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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경실련 공동기획│부실투성이 대형국책사업 1 경인운하] 경제성 ‘없다’에서 ‘크다’까지 … 13년간 ‘널뛰기 분석’

실제화물 물동량 7.3% 불과, 운영할수록 적자 … 엉터리 경제성 분석기관 책임 물어야

 

기획을 시작하며 – 타당성 없는 대형국책사업으로 인한 폐해는 심각하다. 막대한 예산의 낭비, 환경파괴, 주민피해, 공기업 부채 증가 등 커다란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예산낭비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누구의 잘못인지 철저히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히 수요를 부풀려 타당성이 있다며 사업추진의 근거를 제시한 수요예측기관에 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내일신문은 경실련과 공동으로 부실투성이 대형국책사업을 파헤쳐 예산낭비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추적했다.

 

지난 8일 오후 2시경, 경인운하의 한강쪽 시작지점인 김포터미널을 방문했다. 터미널은 텅비어 있었고, 분양을 알리는 안내문만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물류와 여객 운송이 활발할 것이란 정부의 장밋빛 약속은 허구였음이 드러났다.

 

수자원공사가 민주당 문병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준공1년 후인 현재 경인운하의 물동량과 여객수송현황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측치의 컨테이너 7.3%, 일반화물 1.8%, 여객 28.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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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비율 1.5에서 3.2로 널뛰기 = 경인운하는 1987년 굴포천 치수종합대책 방수로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정부는 치수사업만을 시행할 경우보다 운하사업과 동시에 시행할 경우가 경제적 분석이 높다는 용역결과를 근거로 경인운하로 확대했으며, 1995년 민자유치대상사업으로 선정했다.

 

당시 용역 결과를 보면 ‘비용에 대한 편익 비율(B/C)’이 1.49로 나타났다. B/C가 1 이상이면 경제적 타당성이 있어 사업을 추진해도 된다. 이후 수자원 공사 보완조사를 통해 B/C는 2.08로 더욱 높아졌다. 특히 수자원공사가 경인운하 추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한 용역에서 부대사업을 병행할 경우 B/C비율이 무려 3.2까지 급상승했다.

 

1998년 민자사업자로 지정된 (주)경인운하의 ‘경인운하 시설사업 실시설계’에서도 B/C비율이 2.52∼2.88로 산출되어 경인운하는 줄곧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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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결과 타당성 낮아 = 그러나 2000년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수자원공사의 ‘경인운하 건설사업 기본계획 및 기본설계 용역’이 소요되는 비용은 적게, 편익은 높게 반영했다며 이를 재산정 경우 B/C는 0.95로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도 2003년 KDI의 경제성 분석내용을 재검토한 결과 경인운하 건설사업의 B/C가 0.76∼0.93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는 2003년 9월 굴포천 치수대책은 국고로 전환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경인운하는 전면 재검토할 것을 결정했다.

 

그간 장밋빛으로 포장되었던 경인운하의 거짓 사업성이 밝혀지면서 정부는 민자사업자에게 360억원의 해지지급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당국은 해당 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2007년 (주)삼안과 네덜란드계 DHV의 용역 결과를 토대로 교통난 완화 및 수송비 절감, 인천항 기능분담 등의 효과를 주장하며 재추진 의지를 보였다. 당시 B/C는 1.76으로 산출됐고 국토부가 보완 조사를 벌인 결과 최종 1.52로, 또다시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뒤바뀌었다.

 

경인운하 물동량.jpg

 

◆타당성 있는데도 재정사업 추진 = 2008년 정부는 사업추진을 위해 다시 한번 KDI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고 1.07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수자원공사 직접 시행방식으로 전환해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의문점은 경제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민자사업이 아닌 재정사업으로 추진한 점이다.

 

민자사업의 도입취지가 경제성이 있는 것은 민자로, 경제성은 부족하지만 사회에 필요한 사업은 재정으로 시행한다는 것인만큼 KDI의 타당성 조사가 사실이라면 수익을 노리고 운영할 민간사업자가 있을 터인데 수공은 정반대로 재정사업으로 실시했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수공이 경제성이 없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당시 정부의 고집에 의해 재정사업으로 추진된 것은 아닌지 의심할 만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정부는 경인운하를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조속한 사업추진이 필요하고 △경제위기로 인해 민간사업자의 금융조달 가능성이 매우 제한적이며 △KDI 검토결과 민자보다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수공이 시행을 결정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시민단체들은 “민간사업자가 추진할만큼 경제성이 없음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공공기관이 직접 실시하는 것은 건설사에게 혈세를 퍼주는 것”이라 지적한바 있다.

