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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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2003년국정감사 평가 2 : 부동산 정책

 

1. 현 황

 

200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가격 급등은 강남 일부 아파트의 수급불균형이 그 진원지이며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증시침체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 폭등의 결과를 가져왔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제까지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경기부양수단으로 자주 사용했으며, 부동산과 관련한 보유세가 유래가 없을 정도로 낮아 부동산 투기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동산 가격 폭등은 국민경제차원에서 시중 자금이 부동산투기라는 비생산적인 요소에 집중되어 건전한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나아가 집 없는 서민들에게는 고통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조세형평성을 가로막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작년부터 10여 차례의 종합대책을 제시했으며 유관부처를 포함하면 모두 26차례의 대책을 제시했으나 별다른 실효성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보다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지 못하고, 단기적이고 대증적 요법만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국정감사는 현재의 부동산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따지고 물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국회는 정부로 하여금 정부정책의 난맥상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하며, 조세형평과 서민 주거안정을 그 목적으로 하는 부동산 정책의 중심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

 

2. 의원들 질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강남의 아파트 값 폭등을 포함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상임위는 건교위와 재경위이다. 이번 국감에서 두 상임위 소속 모든 의원들이 이 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할 정도로 관심사안이었다.
의원들의 발언을 종합하여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점을 지적하자면, 

먼저, 대부분의 의원들은 현재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공히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이 단기적 안목에서 대증적으로 진행되어 왔고 그로 인해 그 실효성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부작용만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었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주택정책은 인기에 영합한 대책이 문제를 낳고 문제가 다시 대책을 불러내는 식의 땜질 처방에 그쳤다고 의원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안정대책은 수급조절이 아니라 대개 분양권 전매금지 등 행정적 행사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단기효과밖에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책문제를 접근함에 있어 그 현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정확하게 판단하느냐가 관건인 점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접근과 인식은 적절했다고 보여진다.

  둘째, 이와 같은 의원들의 문제의식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임기웅변식의 대책이 아닌, 장기적 측면에서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주지하다시피, 현재의 부동산 문제가 어느 특정한 부분으로 인해 발생된 것이 아니며, 교육여건, 부동산세제 등 복합적 요인에서 생겨난 문제이므로 이에 대한 대안 역시 종합적이고 근본적이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종합적, 근본적이어야 한다는 의원들의 견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 종합적 부동산 대책의 필요성 등의 공통된 인식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이 제시하는 대안은 그간 제기된 정책내용이 그대로 반복된 경우가 일반적이거나 몇몇 의원들 제외하고는 구체성이 결여된 지엽적이고 원론적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국민적 관심이 크고,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에 국감에서 발언은 하지만 심도 있는 연구와 현장 확인, 대안모색의 집중성을 통해 발언하기 보다는 형식적이고 원론적인 지엽적 차원에서 마지못해 발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자고 하지만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강화할지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은 드물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과세기준을 실거래가로 일원화하자는 의원들이 많았으나 어떻게 실거래가 확인방안을 도입할지 구체적 내용을 제시하는 의원은 거의 없었다. 즉 의원들이 정부차원이든 민간차원이든 부동산 폭등에 대한 대안논의 수준을 앞질러 심도 있는 구체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오히려 뒤쳐져 있었다. 이미 정부차원에서는 보유세 문제나 실거래가 과세문제는 도입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아니라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분명해 진다.

  주택 수급불균형, 분양원가 공개 등은 이미 부동산 문제로 인해 충분히 공론화 되었으나 이것을 제안한 의원들은 이 내용을 원론적 차원에서 반복만 할 뿐, 구체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의원은 없었다.

  특히 공통적으로 의원들 모두 과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임시방편적이고 근시안적이라 비판했지만 과거 정부 대책을 부동산 실물시장과 비교하여 시기시기에 맞게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무엇이 문제였고, 왜 실패했는지 그 이유를 제시하면서 이후의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의원은 없었다. 부동산 문제의 복잡성에 따라 정부가 단기처방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의원은 없었다.

  내용 면에서 해당 분야 정책이 이제까지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보완되어야 하는지 부분에 대한 내용담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국정감사는 입법부인 국회가 행정부의 국정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감사함으로써 행정부로 하여금 보다 효율적인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견제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러므로 국정운영실태 파악 못지 않게,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 제시는 국회의 중요한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의원들이 정부정책에 대한 문제는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그에 따른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국정감사의 원래 목적달성이 어렵게 될 것이다.

