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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교육부 호텔건립 훈령 강행에 대한 입장
학습환경 파괴하는 초법적인 교육부 훈령을 반대한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 취임 후 첫 성과, 학교주변 호텔건립허용 
교육부의 학교주변 호텔건립허용은 ‘국회와 법원, 국민 무시’  

교육부는 8월28일 학교주변의 호텔건립을 허용하는 「관광호텔업에 관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심의규정」을 공식적인 발표도 없이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교육부는 이번 훈령 시행으로 주변 학교의 학습환경이 침해돼도 관광호텔을 건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교육부의 훈령 시행으로 교육감은 학교주변에 호텔건립을 추진하는 사업자를 일일이 찾아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를 통해 사업추진계획을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사업자는 위원회에 출석할 권리를 보장받고, 위원회는 호텔예상등급·외국관광객 유치 및 숙박가능성·CCTV설치·고용창출 등 학습 환경과 무관한 내용을 사전에 검토하고 심의 시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결국 학습환경이 침해되더라도 다른 요소의 검토에 의해 호텔건립이 가능하게 됐다.      

서울 송현동, 인천 효성동 등 전국에서 법으로 금지하는 학교주변의 호텔건립이 추진되면서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송현동 호텔건립의 경우 지난 몇 달간 거리 캠페인을 통해 많은 국민들의 반대 여론을 확인했고, 공원이나 박물관, 도서관과 같은 공공적인 사용을 원한다는 의견도 받았다. 나아가 학습권침해 우려와 대기업특혜로 인해 국회에서도 관련법 개정에 부정적이고, 법원 역시 학교주변의 호텔건립은 학습환경을 침해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야 할 교육부가 기습적으로 그것도 국민들 몰래 훈령을 시행한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또한 510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재검토에 대한 고려도 없이 입법예고 기간이 끝나고 이틀 만에 시행했다. 현재에도 교육부는 훈령 제정 사실을 공표하지도 않고,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게시하지도 않고 있다. 이러한 사실만 봐도 지난 8월 5일에 교육부가 훈령을 행정예고하고 의견서를 반영하기로 한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 학교주변에 유해시설 입주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교육부장관 임명 청문회에서도 학교주변 호텔건립을 반대한 바 있다. 하지만, 취임 후 첫 사업으로 학교주변에 유해시설을 건립하는 데 날개를 달아주는 교육부 훈령을 발표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진정성조차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

이에 ‘송현동 호텔건립반대 시민모임’은 다음과 같이 교육부 훈령 시행을 강력히 비판한다.

첫째, 교육부 훈령은 국민과 국회, 법원을 무시한 것이다. 

이미 ‘송현동 호텔건립 반대 시민모임’은 송현동 부지 부근인 인사동에서 시민 캠페인을 통해서 송현동 부지를 어떤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지 의견 수렴을 한 바 있다. 조사 결과 공원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도서관/박물관/문화시설 순으로 공공적인 활동방안에 대한 의견들을 받았다. 송현동 부지는 주변에 경복궁, 인사동, 북촌과 같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지역들이 있고, 주변에 덕성여중·고와 풍문여고와 같은 학교 밀집지역이기 때문에 주변환경과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공간 활용방안을 제시받았다. 
학습환경권 침해와 대기업 특혜라는 이유로 국회에서도 송현동 호텔건립과 관련한 법 개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 2012년, 학교보건법 6조에 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에서도 대법원은 관광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은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훼손할만한 유해환경으로 볼 수 있다며 위헌신청을 취하했다. 이러한 과정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학교 앞 호텔건립을 허용하는 훈령을 발표한 것은 국민과 국회, 법원을 무시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둘째, 교육부 훈령은 상위법인 학교보건법을 무력화한다. 

교육부 훈령의 상위법인 학교보건법은 학교주변을 절대정화구역(학교출입문 50m이내)과 상대정화구역(학교경계 200m이내)을 지정하고 호텔과 같이 학습환경을 침해하는 시설의 건립을 금지했다. 하지만 학교보건법의 취지와는 반대로 교육부 훈령은 사업주체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에 참여를 허용함으로써,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본래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사업자가 위원회에 참여하게 되면 심의위원들의 신상이 노출되고, 자연스레 기업의 로비가 이뤄지게 될 것이다. 굳이 이런 위험에 노출되면서까지 훈령개정을 추진한 교육부의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셋째, 교육부 훈령은 절차적 정당성도 없다. 

교육부는 의견수렴을 위한 입법예고 후 겨우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아무런 공론화 과정 없이 심의규정을 시행하기로 했다. 심지어 대기업 특혜논란과 학교주변 호텔건립으로 인한 학습환경 침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과정 없이 시행사실을 숨기면서까지 심의규정을 통과시킨 것이다. 현재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심의규정 시행사실을 알리거나 제정된 심의규정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적법한 절차와 민주적 과정을 지켜야할 국가행정 기관임에도 오히려 절차적 정당성도 무시한 이번 일에 대해 교육부는 진심어린 사과와 훈령 철회가 필요하다.  

넷째, 교육부 훈령은 대기업 특혜법이다. 

이미 박근혜 정부는 경제규제완화라는 명목으로 특정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법안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번 교육부 훈령으로 법원과 법령에서 금지한 호텔건립 가능성이 열리면서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개발을 허용하고 말았다. 학생들의 학습환경권을 보호해야할 교육부가 대기업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대변하면서, 한국 교육의 미래마저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또한 입법예고한 제정안과 다르게 실제 시행안에는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가 호텔건립을 원하는 사업자를 일일히 확인해 호텔건립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도록 하고, 학습환경의 침해여부뿐만 아니라 호텔의 등급, 외국인 숙박가능성, 고용 창출 효과도 의무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학교관경위생정화위원회가 학생들의 학습환경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이익을 지키는 역할까지 하도록 하며, 위원회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게 하고 있다. 

이에 송현동 호텔건립 반대 시민모임은 △교육부 훈령에 대한 불복종운동을 전개, △교육청이 교육부 훈령 적용을 거부할 것을 요청, △범시민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교육부가 훈령을 철회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것이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교육부와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학생들의 학습환경 보호를 위해 학교 앞 호텔건립을 허용하는 교육부 훈령을 철회하고, 교육부의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


2014. 9. 1

송현동 호텔건립반대 시민모임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문화연대, 도시연대, 참교육학부모회, 북촌을 아끼는 사람들, 서촌주거공간연구회, 서울KYC, 녹색연합, 인간도시컨센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