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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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CCEJ 칼럼] [19대 대선 시민인터뷰_2.워킹맘(Ⅰ)] “출산‧육아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인식 바꿔야”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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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시작되는 5월

후보선택도우미 19대 대선 시민인터뷰

2. 워킹맘(Ⅰ)

이번 19대 대선은 어느때보다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선거입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앞당겨진 대선인만큼 우리 사회가 더 이상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대부분의 시민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경실련>은 가장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핵심 개혁 의제에 대해 시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번 대선을 통해 후보들이 어떤 정책을 가져야 하는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봅니다.

두 번째로 만난 시민은 조윤희씨(30, 경력 5년차), 현재 10개월 된 자녀 한 명을 둔 워킹맘입니다.

 

Q. 직장에 다니면서 어떻게 아이를 돌보고 있나요?

A. 처음에는 가정양육수당 20만원을 받았다가, 최근에는 보육료를 지원받고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어요. 출산 직후 한때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직접 길러보기도 했지만, 현재는 새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답니다.

 

Q. 대선 후보들의 양육비 인상 공약에 엄마들의 관심이 높던데, 이 공약에 대해서 어떤 입장인가요?

A. 만 0세 아이를 둔 부모라면 당연히 찬성하지 않겠어요? 마다할 이유가 없죠. 그런데, 양육비 인상에 앞서서 한 가지 약속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현행 양육비 성격의 지원수당을 ‘보육료’ 개념의 지원수당으로 전환하겠다는 전제가 있어야 타당성이 있어요. 물론, 보육료라고 하면 현재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받는 인건비랑 별반 차이는 없겠죠. 하지만, 양육비는 노고에 대한 국가보조금이고, 보육료는 육아 노동에 대한 복지 장려금이에요. 양육비와 달리 보육료는 국가적 차원에서 부모들의 노고를 노동으로 인정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성격을 갖게 되요. 따라서, 단순히 양육비를 인상하는 것과 보육료의 전제 위에서 인상하겠다는 것은 그 의미가 사뭇 다를 수 있습니다. 일례로, 같은 시간동안 육아에 전념하는 것에 비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생계비 부담을 더는데 더 우리사회의 현실이죠. 전업주부의 사회적 가치가 최저임금으로 일하는 워킹맘보다 평가 절하되고 있어요. 그래서 현행 가정양육수당을 어린이집 보육료 수준으로 인상해 균형을 맞추는 것은 꽤 설득력이 있어요. 워킹맘들이 직장을 포기하고 아이를 돌보는 선택을 해야 한다면 복지 장려금으로서 대체하여 보육료를 지급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을까요?

 

Q. 요즘 저출산율 대응책이 우리사회 내 뜨거운 감자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후보자들이 매월 10만원 수준의 아동수당 지급 정책을 대선 공약으로 내 세웠는데 실제로 엄마들 생각은 어떤가요?

A. 일단, 저출산율 대응책으로서는 큰 효과 없다고 봅니다. 생각해보세요. 10만원만 지급한다고 해서 저출산 문제가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잖아요? 물론, 아빠들 입장에서야 어느 정도 경제적 부담감을 덜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엄마들 입장에서는 돈으로만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네요. 한국 사회의 현실 속에서 출산과 육아는 여성의 삶을 희생해야 비로소 선택 가능한 문제이니까요. 반면, 복지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에 반대할 부모들은 아무도 없겠죠. 매달 10만원이면 매달 기저귀 값 정도는 가계 부담을 덜어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모들의 심적 부담감까지 모두 덜어줄 수 있는 것은 아네요. 가령, 10만원을 받고 기저귀 값을 해결했다고 하더라도 부모들의 육아 욕심은 끝이 없어요. 양질의 이유식, 더 좋은 육아 환경 등을 찾고 고민하게 될 수밖에 없죠. 그것이 당연한 부모 마음 아니겠어요? 10만원을 받은 뒤에도 엄마들의 심적 부담감은 반복 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보니 포퓰리즘 논란도 참 적지 않은 것 같아요. 구태여 이 정책에 반대할 이유는 없겠지만, 결국 한 개인으로서 삶의 희생문제는 결코 돈으로 계산할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Q. 만약 아동수당 제도를 도입하게 된다면 적용 범위와 대상과 관련하여, ①선별복지와 보편복지 중 어느 입장에 찬성하는지, ②만 18세 미만의 고등학생 자녀에게까지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어떤 의견인가요?

A. 저는, 보편복지에 찬성하는 쪽이에요. 취약 계층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다양한 계층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봤으면 좋겠어요. 그래야지 어느 정도 공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만 18세 취학아동에게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정책적 기준이 없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일단, 고등학생은 사실상 ‘아동’이 아니잖아요? 또한, 아이들 복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고 본다면, 저는 이 제도가 부모들이 수당을 받는 제도이기 때문에 취약아동들을 위한 제도는 아니라고 봐요. 미취학 아동의 경우 부모가 아동수당을 대신 받아 아이들의 경제적 선택권을 도와줘야 할 나이잖아요. 반면, 취학 아동의 경우 부모의 도움이 없어도 자신의 경제적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이인데, 그럴 것 같으면 취약아동에게 직접 수당을 줘야지 부모가 대신 받는 것은 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안 맞는 얘기죠. 미취학아동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Q. 혹시 대통령 후보들이 이런 공약을 내줬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으신가요?

A. 네, 남성들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줬으면 좋겠어요. 공공기관을 제외하면 한국 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쓰기 어렵잖아요?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하고, 육아휴직 후에도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줘야 합니다. 보통 아이의 인격 형성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가 만 36개월까지로 알려져 있어요. 그렇다면, 최소 엄마에게 1년, 아빠에게 1년씩 ‘바톤터치’라도 할 수 있게 배려해 줘야지 아이를 기를 수 있지 않겠어요? 저는, 심상정 후보의 ‘슈퍼우먼 금지법’에 위안을 얻었어요. 속된말로 우리 여성들은 독박육아를 쓰고 있어요. 우리사회는 엄마들이 슈퍼우먼이 되기를 강요하고 있고, 저출산 문제에 있어서 여성들을 아이를 낳는 사람으로만 취급하고 있죠. 경제가 어려우니 애를 낳으라고 말하는 박근혜 정부, 국가 생산력 차원에서 이에 대응하는 저출산 정책 등 … 여태까지 우리 사회는 혼인과 출산을 한 개인의 온전한 삶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임산과 출산, 양육으로 인해 엄마들의 희생이 너무 커요. 여성 대통령이든 남성 대통령이든 여성의 관점과 시각에서 그 고충이 뭔지 정확히 짚어낼 대통령이 필요해요. 미혼 대통령, 가부장적인 대통령이 아닌 진짜 페미니스트 대통령 말이에요.

 

Q.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가 행복하려면 부모부터 행복해야 해요.” 안희정 충남지사의 말처럼, 저출산 문제의 핵심은 행복한 부모가 될 수 없는 현실에 있어요. 경력 단절, 육아의 어려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 … 그 상태에서 애 낳으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서 둘째는 안 낳겠다는 엄마들이 꾀 많아요. 특히, 직장 내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대우와 육아문제에 대한 차별적 인식 등 여성에게만 일방적으로 그 책임을 강제하는 것은 ‘폭력’이에요. 이제는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인식부터 좀 바꿔야 해요. 출산‧육아‧가정생활에 대해 행복을 느끼고 남녀 모두가 책임을 다하는 사회문화를 안착시킬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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