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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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11·15대책, DJ 임기 말 복사판..집값 오를 것”

“11•15 부동산 종합 대책은 과거 2002년 2월, 김대중 정권의 임기 말 공급확대 정책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이 정도 대책으로 뛰어오르는 아파트값을 잡을 수도 없고, 결국 집값 상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15일 내놓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 김헌동 단장의 일갈이다.


김헌동 단장이 말하는 정부의 11•15대책이 현재의 집값 상승세를 막을 수 없는 이유는 간단 명료하다. 정부의 11•15대책에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확대, 후분양제 도입, 민간분양주택의 원가공개 등 핵심대책이 모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다. 특별한 외부적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부동산 공화국’은 언제까지 유지될 지 아무로 모르는 셈이다. 김단장이 “결국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자조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 단장 [사진 = 미디어다음]
김단장은 무엇보다 “DJ정권도 파주•용인•동탄•하남 등 2기 신도시 추가 건설을 통해 수도권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했지만 결국 ‘폭등’했다”며 “정부가 별도의 대책 없이 공급확대 논리를 반복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대규모 도박장을 차리는 것일 뿐이다”고 성토했다.


김단장은 “정부의 분양가 25% 인하 계획이 현재 분양가 기준이냐, 3년 후 기준이냐”고 되묻고 “아파트 값이 정체된다면 모를까, 몇 년 후 시세가 상승한 가격을 반영한 분양가 인하는 결국 현재 분양가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분양가 원가공개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자율화 이전 분양가는 400만원에도 못 미쳤고, 그래도 안 샀다”며 “2003년 220만원이던 표준건축비가 2005년 ‘새건축비’라는 이름으로 350만원을 넘어서는 등 건설업자에 적정이윤을 초과한 이익을 보장하고 있는 부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김단장은 “신도시의 도로 등 기반시설은 개발이익 환수 차원에서 사업주체인 기업이 개발이익의 50%를 부담했던 것”이라며 “국고에서 신도시 기반시설을 충당하는 것은 개발 소외지역민들의 세금을 끌어다가 기업과 최초 입주자들의 이익을 보존해주는 꼴이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개발독재시대인 박정희 정권 당시 개발된 강남과 송파 등의 용적률이 100%였다”면서 “이후 신도시 중 가장 용적률이 높았던 분당 수준에 맞춰 용적률(191%)과 개발밀도(136인/ha)를 높이겠다는 발상은 도시의 가치와 삶의 질을 동시에 떨어뜨리는 시대역행적 발상이다”고 어이없어했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안에 대해서도 “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의 현행 투기지역 주택담보인정 비율(LTV)이 60~70%였지만 실제로는 최대 95%까지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정부가 규제안을 내놓고 단속해왔지만 ‘누가 걸렸고 처벌받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 정부의 11•15대책이 나왔다. 단순한 수요억제책에서 공급확대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대중 정권 말기 공급확대정책의 복사판일 뿐이다. 당시 DJ정권은 2002년 2월, 경기도 파주와 용인, 화성 동탄, 하남 등 2기 신도시 추가 건설을 통해 수도권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됐는가.


용인의 예만 봐도 알 수 있다. 2000년 S건설이 용인 수지와 구성지구에 평당 420만원씩 분양했지만 15~20%만 계약됐다. 미분양사태가 심각했다. 그 지역은 고급주택 수요를 공급한다는 차원에서 중대형 평수도 많았다.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현재 용인 수지와 구성지구는 평당 1500만원대에 이르렀다. 단순한 공급확대 논리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0년 평당 400~450만원이던 수도권 아파트의 분양가는 2002년 무렵 600~650만원으로 폭등했다. 그런데도 분양가를 완전 자율화했고 분양대금 95%를 ‘묻지마’ 융자해줬다. 주택 최초 구입 시 양도세도 2003년까지 면제해줬다. 결국 투기 유인책인 셈이었다. 당시의 공급확대책이 그랬고, 이번 대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에도 정부는 신도시라는 거대한 도박장을 만들고 ‘로또’ 수익으로 국민에게 도박을 유도하고 있다.


