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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정부의 유주택자 청약 완화에 대한 경실련 입장

청약제도 개선하는 척하며 다주택자에게 아파트값 거품 떠넘기려는 꼼수를 중단하라

 

국토교통부가 주택거품 조장을 위해 무주택자에게 초점을 맞춰오던 주택청약제도를 유주택자에게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주택이 부족했던 시절 도입된 주택공급제도를 재검토해 새로운 시장환경에 대응하겠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결국에는 유주택자들이 집을 구매할 수 있도록 장려해 집값을 떠받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 질로 인해 수많은 분쟁이 발생하는 지금 국토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은 구매 활성화가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할 수 있는 후분양제 도입이다. 또한 왜 집 없는 설움을 느끼는 무주택자들이 주택구매를 거부하고 있는지 제대로 판한해 이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을 촉구한다.

 

전월세값 상승에도 무주택자가 집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부터 제대로 파악하라.

 

현제 수도권은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2년(지방은 6개월)이 지나야 1순위 자격을 준다. 또 순위 간 경쟁이 있을 경우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등을 계량화해 점수가 높은 순서로 당첨자를 가린다. 이를 유주택자라도 실수요자라면 새 아파트 청약 시 불이익을 덜 받는 방향으로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청약통장 가입·무주택 기간 가점제 축소와 기간별로 세분화돼 있는 가점 구간의 수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이며 8월중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토부는 지난해 5월 유주택자에게도 가점 자격을 부여하고,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은 가점제를 폐지하는 등의 개선책을 내놓은바 있다.

 

국토부가 겉으로는 주택시장 변화에 발맞춰 유주택자의 상대적 차별을 해소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전월세값이 꾸준히 상승함에도 집을 구매하지 않는 무주택자를 대신해 이들이 집을 사게끔 하려는 것이다. 이들을 통해 국토부의 각종 부양책과 토건세력의 여론 선동에도 꾸준히 하락하는 집값을 떠받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다주택자에게 집을 사도록 꼬드기기 위해 임대소득세와 양도세 등 각종 세금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 폐지 등을 통해 과거 강남재건축에서 시작됐던 아파트값 폭등을 재현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어진 전월세값 상승에도 전체 국민의 40%가 넘는 무주택자들이 집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여전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집값 거품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폭등했던 아파트값이 2010년을 전후해 제거되는 듯 했으나 정부의 무차별 부양책으로 그 감도가 줄어들고 있다. 집 없는 설움을 수십년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음에도 고가의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에 주택 구매를 거부하고 있다.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특정지역을 제외하면 국토부의 무차별 특혜제공에도 그 효과는 크지 않은 이유이다.

 

주택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는 지금이 후분양제를 도입할 적기이다. 

 

이제 과거와 같은 집값 상승을 통한 이득이 힘든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질 좋은 주택을 원한다. 그러나 여전히 층간소음, 저가자재 등 선분양으로 인한 폐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짓기도 전에 집을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질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국토부가 해야 할 일은 유주택자들의 주택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선분양제라는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주택공급체계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건설사들은 선분양제를 통해 장밋빛 모델하우스만으로 수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후의 모든 위험은 소비자들에게 전가한다. 소비자들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통해 손안대고 코풀기 식으로 집을 짓고 있다. 이러다보니 입주 후 아파트 질로 인한 수많은 분쟁이 발생하는 현실이다.

 

다시한번 강조하건데 지금의 주택거래 침체는 우리사회의 집값 거품이 빠지기 위한 매우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현상이다. 통계청이 자료가 증명하듯 우리나라의 부동산 비중은 80%를 넘어 외국의 갑절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등 급격한 거품제거시 초래될 경제적 타격은 상상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부동산 거품이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는 것은 이를 통해 급격한 부를 쌓은 토건세력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국토부가 자신들의 임기동안만이라도 거품 붕괴를 막기 위해 각종 부양책을 남발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선량한 국민들이 질 수밖에 없다. 더욱 늦기 전에 부동산에 의존한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여전히 국민의 절반에 달하는 무주택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을 펼 것을 촉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