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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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2002대선 공약 검증 3 : 주5일 근무
200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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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대선 공약 검증 3 : 주5일 근무제


이회창 “국회서 특위구성 여론 수렴”
노무현 “정부안 찬성 … 이견 좁혀야”
정몽준 “中企부담… 노사합의 필요”


▷정책평가 위원
권 영 준 (경실련 정책협의장,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이 광 택 (경실련 노동위원장, 국민대 법대)
이 의 영 (경실련 중소기업위원장, 군산대 경제학과)
신 철 영 (경실련 사무총장)


1. 논의의 경과
 
  주 5일제(주 40시간 근로제) 논의는
  (1) IMF경제위기 초엽인 1998년 2월 6일 채택된 ‘노사정 사회협약’에서 “노사정 및 관련전문가가 참여하는 「근로시간위원회」를 구성하여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안정 방안을 강구하기로” 합의하였다.  세계 최장시간 노동(연간 2,474시간, 2000년)을 하고있는 장시간근로를 해소하여 근로자의 삶의 질을 개선함과 동시에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하여 경제를 선진화시키자는 것이 목표였다.


  (2) 노사정위원회에서 2000년 5월 17일 “근로시간단축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논의하고, 2000년 10월 23일에는
    ①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주당 40시간근로제를 시행하여 주5일제를 정착시키고
    ② 관련 임금, 휴일·휴가제도를 국제기준에 걸맞도록 개선하고
    ③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업종과 규모를 감안하여 실질근로시간을 연간 2000시간 이내로 줄이기로 합의하였다.


  (3) 노사정위원회에서 세부적인 쟁점에 대하여 계속 논의하여 대부분의 쟁점에 대하여는 노사간에 의견접근을 하였고, 임금보전 방안을 법에 표기하는 수준과 준휴가일수 가산기준에 대하여 2년근속(노) 또는 3년근속(사)에 하루씩 추가하는 방안 등에 대하여 합의하지 못하고 2002. 7. 22. 노사정위원회에서 최종 결렬되었다.
  (4) 노동부가 그동안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를 바탕으로 노사의 의견을 절충하여 입법안을 만들었고, 최근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시행시기를 일부 조정하라”는 권고를 받아서 수정안을 만들고 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 합의안을 만들게 되었다.


  정부가 입법하겠다고 하자, 노사단체 모두 그동안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하여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무시하고 최초의 주장을 들고 나오고 있다. 따라서 노사 모두 정부안으로 입법하는 것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정부만 외롭게 입법추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노사 모두의 속마음은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어야 하지만 우리의 주장이 조금이라도 더 관철되어야 한다’는 마지막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2. 각 후보 입장에 대한 평가


주 5일 근무제에 대하여 노사정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년 4개월 전인 2000년 5월 17일이었다. 오랫동안 노사정위원회는 물론이고 각종 공청회, 토론회, 여론조사 등이 실시되어온 사안이다. 이번 각 후보의 입장을 비교하면서 국민의 생활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하여 각 후보진영이 구체적인 대안보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동안 3명의 대선 후보들이 주5일제에 대하여 발언한 것이 단편적이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1) 정부입법화에 대한 찬반입장
(2) 도입시기
(3) 도입될 경우 세부 쟁점에 대한 입장
등으로 4개의 보충질의를 하여 각 후보의 입장을 재확인하여 분석을 시행하였다.


