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금융] 2003년 국정감사 평가 1 : 신용불량자 문제

신용불량자 문제에 대한 국정감사 평가서



1. 현 황


  신용불량자 341만명. 이는 우리나라 전제 경제활동인구 중 14%가 신용불량자인 셈이다. 가계대출과 신용불량자 증가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가계부도로 인한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현재와 같은 신용불량자 증가는 거시적 측면에서는 몇 년째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 개인소득의 감소를 그 원인으로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신용카드사에 대한 규제완화로 인해 신용카드사의 무분별한 카드발급, 이에 대한 정부의 감독소홀 등으로 초래된 측면이 크다. 


 최근에는 연체자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무리한 채권추심으로 자살하거나 카드빚을 갚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등 이제는 신용카드, 신용불량자 문제가 경제적 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경제전반에 대한 종합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며 이와 더불어 금융기관 및 신용카드사에 대한 건전성 규제 감독, 신용평가 시스템의 정착, 신용불량자의 사회적 갱생제도 마련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신용카드사에 대한 건전성 규제, 신용회복지원제도의 도입, 통합 도산법 제정 등을 시도해 보고 있지만, 실제적인 효과 면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상태이다.


  따라서 이번 국감에서는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부 당국의 역할이 중요한 바, 재경부, 금감위 등 주무부서의 이 문제에 대한 대응과 정책을 면밀히 평가하고 그에 따른 실질적 개선책을 마련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2. 의원들 질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신용카드, 신용불량자 문제는 경제정책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재경부와, 신용카드 및 신용카드 주무부서인 금감위·금감원이 연관이 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각각 부서의 해당 상임위인 재경위와 정무위에 대한 모니터를 진행했다.


  두 상임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다음과 같다.


  먼저, 긍정적 평가로는 첫째, 의원들 대부분은 신용불량자 발생원인과 급증원인에 대해 공통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즉, 신용카드의 무분별한 카드 발급⇒정부의 신용카드정책의 실패⇒개인회생시스템의 부재⇒신용불량자 급증 등으로 이어지는 현재 상황에 대해서 인식을 같이 하고 있었다. 사실 현재의 신용불량자 문제는 신용카드의 부실경영, 정부감독 실패, 신용불량자 양산 등이 모두 연동된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만을 봐서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런 점에서 의원들은 문제의 심각성과 원인, 과정에 대해서 대체로 올바르게 파악하고 있었다.


  둘째, 다른 어떤 사안보다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안들이 의원들을 통해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신용불량자 그룹을 세분화하여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방안, 신용카드사의 완전정상화를 위한 획기적인 개혁조치, 신용불량자가 되기 이전에 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채무자 쉼터 마련 등 신용불량자, 신용카드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전에 제시되지 않았던 참신한 방안들이 제안되었다. 이러한 방안들은 이전까지 정부가 내놓지 못했던 방안들로서 문제해결을 위한 다각도적인 시도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부정적인 평가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의 신용카드, 신용불량자 문제가 정부의 땜질식 카드대책과 감독당국의 부실감독으로 인해 초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정부당국의 책임에 대해서 제대로 규명, 추궁하지 못하고 있었다.


신용카드사의 부실, 신용불량자의 증가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 원인에 대한 분명한 책임 규명이 있어야 하며, 이는 재경부와 금감위, 금감원 등 주무부서와 부실경영한 카드사에 대한 철저한 책임규명과 그에 따른 처벌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이것이 전제될 때 비로소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 대안이 제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수 몇명 의원들만이 카드사 부실경영에 대한 경영진의 엄격한 책임부과와 감독당국의 안이한 대책에 대한 책임부과를 말하고 있을 뿐, 대다수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간과하고 있었다. 신용카드, 신용불량자 문제의 상당부분 책임이 정부당국에 있음을 주지할 때 의원들이 이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둘째, 거창한 문제제기와 빈약한 대안제시를 지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국감은 전반적인 경기침체 상황과 부동산 문제, 신용불량자 급증 등과 같은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민생현안 중심의 정책국감이 되었어야 한다. 이는 현안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 못지 않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대안이 제시될 때 실효성 있는 국감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의원들은 신용카드, 신용불량자 문제에 대한 심각하게 또는 거창하게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과 정책은 비약한 모습을 보였다.


3. 개별의원들에 대한 평가


▶재경위/재경부 국감


  신용불량자 문제와 관련한 의원들의 정책제안 중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신용불량자 대책 이대로 좋은가?’라는 정책연구보고서를 발간, 신용불량자의 채무증가과정을 사례로 소개하고, 수요자인 채무자를 고려한 균형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또한 민간주도의 채무자 상담기구 설치, 은행의 자발적 지원제도 및 채권추심과정에서의 문제, 신용회복지원회의 운영개선 등을 제안했다. 이는 채무자의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갱생을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면에서 높이 평가할만 하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의 경우 ‘신용카드사의 완전정상화를 위한 획기적 개혁’을 강조하여 주목받을만 하다. 현재의 신용카드, 신용불량자 문제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부감독정책의 실패, 특히 신용카드사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정부감독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정부는 부실한 신용카드사에 대해 올바른 원칙을 가지고 신용카드사를 감독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원리에 근거한 문제해결방식이 시급 도입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신용카드사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 등 신용카드사가 완전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강 의원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무위/금감위·금감원 국감


  통합신당 박병석 의원의 경우 개별카드사의 허위과장광고를 통한 회원모집과 연체율 축소보고 등을 부각시켜 신용불량자 급증 원인제공과 신용카드사의 부실경영실태를 그대로 드러내 주었다. 카드사의 허위과장광고를 통한 회원모집 행위는 소비자들을 현혹시켜 소비를 부추킬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신용불량자 양산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또한 카드사의 연체율 축소 보고는 신용카드사의 부실경영의 사례이며 결국 이 같은 카드사의 부실경영은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박 의원의 지적은 구체적인 사례를 근거한 시의적절한 지적이라 할 수 있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의 경우 신용불량자, 신용카드 문제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제기에 걸맞는 종합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었다. 부실한 카드정책, 부실경영한 카드사에 대한 제재 부재, 실효성없는 신용회복제도 등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신용불량자 완전사면 혹은 불량자등록제도 폐지, 연체금액이나 연체기간 등을 고려하여 신용불량자 그룹을 세분화하여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신용카드사들에 대한 건전성 규제강화,금융기관들의 신용평가능력의 제고를 위한 사전조치들을 취할 수 있도록 현행제도의 개선을 제안했다. 박 의원의 이러한 접근은 문제제기는 거창하지만 대안제안에 있어 지엽적이거나 단편적인 다른 의원들과 비교했을 때 실질적이고 종합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자민련 안대륜 의원의 경우 신용카드, 신용불량자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신용카드사에 대한 연체율 기준을 한시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관치적 행태를 보였다. 사실 다른 의원들이 지적했던 감독정책의 실패는 바로 원칙과 시장원리에 근거한 신용카드 감독정책의 미집행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 의원의 경우 이제까지 감독당국이 보였던 관치행태와 같은 관점으로 ‘현재의 연체율 10%기준이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만큼 한시적으로 연체율 기준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 문제의 해결은 커녕, 문제를 더욱 심각케 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