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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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평화] 20021105_[취재]효순아, 미선아! 미안하구나…

 양세훈 월간경실련 기자

( 가 상 대 담 )

 대한민국 시민 : “당신, 미국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오. 당신네 땅 미국에서 당신들의 13살 어린 딸이 멀건 날에 갓길을 걷다가 40t 궤도 차량에 무참히 깔려 죽었다면, 어떻게 하시겠소.”
 
 미국 정부 : “물론 미국 내에서 발생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그러나 사고현장은 한국이다. 이 사건은 미군 훈련 중에 발생한 공무 중 사고일 뿐이다. 따라서 무죄다. 책임질 사람도 없다. 그렇게 못마땅하게 생각한다면 미안하다. 우린 이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게 반미 감정을 유발할지 몰랐다. 부시 대통령도 미안한 마음 주한 미국대사의 입을 통해 전했다.”

 

 대한민국 시민 : “그렇다면 다시 물어봅시다. 누가 이 사건의 책임을 져야 하오. 궤도차량을 구속해야 한다는 말이오?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소. 우리 근본적인 문제가 불평등한 소파에 있다고 생각하오. 그래서 소파가 개정되어야 된다고 보는데, 개정할 의향이 있으시오?”

  

 미국 정부 : “여중생들은 갓길이 더 넓은 왼쪽 길을 놔두고 오른쪽으로 걸어갔다. 그들이 넓은 쪽으로 걸어갔다면 아마 이번 사건도 없었을 것이다. 이역만리 땅에 와서 당신들 나라 지키느라 우리 미군병사들이 고생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 미군에 당신들이 고마워 해야한다. 그래서 당신들과 우리사이에 SOFA가 있다. 우린 소파가 정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정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법대로 해야지 않겠는가. 우리가 정한 법이 곧 정의다. 워커 병장과 니노 병장도 이번 사건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우린 자국민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
 

 대한민국 시민 : “반미감정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요. 당신들이 아는 것처럼 한 줌의 극단주의자들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소. 이 분노가 당신들의 우려처럼 들불처럼 번지고 있소.”

 

 미국 정부 : “경찰이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시위대를 향해 곤봉까지 내리치는 것을 보니 믿을만한 경찰이다. 그래서 미군부대에 화염병 투척한 학생들과 무단으로 침입한 시민들을 반드시 처벌해 줄 것을 강력하게 대한민국 경찰에 요구했다. 우리 미군 영내 무단침입과 화염병 투척은 분명한 유죄다. 우린 당신네 경찰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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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오만함에 성난 시민들

 지난 6월 13일 오전 10시 30분. 지방 선거와 월드컵의 열기로, 사람들의 마음이 궤도차량의 땅울림처럼 진동했다. 심미선(14세 조양중 2년), 신효순(14세 조양중 2년) 이 두 여중생은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의 한 도로에서 친구의 생일파티에는 끝내 못 가고 길가에 나란히 몸이 부서진 채 누웠다. 
 미군에 의한 미군을 위한 주한 미군사법원은 관제병 니노 병장과 운전병 워커 병장의 무죄판결을 지난 11월18일과 22일 각각 내렸다. 실질적으로 이번 사건을 책임질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그동안 처리결과를 주시하던 온 국민의 분노가 광풍처럼 퍼지고 있다. 살인 미군 처벌을 바라는 범국민 서명운동도 벌써 12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전국 곳곳에서 반미 집회가 진행중이고 동시다발적인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두 미군 병사는 무죄평결을 받자 “행복하고, 주한미군인 것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남긴 채 27일 오산미군 비행장을 통해 유유히 미국땅으로 돌아갔다.
 
 27일 시민사회단체정당 대표자 비상시국회의에서 홍근수 목사는 “한국사람의 마음이 돌아서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오만한 미국을 꼬집었다. 이날 회의는 시국선언문 채택과 범국민 10대 행동지침 채택, 향후 주요 공동사업 등에 대해 논의를 가졌다. 회의를 마친 참가자들은 항의집회를 위해 용산 미군기지 앞으로 향했다.

 “눈물이 납니다. 효순이와 미선이… 더 슬픈 건 미국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우리 정부 때문입니다.”