(1) 정부입법화에 대한 찬반입장


이회창 후보는 “노사간의 자율적 합의가 아닌 입법을 통해 모든 사업장에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하고 있다. “반드시 노·사 합의를 통해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가 하면 “노사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인 만큼 국민여론 수렴차원에서 국회 주5일 근무제 특위 구성을 제안하고 싶다”(한국경제 10월 4일)고 하여 그 동안 노사정위에서 2년 가까이 논의가 진행되었던 사실을 신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후보는 “이 정권이 주5일 근무제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도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 인력난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5000달러가 된 이후에나 실시하기 시작했던 경험을 볼 때 이 정부가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임기 말에 강행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7월 23일)중기협 정책간담회)며 현 단계 정부 입법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번 법 개정안이 우리나라 근로기준을 국제수준에 맞추려는 노력이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노사정위원회에서 근로시간단축특별위원회를 설치하면서 “근로시간 단축 문제, 관련 임금 및 휴가·휴일문제”를 다루기로 하였다. 따라서 위 특별위원회에서는 근로자들이 원하는 근로시간 단축 문제만이 아니라, 그동안 경영계에서 “국제기준에 없는 제도이므로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해온 월차휴가제도 폐지, 유급생리휴가의 무급화”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연장(현행 최장 1개월에서 3개월)” 등이 포함되어 있다.
  만일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지 않고 노사합의에 의하여 주5일제를 시행하여 간다면 유급월차휴가폐지와 (여성)유급생리휴가의 무급화,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등 경영계의 요구사항 또한 근로기준법에 반영하기는 어렵다.
  노동계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기업·사무전문직 등이 모두 노사합의로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된 이후에 다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이런 경영계의 요구를 반영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아울러 이회창 후보는 16대 총선시 한나라당이 공약한 내용과 관련하여 “주5일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정착시킨다”면서 “민간사업장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고 하였으므로 이 부분은 큰 입장의 차이는 없이 일관성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각급학교 주 5일 수업제 실시”, “관공서 주5일 근무제”를 공약했던 것에 비하여는 상당히 입장이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후보는 “아직 일부 논란이 있으나 일단 시작을 하되 중소기업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상당한 유예기간을 두더라도 기업규모와 업종에 따라 순차적으로 실시”해야한다며 정부입법안에 찬성하고 있다. 그 동안 상당한 논의와 합의가 있었던 만큼 구체적인 사안은 “정치권이 중심이 되어 노사간의 이견을 좁혀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6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주5일제 실시를 공약한 것을 감안하면 노 후보는 제도도입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 도입시 중소기업의 현실적 어려움과 경제전반에 미칠 여파에 대한 구체적 대책마련이 제시되지 않는 점은 제도도입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정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후보는 자신의 발언에 따르면 “경제가 풍요롭게 자유롭게 살자는 것이지 풍요롭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살자는 취지는 아니다. 노사가 다 반대하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무리다. 중소기업에 큰 부담인데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9월 24일 기자간담회).
그러나 이번 서면 답변에 따르면 “선진국들이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내지 3만불 수준에서 주40시간제로 단축했음에 비해 국민소득 1만불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시기상조라고 하지만 노사단체가 합의하여 입법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따라서, 10월 8일자 정부부처 관련 장관회의에서 시행시기를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일부 수정하여 제출한 안에 대해 동의하는 바” 라고 하였다.


따라서 정 후보의 경우는 주 5일 근무제에 관해 입장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또한 “유럽의 영국, 독일 법정근로시간은 아직도 48시간이다. 그렇지만 단체협약을 통해 40시간으로 하고 있다”(9월 19일 MBC 100분토론)고 했는데 독일의 경우 법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 규정만 있고, 단체협약을 통해 35시간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한 검토가 없었던 것 같다.


(2) 도입시기


이회창 후보는 ‘다른 나라의 경우 국민소득 1만5천 달러가 된 후에 실시하여 시기상조”(7.13. 중기협 정책간담회)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가 든 외국의 경우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표 1>


노무현 후보는 “일단 단계적으로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본은 10년 걸렸지만 우리가 조금 빠르게 도입해 나가면 중소기업들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일본은 88년 ~ 99년까지 11년에 걸쳐서 주 48시간 –> 40시간으로 단축하였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89~91년에 걸쳐 1차로 주 48시간 –> 44시간으로 단축하였고, 이번에 2차로 주44시간 –> 40시간으로 단축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안대로 2010년에 완료되는 것으로 따지면 21년이 걸리는 셈이어 일본과의 도입기간 단순비교는 무리한 주장이다.
또한, 노무현 후보는 주5일제 도입의 의의 중에 첫째로 “일자리 나누기”를 꼽고 있다. 실업자가 많았던 98년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지만 이미 중소기업에서는 구인난으로 고생하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므로 시의 적절한 언급이 아니다.


정몽준 후보는 정부안에 찬성하면서도 “선진국들은 1인당 소득 2~3만 불 수준에서 주 40시간제로 단축”했다고 하여 역시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
 
(3) 도입될 경우 임금보전, 휴가일수 가산, 영세사업자 지원 등에 대하여


이회창 후보는 전반적으로 ILO 등 국제기준에 맞추되 “실질적인 임금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 도입이라는 노사 합의정신을 담아야 한다”고 하여 현재 가장 큰 쟁점인 임금보전, 휴가일수 등에 대한 확연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노무현 후보는  정부안을 찬성하는 입장이었고,


정몽준 후보는 “월차휴가 폐지”를 언급한 후 “주5일제 근무제를 실시하는 나라와 비교해도 휴가를 줄일 조건이 아니다”고 하여 노동계 주장에 가장 가까운 입장을 보였다.


  이회창 후보,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모두 도입될 경우에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적절하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주5일제를 먼저 실시하고 중소기업은 상당한 유예기간을 가질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근로조건 차이가 더 커질 염려가 있다. 지금도 중소기업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3 결 론


  현 단계 주5일제 도입에 대해 노무현 후보가 찬성하고 이회창, 정몽준 후보가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도입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는 후보별로 차이가 존재하지만, 자신들의 주장들과 연관하여 구체적 쟁점에 대해서는 입장이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원론적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혹은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아니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애써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