– 앞으로 조성될 신도시의 용적률과 개발밀도를 높이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왔다. 적절하다고 보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발독재시대 즉, 36년 전에 조성된 강남과 송파, 강동의 용적률이 100% 정도였다. 그래서 지금도 그 지역이 가치가 높은 것이다. 약 20년 전 개발한 목동과 과천시 등은 용적률이 120~130%였다. 16년 전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개발한 5개 신도시 분당과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은 130~150% 정도였다. 그 중 분당이 194%로 가장 높은 편이었다.


2기 신도시인 판교와 동탄, 파주, 하남도 140~160%였다. 그런데 오히려 3기 신도시 격인 송파와 검단, 양주, 김포를 분당 수준에 맞춰 191%로 높이겠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겠는가. 수백년 이상, 반영구적으로 사용해야 할 도시의 가치와 삶의 질을 동시에 떨어뜨리겠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더구나 단위면적당 용적률을 50% 올리면 건설업체는 25%정도의 추가 이익을 얻게 된다. 선분양제도와 수의계약 등 특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용적률만 높이면 건설업체만 더욱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닌가.


– 분양가 인하를 위해 신도시 기반시설을 국고에서 부담하는 방안은 타당하다고 보는가.


개발이익의 50%를 국고로 환수하고 50%는 개발주체에 귀속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토지공개념이다. 사업주체는 50%의 비용에서 신도시의 도로 등 기반시설을 건설해왔다. 그런데 정부는 그 비용을 알아서 자기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신도시 기반시설 구축에 소요되는 정부 재정은 결국 세금이다. 개발 소외지역민들의 세금까지 끌어 모아 신도시 건설에 쏟아 붓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 수혜는 개발사업 주체와 최초 분양입주자에게만 돌아간다. 개발이익의 50%를 국고로 환수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개발 소외지역의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것인데 이 부분도 간과하고 있다.


– 정부는 분양가를 25% 낮추겠다고 한다. 분양가 인하가 아파트값 상승세를 꺾을 수 있겠는가.


정부의 정책은 허구다. 분양가를 25% 낮춘다는 것이 현재 기준인지 3년 후를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신도시 아파트를 당장 분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면 길게 3년 뒤, 막상 분양 시점에 이르면 그 때 시세를 기준으로 25% 낮추겠다고 할 것인가.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아파트값은 오를 수밖에 없고 상승한 시세 대비 25%를 인하한다면, 결국 현재 분양가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절차 합리화를 통해 택지개발기간을 현행 7년5개월에서 5년~6년5개월로 단축시켜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슬금슬금 분양가가 올랐던 판교와 동탄 사례에서도 이미 알 수 있다.


–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은 검토한다는 수준이다. 이는 어떻게 보는가.


후분양제가 가장 절실한 분양가 인하 대책이다. 금융비용 부담 때문에 민간아파트가 선분양을 할 경우에는 분양원가를 확실히 공개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이미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는 건설업자에게 폭리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을 뿐이다. 2003년 표준건축비가 220만원이었다. 2004년엔 280만원이던 표준건축비는 2005년에 ‘새건축비’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350만원 ‘플러스 알파’로 급상승했다. 이 때문에 동탄이 평당 500만원, 판교가 550~600만원의 건축비가 책정됐다. 건설업체의 국제표준 적정이윤은 5~10% 정도다. 300만원이면 15~30만원만 챙기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플러스 알파’ 때문에 건설업체가 아직도 폭리를 취하고 있다.


-다가구•다세대 주택과 주상복합건축물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어느 정도의 주택공급 확대효과가 있겠는가.


이 역시 1999년~2002년 사이에 건교부가 취했던 ‘뒷골목 건설경기 활성화’ 정책을 반복하는 것이다. 당시 건교부는 서울과 수도권의 단독주택을 헐고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짓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골목이 좁아졌고 주차 공간도 부족해 난리가 아니다. 일부 지역은 오히려 집값도 떨어졌다. 그러더니 2003년에는 뉴타운을 조성한다면서 그곳에 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똑같은 정책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에 어이가 없을 뿐이다.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차관 시절,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바꿔주겠다고 했던 것을 재연하는 것이다.