 

◆국회도 엉터리 타당성 조사 지적 = 이처럼 경인운하의 B/C는 십여년간 수차례의 조사를 거치는 동안 0.76∼3.2까지 4배가 넘는 변화를 나타냈다. 누가 어떠한 이유로 조사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랐던 것이다. 특히 감사원 감사결과 정부가 사업성을 만들기 위해 납품결과에 따라 용역 준공기한을 연장하고 추가사항을 검토하게 하는 등 억지로 사업을 추진한 정황이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처럼 수십년간 사업성이 줄었다 늘었다 한 이유가 무엇인지 철저한 조사가 필효하다. 예산정책처의 분석에 의하면 KDI 타당성 조사를 하며, 단계별 사업(1단계-인천터미널 배후단지 건설, 2단계-김포터미널 배후단지 건설) 각각의 경제성을 분석하지 않고, 일괄 통합식으로 경제성을 분석했다는 지적이다. 억지 사업성 끼워 맞추기의 결과 국회예산정책처의 자료에 따르면 수자원공사가 경인운하에 투입한 비용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총 2.7조원이지만 수입은 8천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운하 투입연도별 비용 및 수입현황.jpg

◆수자원공사 “홍보하면 나아질 것” = 한편, 2007년 정부가 경인운하를 재정사업으로 다시 실시할 수 있도록 경제성 근거를 만들어준 용역을 실시한 업체는 (주)삼안이다. 그런데 삼안은 이미 ‘경인운하 타당성조사 및 실시설계(1991)’, ‘굴포천종합치수2단계실시설계(1992)’, ‘경인운하 실시설계(2002)’, ‘굴포천방수로2단계건설사업제1공구기본및실시설계(2004)’, ‘굴포천방수로2단계건설사업제2공구기본설계(2005)’, ‘임시방수로 실시설계(2001)’ 등 그간 수건의 용역을 실시하며 경인운하 사업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었던 업체였다.

 

더군다나 삼안은 재정사업 결정이후 ‘경인운하사업제1공구시설공사 입찰(실시)설계’, ‘경인아라뱃길사업제6공구시설공사 기본설계’ 등 사업비가 각각 3700억, 3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두공구의 설계를 낙찰 받기까지 했다.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수조원의 예산을 낭비하는 원인을 제공한 KDI와 삼안을 비롯한 타당성 조사기관에 엄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수자원공사 한 관계자는 “화주들이 경인운하를 잘 몰라 물류 수송을 않는 것”이라며 “이를 잘 홍보하고 3~5년의 안정기가 지나면 경인운하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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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턴키공구 나눠먹기, 예산낭비 심각
6개 공구 모두 추정가격 대비 90% 동일 낙찰률

경인운하가 수자원공사 직접시행방식으로 전환되자 수자원공사는 공종간 상호 연계정도가 복잡하고 공기를 단축시킨다는 이유로 턴키입찰(설계시공일괄입찰)을 결정했다. 2009년 1조 3485억원을 6개 공구로 나눠 입찰했다.

 

턴키입찰이란 한 업체(컨소시엄)가 설계와 시공을 다 함께 맡아서 해 준다는 의미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입찰담합, 대형건설사 나눠먹기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방식이다.

 

입찰결과 SK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끼리 경쟁했던 6공구를 제외하면 나머지 5공구는 모두 재벌건설사들이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6공구 모두 90%의 높은 낙찰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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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최저가낙찰제 평균 낙찰률이 74.1%인 것과 비교하면 예산낭비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추정 가능한데, 이로 인한 차액 중 상당부분은 건설사의 이득으로 귀속된다.

 

그러나 이같은 예산낭비에도 불구하고 턴키입찰여부를 결정하는 중앙건설심의위원회 위원들은 수자원공사가 제출한 요청내용을 그대로 의결하며 예산낭비를 방관했다.

 

총 9명의 위원 중 단 2명 위원만이 의견을 표했으나, 이마저도 발주기관이 명시한 일괄입찰사유를 그대로 옮겨놓은 정도다.

 

수자원공사는 이후 경실련의 경인운하 6공구의 추정가격 산출근거를 공개해달라는 정보공개요청에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그간 7호선 연장, 4대강 담합 등을 통해 대형 턴키공구의 입찰담합이 사실로 들어난 바, 경인운하도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6공구를 제외하고 대형건설사들의 경쟁이 없었던 점, 낙찰률이 모두 추정가격 대비 90%로 동일한 점은 의심의 강도가 더욱 높아진다.

 

또한 애초 경인운하(주)의 최대주주였던 현대건설은 민자사업 해지지급금 360억원을 받아간데 이어, 경인운하에서 가장 큰 1공구의 낙찰자로 선정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다.

 

결국 현대건설은 애초 사업성이 없었던 사업을 추진할 뻔한 위험에서 탈출하고 막대한 이득을 올린 것이다. 그 이득은 모두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옴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