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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경제정의] 미온적인 정부태도 자립경제 파탄낸다
199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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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온적인 정부태도 자립경제 파탄낸다


 


전영서 한양대 교수


 


 우루과이 라운드란 쉽게 말해서 새로운 세계무역 규범을 만들기 위한 여러 나라의 협상과정을 일컫는다. 이미 현존하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의 자유무역의 정신에 위배되는 각종 보호조치의 만연으로 GATT체제가 흔들리게 되자 1983년 5월 윌리엄즈버그 선진국 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다국간 무역협상 개최의 필요성이 거론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국제수지 적자에 부심하고 있던 미국은 자국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는 농업, 서비스 및 첨단기술제품의 무역자유화를 포함하는 협상의 개최를 강력히 요구하였다. 


 


 그러나 각국간의 이해 상충으로 그 개최가 지연되어 오다가 1986년 9월 우루과이의 푼다 델 에스테라는 도시에서 GATT의 회원국들이 모여 새로운 규범을 만들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규범제정을 위한 다국간 협상이 그 이후 줄 곧 계속되고 있으며 주요 협상목표는 시장개방 확대, GATT규율 강화, 신분야(서비스 투자, 지적 소유권 등)에 대한 새로운 규범 마련 등이다. 금년 4월 우루과이라운드의 무역협상 위원회(TNC)회의에서 금년 7월가지 각 협상그룹별로 조건부 협상타결안을 마련키로 했으며 전반적인 타결안은 금년 말까지 브뤼셀 각료급 TNC회의에서 채택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86년 신라운드 개최를 위한 각료선언을 채택한 이후 지금까지 20여 차례의 협상을 통해 상당한 부문에 걸쳐 진전을 나타내고 있으나 서비스 분야, 지적소유권 처리문제, 시장개방 분야 특히 섬유, 열대산품, 농산물 등에 대해서는 선진국과 후진국 간에, 미국과 EC국들 간에 서로의 이해가 엇갈려 아직도 많은 쟁점이 남아 있다.


 


 우루과이라운드는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만약 우리 정부가 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꾸준히 형성되어 온 국제경제의 환경변화에 보다 주도면밀한 준비를 했더라면 우루과이협상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제반 문제점들은 미연에 방지될 수도 있었다는 점을 우선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1986년부터 시작된 다자간협상에 대해 그동안 정부와 기업이 보여 준 대응정책은 매우 미온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담의 막바지에 돌입한 현재까지도 협상에 임하는 정부의 대응논리가 완전히 정립되고 있지 않고 있음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될 경우 서비스 분야 및 농산물 등에 대한 개방이 불가피해지므로 국내 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중 우리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금융, 서비스 및 농산물 분야이며 이들 분야 중 가장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할 부문은 농업분야이다. 만약 한국이 특별대우를 받게 되는 개도국권에서 제외될 경우 현재 수입이 제한되고 있는 모든 농산물 시장의 개방을 피할 수 없게 됨은 물론 농업부문에 대한 정부의 직접지원을 사실상 철회해야 한다. 농업부문은 협상이 타결될 경우 농업 기반 자체가 붕괴될 우려가 짙어 사회․정치적인 문제로 파급될 소지가 많다. 따라서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농산물에 관한 한 개방 품목과 속도를 축소, 완화시키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할 것이고, 대내적으로는 경쟁력이 존재하는 특수작물 재배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규모의 경제화 혹은 기계화 등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 


 


 금융, 정보 및 통신산업의 경우도 농산물시장 못지 않은 충격이 예상되는 분야들이다. 즉, 협상이 타결될 경우 원칙적으로는 외국 선진자본에게 지점 및 현지법인 설립, 인수, 합병 등을 허용해야 하며 이렇게 될 경우 국내 금융기관이나 정보․통신산업이 이들 분야의 외국 다국적 기업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성이 제고되지 않는 한 국내기업은 생산규모가 위축되거나 도산이 예상되는 한편, 외국 선진기업에 의한 국산과 해외자본에 대한 현 세제형편상 국내 부의 해외 송금은 가일층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며, 외국의 거대자본이 국내로 유입되어 국내기업의 경영권이 침해되고 정부 정책은 외부에 대한 독립성을 상실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은 얼마만큼 신속하게 자구노력을 해나가느냐에 달려 있기도 하나, 금융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간섭을 배제하여 금융기관의 자율성 확보를 통한 경쟁력 제고방안이 있다. 정보․통신산업의 경우는 국내기업들에게 정보와 통신시장에 규모경제범위 내에서 진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경쟁력 제고를 통한 산업자체의 자생능력 배양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경제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라 평가된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우루과이라운드는 어떤 형태로든 올해 안에 매듭지어질 전망이고 한국은 이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이와 같이 협상으로 인해 서비스 분야 및 농산물 등의 특정 분야뿐만 아니라 한국경제 전체에 심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현상황에서 우루과이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정부는 협상과정에서 미온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를 탈피하여 비교우위가 없는 산업에 대해서 같은 입장의 국가와 더불어 협상의 정치적 수완을 활용한 개방속도 완화를 유도하면서 예견되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고, 비교우위산업에 대해 미국, 일본 및 EC 등 선진국의 무역장벽을 낮추도록 유도하여 우루과이협상으로 인한 실리를 극대화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당국은 각분야에 대한 실정과, 협상타결로 인해 파생될 문제점들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일차적으로는 홍보를 통해 전 국민적인 콘센서스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분야별 전분가집단을 통해 합리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이를 토대로 각 산업분야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이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재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이 내용은 경제정의 1990년 9,10월 호에 실린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