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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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집 사라’고 한 적 없다 발뺌하는 건 
정책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 
– 최경환,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70% 수준, 30%만 더 있으면 집 살 수 있다” –
지난 18일(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4회계연도 결산 심사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완화한 것은 빚내서 집 사라고 한 뜻이 아니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파격적인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를 통해 빚내서 집 사라는 주택매매 활성화 정책을 펴왔다. 그 성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 됐다고 자화자찬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가계부채가 심각해지자 빚내서 집 사라고 한 게 아니었다고 발언해 시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최 부총리 발언과 주장은 정부의 정책만 믿고 빚내서 집을 구매한 시민들의 발등을 찍는 무책임의 극치이다. 
빚내서 집 사라고 몰아붙일 땐 언제고, 가계부채 심각해지자 이제 와서 발뺌하는 것 
최 부총리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하지만, 지난해 7월 최 부총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70% 수준인 현 상태에서 30%만 더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며 “신용보강이 이뤄지면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 상당수가 매매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분양자도 많이 대기하고 있어 이들도 신용보강되면 집 사는데는 문제가 없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누가 보아도 명백히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내용이다. 많은 시민이 정부의 정책을 빚내서 주택 구매하라는 의도로 파악했고, 전세난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했다. 
박근혜 정부는 재개발과 건설규제 완화, DTI·LTV 완화 등 부동산과 건설경기 부양 정책에 나서왔다. 첫 부동산 정책인 4.1 대책이 양도세, 취득세 폐지 및 면제로 주택거래를 활성화 시키려는 것이었고, 이후에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3년 유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조합원 주택 분양 3가구까지 허용 등 부동산 3법 개정으로 부동산 거품 띄우기에 앞장섰다. 대출 완화 정책으로는 8.28 전월세 대책에서 초저금리 공유형 모기지를 도입해 전세수요를 매매로 전환하려 했고, 새 경제팀의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과 동시에 추진한 것도 DTI·LTV 완화였다. 4.7 서민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도 주택구입자금 금리 인하로 빚내서 집 사고, 전세보증금 올려주고 월세 내라는 것으로 정부는 빚잔치 정책으로 일관해왔다. 
부동산 거품 제거하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해서 전월세 문제 해결하라 
정부는 최근 미국금리 인상을 앞두고 대출심사를 ‘담보 중심에서 상환능력 중심’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정부의 정책 추진이 시장에 어떤 결과를 발생시키는지 충분한 검토 없이 섣부른 정책 발표로 정책 대상자인 시민들이 그 정책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고려하지 않고 정부의 입장만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큰 잘못이다. 최 부총리의 이번 발언도 이러한 불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그런 말 안 했는데 무지한 시민들이 그렇게 인지했다는 것이다. 빚내서 집 사라고 했다가 가계부채 급증하자 대출을 억제한다고 하는 예측 안 되는 정책 반복에 시민들만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어제 최 부총리는 “저금리 정책을 쓰자고 한다면 돈의 양을 푸는 것이라 누군가는 빚을 내야 한다. 빚을 늘리지 말고 저금리 정책을 하라는 것은 모순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는데, 최 부총리가 말하는 그 누군가는 전세난에 지친 20~30대들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20대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013년 4조397억 원에서 올해 6월 6조514억 원으로 49.9% 급증했고, 30대는 2013년 47조6,148억 원에서 올해 6월 61조8,973억 원으로 29.9% 증가했다. 20~30대의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전세난에 지친 젊은 층이 대출을 받아 주택 구매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20~30대의 주택매매 거래량은 올 2·4분기에만 34만743건으로 지난해 2·4분기보다 39.1%, 전 분기보다는 18.3% 증가했다. 빚을 내야 하는 누군가가 사상 최악의 취업난과 비정규직 고용위기 등으로 연애, 결혼, 출산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 등 모든 걸 포기하는 20~30대가 됐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정책이다.  
가계부채 해결은 전월세 문제 해결이 선행되지 않고는 해답이 없다. 최고의 가계부채 대책은 부동산 문제, 특히 전월세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전세난에 지친 시민들이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악순환을 끊고, 금리 인상과 주거비 부담 증가와 맞물려 주거불안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세입자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9월부터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에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시작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패러다임이 부동산, 건설 경기부양에서 서민주거 안정으로 전환돼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