, 반복되는 건설노동자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설산업에 대하여 발주청 구조조정 및 하도급생산방식 혁신 등의 창조적방안이 마련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왜 현장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는 원·하도급 직원들 위주로 책임을 부과하나?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고원인은 사고전날 내부에 물이 차 있는 사실을 책임감리단이 알고 있었음에도 작업을 강행했다는 것과 한강물 유입방지를 목적으로 제시된 마개플랜지의 부실만으로 단정하고 있는 듯하다. 수사결과를 보면 전형적인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경찰은 원·하도급업체 현장소장을 구속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발주청인 서울시 공무원과 책임감리단에 대하여는 책임수위를 매우 낮췄다. 무고한 건설노동자 7명이 고스란히 수몰된 사고에 대하여 발주청 공무원과 중앙정부는 책임이 없는것인지 묻고싶다.

 

물론 건설노무자를 직접 관리감독하는 자에게 직접적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나, 금번 경찰의 수사내용은 수몰사고의 1차적 원인(관정으로 한강물 유입)을 차단하지 않았던 자들에 대하 면죄부가 되지 않을까 매우 개탄스럽다.

 

불안전한 현장부지를 제공한 발주청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공공건설공사 공사계약조건에 의하면, 발주기관은 시공사가 원활하게 공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장부지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작업 안전성 확보는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언론기사에 의하면, 불어난 한강물이 유입된 곳은 노량진배수지 도달기지 관정으로서 당시 한강물 유입을 막아야 하는 차수벽 높이가 0.5m~2m에 불과하였고, 사고 당시 한강 수위는 해발 7.3m까지 올라가 한강물은 도달기지 관정으로 유입돼 터널 속 인부들을 덮쳤다는 것이다(경향신문, 2013. 7. 19. [단독]노량진 사고 왜 났나… 시공업체, 자금난에 관정 안 메우고 방치). 위 관정으로 한강물이 유입된 경우가 몇차례가 있었다는 관련 기사를 보더라도, 발주청 및 감리단의 현장감독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 지적할 수밖에 없다.

 

건설노동자를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건설산업의 근본적 인식이 바뀌어야.

 

시공사는 안전사고에 대하여 매우 민감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산재예방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 이유는 단 1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하게 되더라도 이로 인하여 금전적 손실뿐만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에 매우 큰 타격을 받게 되고, 향후 수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다단계 하도급방식에 의한 건설산업 생산구조에서는, 발주청은 (책임)감리단에게, 감리단은 원도급업체에게, 원도급업체는 하도급업체에게 다단계 책임전가가 이루어지는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사고가 발생하기만하면 가장 밑바닥의 하도급업체가 대부분 책임을 지게되고 그나마 원도급업체는 부분적 책임만이 부과된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후진적인 안전관리정책이고, 이로 인하여 다단계 하도급방식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건설현장에서의 반복되는 산업재해는 다단계 하도급을 통한 책임전가를 가능케한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다.

 

정부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무고한 건설노동자 7명의 생명을 앗아간 금번 사태에 대하여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서울시에만 맡길 일이 아니고, 그 근본원인 책임지지 않는 잘못된 법규와 책임을 무한으로 전가시키는 다단계 하도급방식에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 따라서 발주청인 서울시 소속의 하급직(6급) 공무원 1명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무게의 사안이 결코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누가봐도 인재라고 할 만한 사고에 대하여 혈세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 아무런 책임을지지 않은 것은 도저히 용납하기 어렵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