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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실련이야기/경실련이야기] 당신의 속은 편하십니까?
200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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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속은 편하십니까?



한국인이 가장 자주 느끼는 몸의 불편함은 무엇일까요? 최근에는 피로감이나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속 쓰림이나 소화 장애가 가장 흔한 증상이었습니다. 어렵고 배고픈 시절을 지낸 장년과 노년의 세대들은 배고파서 속 쓰리고, 급하게 먹다가 속 쓰리고, 맵고 짠 음식으로 속 쓰리고, 술과 담배로 속 쓰리고, 스트레스로 속 쓰리고… 등 속 쓰리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을 갖고 사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콩나물국이나 북어국으로 속을 달래거나 우유 한 잔 마시고 자고, 선전에도 많이 나오는 속 쓰림에 먹는 제산제를 자주 먹으면서 쓰린 속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병도 소화기질병이 가장 많아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위궤양 치료제가 약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이었고, 암 중에서도 위암이 가장 흔한 암이었습니다. 현재는 위궤양 치료제의 판매양이 줄고 있다고 하고, 위암도 줄고 있어서 다행입니다만 아직도 위 등 소화기질병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질병입니다.



속 쓰림의 원인


속 쓰린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은 소위 위염입니다. 위염의 종류가 많은 데 속이 쓰린 증상까지 유발하는 것은 급성미란성위염이라고 해서 위벽의 점막이 떨어져나가면서 염증이 생기는 병입니다. 스트레스, 약, 술, 과식 등의 이유로 발생합니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급성미란성위염의 경우 대부분 저절로 잘 낫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서 위점막의 세포는 재생력이 가장 빠른 세포군에 속합니다. 다만 위염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위염의 원인이 된 것을 피하고 제산제나 위산분비억제제를 단기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속 쓰린 원인 중에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그리고 위암처럼 위와 십이지장의 점막이 깊이 패는 병이 있습니다. 이 경우 속 쓰린 정도가 심하고 14일 이상 지속되며, 식욕부진도 동반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속 쓰림의 흔한 이유 중 역류성 식도염은 위에만 있어야할 위산이 식도로 역류되면서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으로 현대인에게 점점 늘어나는 병입니다. 원인은 과식, 식후 2시간 이내 누워서 자는 습관, 술과 담배, 기름기 많은 음식,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역류성 식도염을 갖고 있는 사람은 속 쓰림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가슴이 화끈 달아오르거나 타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위의 병은 술과 담배, 스트레스, 과식 등 잘못된 식습관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산제복용과 헬리코박터균


세상을 살면서 이런 저런 스트레스, 술, 과식 등으로 속이 쓰린 일 없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여러분은 속이 쓰리실 때마다 어떻게 하십니까? 제산제나 우유, 혹은 음식을 드시나요? 속이 쓰릴 때 우유를 마시면 약알칼리성인 우유가 위에 있는 산을 희석, 또는 중화시키기 때문에 속이 편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이틀 쓰는 것은 문제가 안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산제나 우유가 일단 위산을 중화시키기는 하지만 반동 작용으로 산의 분비가 촉진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속 쓰릴 때 과일이나 과자 등 먹을 것을 먹으면 당장은 속 쓰림이 줄어들다가 한 두 시간이 지나면 더 속이 쓰게 됩니다. 그러므로 속이 쓰릴 때는 제산제를 한 번만 먹지 말고 하루 4회에서 6회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합니다. 위염이나 위궤양 치료를 할 때는 위산분비 억제제와 함께 복용해야 하고, 헬리코박터라고 하는 균이 위에 살고 있는 경우는 이 세균을 제거하는 특별한 약을 1주간 복용하는 것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습관적 제산제 복용은 금물


속 쓰린 이유를 알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하루 한 두 잔의 우유를 마시는 것은 나쁠 것 없지만, 속이 쓰릴 때마다 약 선전에 나오는 것처럼 습관적으로 제산제를 복용하는 것은 위험천만입니다. 특히 40세 이후에는 속이 쓰리거나 식사 후 불편한 증상이 2 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위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저는 제산제나 우유 등으로 속 쓰린 것을 달래면서 지내다가 더 이상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위암이 진행된 경우를 드물지 않게 봅니다.



속이 쓰릴 때 우유 한 컵을 마시거나 제산제를 단기간 쓰는 것은 좋습니다. 아울러 식사는 죽과 같이 가볍게 하시고, 너무 맵고 짠 음식, 튀긴 음식을 피하십시오. 마음을 편하게 하고, 배를 따듯하게 하는 것도 속 쓰림을 좋게 하는 요령입니다. 하지만 2주 이상 속 쓰린 증상이 계속될 때는 반드시 의사를 찾아서 위내시경검사를 받아야한다는 것, 잊지 마십시오.



새해에는 모두가 마음을 편하게 먹고, 건강습관을 잘 유지해서 속 쓰린 일이 없기를 기원합니다.


 


김철환(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이 글은 월간경실련 1,2월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