 

3. 개별 의원들에 대한 평가

 

▶건교위/건설교통부 국정감사

  단편적인 문제제기와 처방제시가 주류였으나 몇 의원의 경우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종합적인 처방을 제시하는 의원도 있었고, 아이디어 차원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들도 있어 그나마 부동산 주무 상임위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본다. 특히 정부정책에 대해 공통적으로 근시안적이고 단편적임을 주장하였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의원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한나라당 박명환 의원의 경우 부동산 문제에 대한 종합적 대책 제시에 있어 단연 돋보였다. 기존의 정부정책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부동산거래 투명화, 일원화를 위한 부동산관리청 신설, 부동산 가격평가 및 평가기관 단일화와 과표현실화, 주택공급을 위한 리모델링활성화, 서울강북지역의 교육여건 개선 방안, 후분양제 정착방안, 신도시 건설문제 등 복합적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 종합적인 내용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 인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 대책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박 의원은 다른 현안 질의는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부동산 문제만을 집중하여 정리하여 발언하였고, 대책제시에서도 단순열거식이 아니라 논리적 정합성을 갖고 주장하고 있어, 여러 현안을 走馬看山식으로 훓는 의원들에 비해 전문성과 집중성이 돋보였다.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 역시도 최근 강남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재건축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정부의 재건축시 국민주택규모 건설의무화 확대조치와 후분양제 도입이 아파트 가격상승의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장기적인, 근본적인 관점에서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 임기웅변적, 대증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잘 지적하고 있다. 안 의원은 또 근본적인 부동산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종합부동산세 신설, 부동산 평가기관 일원화 등 세제개편 필요성을 강조했고 있으나,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땐 올바른 방향이나 현재의 강남 아파트 가격 폭등을 진정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하여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교육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함께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희규 의원은 아파트 가격상승의 한 요인인 분양가 자율화 문제를 언급하며, 이 문제에 대안으로 분양원가 공개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의 통과를 집중 제기한 것이 특징적이었다. 분양가를 낮추게 함으로써 원천적으로 아파트값 폭등을 차단시킬 수 있다는 이 의원의 주장은 아파트 가격상승을 막을 수 있는, 일면 타당성 있는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분양가 공개를 통해 건설사의 폭리를 막고, 전반적인 서민주거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나 부동산보유세 강화나 주택공급, 교육여건 등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 효과를 보기가 다소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대책의 종합화가 병행해서 필요할 듯 싶다.

 이외에도 민주당 김홍일 의원이 분양가 내역공개,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부동산 보유세를 주장하였다.

 

▶재경위/국세청 국정감사

 

재경위는 부동산 세제 문제가 집중하여 거론되었으며, 부동산 투기억제를 위한 국세청 역할에 대한 문제제기가 중심적 질문내용이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지난 2002년부터 2003년 8월말까지 있었던 국세청의 부동산 투기 관련조사 실적자료 분석을 근거로, 국세청의 ‘부동산가격 잡기용’ 세무조사가 투기행위가 노출되더라도 관련세금이 투기소득의 34%수준에 불과하여 효과가 없는 엄포행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한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세무조사가 부동산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주무부서인 국세청이 동원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임을 인식할 때, 이 의원이 지금과 같은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에 반해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현재의 효과없는 국세청의 전시단속의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암행단속과 부동산 탈루세금 적발시 성과금제 도입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도 국세청의 실효성없는 세무조사 행태를 비판하며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한다는 겁주기로 투기를 잠재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실이다라고 주장할 뿐 다른 일체의 대안제시가 없었다. 임태희 의원은 경제부처를 거치고 당의 정책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부동산 문제, 세제개편 등에 대한 대안은 너무도 빈약하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임 의원의 경우가 그간의 경험과 활동을 근거로 부동산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입장을 제안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통합신당 김근태 의원은 현재의 부동산투기가 실거래가 파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이중계약서가 관행화된 상황을 꼬집으며 그에 따른 실질적인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중계약서를 근절하기 위한 부동산거래종합전상망 구축, 표준계약서제 도입, 실거래가로 과세표준 일원화 등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의 핵심적 사안이 과세기준을 어떻게 실거래가 전환시키고 어떤 수단을 채택할 것인가인데 이 문제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어 신선하다.

  한나라당 김정부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부도산보유세 개편방안이 투기억제라는 긍정적인 목표에도 불구하고 과세표준과 평가기관 등이 제각기 다른 상황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며 현재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를 위해 건물·토지 등 과세목적물의 공정한 가격을 산정하는 독립된 평가기관을 신설해야 한다며 실질적이고 참신한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