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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평화] 19970320_김영삼정부 대북정책의 문제점과 대책

<경실련통일협회 1997년 3월 월례토론회>

* 일시 : 1997년 3월 20일 오후7시
* 장소 : 경실련 강당

 

김영삼정부 대북정책의 문제점과 대책

이 장 희(한국외대교수/국제법)

 

I. 문제제기

 

김영삼정부들어 대북정책은 많은 혼선을 빚고 있다. 남북관계가 화해 협력은 고사하고 적대와 반목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북한에 많은 책임이 있지만, 우리에게도 정책상의 미숙함과 실수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대북정책의 목표문제,정책수단과 추진방안문제,국제환경과의 조화문제,정책추진체계의 문제 그리고 대북인식의 문제를 점검하고,향후 대북정책의 고려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대북정책의 목표문제

 

김영삼정부는 대북정책의 목표문제에서 통일과 평화 중에 지나치게 통일을 강조하고 평화문제를 소홀히 했다. 남북사이에 김영삼정부들어 어떠한 접촉도 없는 현시점에 다만 북한의 정치체제가 불안하고 경제가 어려우므로 당장 북한을 흡수하려는 계획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이것은 북한이 자기들의 모순된 체제를 더욱 경직케하고 북한 주민결속에 이용케 할 따름이다. 이 시점에 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빗장을 풀고 개방과 개혁의 길로 나오게 유도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우리와 접촉하는 것이 그들 체제존립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정책을 남한이 펴야한다. 다시 말해 그들의 체제존립이 미국보다 남한을 통하는 길이 더욱 안전하다는 것을 확신케 해야한다. 최근 북한 주민과 북한의 엘리트계층이 중국을 경유, 남한을 망명하는 예가 많아져,이것이 마치 남한중심으로 당장 통일이 다되어 가는 양 착각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북한은 시민사회경험이 있는 동구사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남한의 대북정책은 전쟁억지력과 함께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화해와 협력의 전략을 담아야 한다.

 

III. 정책수단과 추진방법의 일관성문제

 

정책수단과 추진방향에서 일관성이 결여되고 있다. 사실 김영삼정부들어 대북정책은 갈팡 질팡했다. 통일원장관도 6번이나 경질되었다. 정권초기에는 화해와 협력에 입각하여 민족논리를 강조하여 대북 {햇빛론}을 강조했다. 그래서 보수층의 강한 반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인모 노인을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북송하였다. 그런데 얼마안있어 김일성조문파동으로 공안 정국이 조성되고, 북한홍수피해시 냉냉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정부의 화해와 협력의 논리가 의미를 상실하였다. 더구나 북한 홍수피해시 일본정부의 북한 식량원조노력 조차도 주일 한국대사가 정식으로 일본 외무성을 방문,만류하여 국제사회에 한국 대북정책의 도덕성을 의심케하였다. 다시말해 남한 대북정책은 일관성이 없이 특정인의 말한디로 오락가락했다면 지나친 논평일까?

 

IV. 통일의 유리한 국제환경조성에 실패

남북한의 관계를 민족내부관계와 국제적 관계로 구분하여 그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데, 그 조화에 실패했다. 전자는 한반도문제의 한국화요,후자는 한반도문제의 국제화로 요약된다. 그런데 김영삼정부는 이것의 적절한 조화를 하지 못하고 미국과의 정책상의 심한 갈등을 노출해,이 틈새를 북한이 최대한 벼랑외교로 이용하도록 해 왔다. 물론 미국의 한반도의 우선적인 이해는 핵문제 해결이고, 그 다음이 남북대화이다. 그러나 한국은 그 반대이다. 그래서 미국은 남북기본합의서보다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핵합의서를 더 중요시 한다. 그렇기때문에 한국의 미국과의 정책조율은 고도의 전략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팔요한 경우 미국朝野와 의견조정을 할 특사파견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생각컨데,남북관계는 크게 3가지 측면이 있는데,첫째로 남북각자가 상대방의 협조없이도 민족화해와 협력을 위해 일방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국내적 차원의 과제가 있다. 둘째는 남북이 협력하고 상대방과 상의해서 추진할수 있는 민족적 차원의 과제가 있다. 끝으로 전자의 둘과 무관하게 남북관계가 국제권력정치의 흐름에 좌우되는 국제적인 과제가 있다. 이 3가지 측면은 어느 쪽이 우선시 될 수 없고 동시에 추진되어야한다.