–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도 강화됐다. 대출을 규제하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부동산 투기가 심할 때마다 건교부와 국세청이 손잡고 단속에 나갔다. 하지만 나간다는 기사는 나오지만 ‘누가 걸렸다, 처벌했다’는 소식은 거의 못 듣지 않았는가. 이번에 강화된 신용저축 등 제2금융권을 보자.


현행 제도는 투기지역 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60~70%였다. 그러나 웬만한 지역의 아파트 1층에는 최근까지도 ‘최대 95% 대출’이라는 전단지가 붙어있었다. 시장에 대한 엄포일 뿐이다. 제2금융권까지 일일이 단속한 인력도, 의지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를 투기과열지구까지 확대해도 관리감독이 안 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더 웃긴 것은 외환위기 이후 ‘거꾸로’ 신용사회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외환위기를 거치며 금융권의 전근대적 대출 관행인 보증과 담보대출을 줄이자는 것이 대세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신용대출 금리가 담보대출보다 월등히 높다. 물건인 주택이 사람보다 더 신용이 보장받는 사회가 돼버린 셈이다.


– 참여정부 이후 굵직한 부동산 대책만 벌써 8번째다. 그런데도 부동산 급등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 관료, 토공•주공 등 공기업 모두 의지가 없다. 건설경기 부양책을 손에서 절대 안 놓는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정책이 실종됐다. 어찌 보면 장사꾼들 같을 정도다. 뿌리 깊은 정경유착이다. 현 정권이 어설픈 부동산 정책을 펴는 동안 2003년부터 2005년 말까지 대한민국 부동산 자산은 2500조원(경실련 자체 분석)이 증가해 5200조원에 이르렀다. 2002년 전국 땅값은 2700조원, 1989년은 1300조원 가량이었다.


국내 언론의 건설업체 감싸기도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보수 성향의 신문에 실린 부동산 분양광고는 전체 매출의 3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보 언론도 분양광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모든 상황이 그대로 지속된다면 앞으로 최소 6년 동안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 암담할 따름이다.


–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장 급선무인 대책은 무엇인가.


후분양제도와 분양가 원가공개가 시급하다. 3년 동안 해온 주장이다. 특히 분양가 원가공개는 잘 알려져 있듯이 현 정권의 대선공약이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이미 한 차례 ‘시장논리’를 내세우며 이를 거부하지 않았는가. 내년 3~4월로 계획하고 있는 분양가 원가공개가 과연 잘 될지 의문이다.


후분양제는 우리나라에만 없는 제도다. 아파트를 선분양하기 때문에 각종 규제가 있는 것이다. 후분양제를 도입하고 ‘시장원리’에 맡기면 고분양가 논란, 부동산 급등이 일정 부분 해소된다. 다만 상황에 따라 자금 동원이 힘든 일부 민간아파트의 경우 선분양을 허용하되 분양가 원가공개를 하면 된다.


장기적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도 꼭 필요하다. 국가가 짓든, 연기금 등을 통해 짓든 사업주체는 그 아파트를 자산으로 유지하면서 저렴하게 임대하면 된다. 현재 2%의 공공임대주택은 반드시 20~30%까지 높여야 한다. 차라리 이번에 공급을 확대하는 12만5000가구라도 공공임대주택을 지으면 되는 것 아닌가.


– 향후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은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


국민이 깨어나야 한다. 정치 민주화를 이뤘듯이 경제의식도 민주화가 필요하다. 이제는 더 이상 정부 대책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그래서 정부를 상대로 하는 ‘10만 시민행동’을 꾸리려는 것이다. 물론 신도시 분양가 부풀리기 사례도 집중적으로 추적할 것이다. 국민에게 더욱 정확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최근 몇 년 동안 대한민국은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공부를 잘했으면 이제 성적이 좋아야 한다. (미디어다음 / 김준진 기자  2006.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