 여대생 이모씨는 두 여중생이 궤도차량에 눌려 골수가 터진 사진을 바라보며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 그리고 반미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며 사람들과 함께 목청을 높였다.
27일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용산 미군기지 앞에 700여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이날 집회는 시민단체와, 대학생뿐만 아니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의 노동자들까지 가세함으로써 가히 범국민적인 항의집회가 되었다.

  

 

 

 시위대의 집회가 이어지는 동안 경찰은 두겹, 세겹으로 이미 시위대를 에두르고 있었다. 여중생 범대위 상임대표들과 연단에 선 연설자들은 한결같이 “미군당국만의 재판은 끝났지만 우리 국민들의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국민의 염원을 모아 재판결과 무효를 선언한다”며 미군당국의 무죄재판에 대한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집회는 시종일관 여중생 사건 무죄판결에 대한 참가자들의 분노로 격앙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민중가요’fucking USA2’를 미군기지 향해 소리 높여 불러졌다.
 집회 중에 미 부시가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를 통해 사과의사를 뜻을 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반응은 이날 추위만큼이나 더 얼어붙었다. 
 “절차가 왜 이리 복잡해, 직접 사과하면 안 돼나… 우릴 얼마나 우습게 보기에…”라는 한탄이 쏟아졌다.

경찰, 그리고 정부는
 며칠 전 의정부경찰서의 과잉집압 때문인지 경찰에 대한 불만 역시 만만치 않았다. 집회에 참석한 할아버지는 “느그들이 대한민국 경찰이 맞냐”며 경찰을 향해 호통을 치시며 가슴에 손방망이 질을 하신다. 

 자신을 의경 750기라고 밝힌 한 경찰은 “답답하다. 나도 대한민국사람인데 어쩔 수 없이 여기 서 있다. 마음은 집회에 참석한 시위대와 같다”고 말했다.
 사실 진압하는 대다수의 경찰들도 마음으로는 시위대를 응원하고 있다. 문제는 경찰 수뇌부들이 시위대에 의해 뚫릴 경우 문책이 두려워 과잉진압을 부축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국민감정을 의식해서인지 경찰 역시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집회를 마친 시위대가 미8군 한미사령부 정문 5번 게이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자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시작됐다. 그러나 시위대가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행히 이 과정에서 서로간 폭력은 없었다.

 여중생 사망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보자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땅을 치고 통곡해야 마땅하다. 정부는 미국 눈치보느라 급급하고, 되레 미국의 대변자가 되어 국민들을 향해 화살을 쏟아 붇고 있다.
 국방부는 “과도한 반미움직임은 한-미 동맹관계를 해칠 우려가 있으니 자제하라”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도 “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의 경우, 미군이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며 어느 나라 정부인지 모를 발언으로 우리정부의 무력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굳이 정부가 이번 사건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말하자면 미군관련 시설에 경찰력을 증대 배치하여 경비를 강화한  것이다.
 미국은 스스로 ‘악의 축’ 나라 운운하며 ‘선’이 되었다. 감히 어느 나라가 ‘선’에 맞서 싸우겠는가. 어쩌면 미국에 의해 대한민국 정부는 선이고 한국시민은 ‘악의 축’으로 분류 될 날이 머지 않을 것이다.

 

SOFA협정이란 이런 것입니다.

◈ 정식명칭
‘대한민국과 아메리카 합중국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 (Agreement under Article 4 of the Mutual Defence Treaty between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Regarding Facilities and Areas and the States of United Armed Forces in the Republic of Korea ) 으로 약칭 ‘한미주둔군지위협정’ 또는 ‘한·미 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 라고 부른다.

◈ 한미행정협정 그릇된 용어이다.
예전엔 ‘한미행정협정’이라 많이 불리웠으나 행정협정은 국회의 비준 없이 행정부간의 서명만으로 발효되는 간단한 형식의 조약으로, 한·미 SOFA 의 경우  국회의 비준절차를 거친 정식조약이므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따라 잘 사용하지 않고있다. 따라서, 한미주둔군지위협정 또는 한·미 SOFA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