 

V. 정책추진 체계상의 혼란

정책추진체계상의 혼란이 심각하게 야기 되었다. 남북관계에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1인당 GNP가 북한보다 남한이 20배, 북한의 산업가동율이 25%에 불과한데 국력면에서 우월한 입장에 있는 남한이 대북협상에서 항상 끌러다니고 있다. 이것은 남한당국이 대북정책에서 힘을 조직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연유한다. 다시 말해 관련 부처간 부처이기주의적 갈등으로 절적한 대북정책이 시의를 놓치곤 했다. 청와대에도 외교안보수석은 있어도 통일문제전문수석이 없어,남북문제가 지나치게 특정부서의 시각에서만 처리되는일이 많았다. 차제에 대통령 직속으로 남북문제총괄수석을 신설,대북정책의 총체적인 사령탑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VI. 대북인식의 문제

정부당국를 비롯한 다수의 한국내 보수층은 북한을 아직도 우리와 같은 격으로 인정하는 것이 통일목표에 정면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물론 남한의 통일목표와 북한의 통일목표는 다르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북한의 잘못된 교조주의를 개방과 개혁의 길로 평화적으로 유도하여 장기적으로 우리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순응하는 체제로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리의 지향목표와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인정하지 못하면 만나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북한당국은 정치경제적으로 체제의 불안과 불확실성이 그 특징이다. 엄격히 말하면 명목상으로는 사회주의를 표방하지만,순수한 사회주의도 아니며, 김일성주의라는 특이한 교조주의이다. 이렇게 어러운 상대와 협상하는데 우리의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것이다. 우선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면 지속적 접촉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 접촉시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호혜성과 평등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 대화는 이루어 질수 없다.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도 [남과 북은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명시하여,상대방의 정치적 실체를 인정하고 있다. 더구나 국제법상 어떤 국가의 정치체제가 비민주적이라해도 그것의 개선을 국가승인과 정부승인과 연관시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더구나 상대방의 정치체제의 관여는 기본합의서 제2조{내부문제 간섭 금지}에도 저촉된다. 다만 인권침해는 국제법상 더 이상 국내문제가아니고 보편적 국제문제이므로 관여할 수가 있다.

VII. 대북정책의 주요 고려사항

 

1. 기본합의서의 성실한 이행
2. 통일후의 연구보다 평화적 통일유도 과정 연구와 실천이 더 중요
3. 통일교육의 중요성 (분단비용이 통일비용보다 비싸다)
4. 통일외교의 독자성과 자주성문제 (4자회담의 추진방향)
5. 민간 통일운동의 중요성 및 활성화
6. 남남대화의 중요성
7. 해외교포의 역할
8. 교차승인을 전제로 한 대북 정책

뿐만 아니라 대북기본정책의 법제도적 기초가 남북기본합의서라는 것을 정부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북정책의 기본틀은 1992년 남북쌍방이 분단 46년만에 합의한 화해와 협력의 평화장전인 {남북기본합의서} 이다. 그러므로 향후 {대북정책의 기본 틀}은 기본합의서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통일지향적 평화공존체제의 제도화}에 두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기본합의서는 [공존}의 문서로서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을 차단하는 유일한 법적 문서이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4자회담의 기본 목표도 4자가 모인 자리에서 남북기본합의서가 남북문제 해결의 법적 기초임을 공인화하는데 두어야 할것이다.

 

따라서 국회는 남북문제의 해결의 길은 남북기본합의서에 기초해야한다는 여야지지지결의를 조속히 해야할것이다. 최근 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망명으로 진퇴유곡에 빠진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여 북한 군부강경세력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일은 적극 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