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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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평화] 20031014_2003 국정감사 평가 3 : 이라크 파병


1. 현 황


 

 미국의 이라크추가파병 제의로 인해 국군전투병의 이라크파병문제는 국민적 이슈로 등장하였다. 미국측이 요청한 파병내용은 소위 ‘폴란드형 사단’으로 최소 3천명에서 최대 1만명 이상에 이르는 경보병 사단으로서 이라크 북부 모술 등지에서 치안유지를 담당하게 될 것이며, 다국적군으로 편성될 경우 국군이 사단사령부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국군전투병 파병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국내여론은 곳곳에서 찬반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시민, 사회단체들도 이라크에서의 완전철군을 주장하는 반전반미운동진영에서부터 조기파병 적극지지를 주장하는 극우보수진영에 이르기까지 극한적인 국론분열의 지경에 이르고 있다. 한국전쟁이래 50년간 지속되어온 한미동맹문제와 전후복구사업참여와 국가신인도 같은 경제적 국익을 근거로 청와대와 정부관료들은 파병불가피론을 퍼뜨리고 있는 반면, 명분없는 불법침략전쟁의 뒷처리를 위해 우리 젊은이들을 사지(死地)로 내보낼 수 없다는 국민정서간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UN안보리의 결의안 채택이라는 변수와 북핵문제 및 주한미군재배치와의 연계설, 개방압력과 같은 미국의 경제보복 우려, 이라크 내 후세인추종세력들의 테러위협 증가 등의 요인들로 파병여부에 대한 판단은 그야말로 난제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정부는 9월 24일 현지조사단을 파견하였으나 구성면에서 파병지지입장의 정부측 인사들이 대부분이라 미국의 요청에 대한 실무검토 즉, 파병을 전제로 조사활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시민사회의 의혹이 불거졌고, 10월 3일 귀국이후 공개한 보고서 내용을 놓고 객관성 시비와 부실조사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미안보연례회의가 개최되는 10월 24일 미국방장관 럼스펠트의 방한시점에 맞춰 미국의 추가파병 요청에 대한 정부측 답변이 준비되고 있다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자식들을 전쟁터로 내보낼지도 모르는 수십만 군인가족을 포함한 국민들은 도무지 언제, 얼마나, 어디에, 언제까지, 어떤 병력이 파병될 것인지에 대해 하나도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없다.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추가정보는 커녕 오직 들리는 것은 소위 한승주 주미대사의 무조건파병론, 김진표 재경부장관의 파병국익론, 윤영관 외교부장관의 조기파병론 등 각료들의 잇따른 돌출발언 뿐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여론수렴이니 민의반영이니 하며 시간때우기로 일관하다가 이제는 아예 파병결정을 내려놓고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여론 또한 점점 시민사회에 팽배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금번 추가파병문제는 인종 및 종교갈등과 반미시위로 불안한 이라크사회, 게다가 테러라는 불확실한 위험이 도사리는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이러한 때 최종적으로 파병동의안 처리권을 갖고 있는 국회는 국정감사기간을 맞아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정책질의를 통해 파병문제를 둘러싼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의원들의 판단근거가 되는 자료와 정보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사명을 부여받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국방부와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외교통상부, 청와대를 소관부처로 하는 국방위와 통외통위, 행자위 등 해당상임위 국정감사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다.


2. 주요질의내용 요약

 

-이만섭 : 신중하지 못한 정부태도를 추궁하고 대통령 입장표명을 강조하면서 안보리결의로 명분을 쌓을 것을 주장

-최명헌 : 정부당국자의 여과없는 돌출발언이 국론분열을 가속화함을 지적하며 신중론 피력, 이후 우방국이 어려울 때 화끈하게 돕자는 조기파병론으로 전환

-강창희 : 소규모파병으로 지휘권을 얻지 못함에 따른 민족자존심 언급, 다국적국 지휘시의 군사전략적 이익과 부정적 효과 질의, 파병거부시 한미관계 영향 추궁, 베트남전 당시 출장과 교대병력 명목의 미군파병 전력을 문제제기, 감정적인 국민여론에 맡겨서는 안되며 6자회담 연계 불가와 한미공조관점에서 파병주장

-박양수 : 국민투표실시 검토 건의, 명분과 국익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비전투병 대폭파병 제안,  북핵관련 6자회담 및 주한미군 재배치 등 안보현안과 연계한 실리확보 주문

-박세환 : 미2사단 재배치나 철수시 비용과 파병비용을 자체분석, 정부파병원칙이 한미관계나 국익이 아닌 이라크국민들의 한국인식문제라는 점을 추궁, 한보관계장관회의 늑장소집 이유질의, 주한미군 재배치의 최대한 지연 등 안보환경과 연계된 파병찬성 피력

-최병렬 : 파병관련내용을 알아야 제대로된 여론형성이 가능하므로 정보공개를 강조, 여론수렴 방법과 일정공개를 요청하고 부처간 이견발생의 이유와 실체를 추궁

-이상득 : 여론형성에 전제되는 관련정보공개의 강조, 국익의 실체와 손익분석 요구, 협상전략에 대한 실리 강조, 6자회담 연계 등 협상카드의 공개는 외교적 미성숙임을 지적

-이용삼 : 정부관료들의 이견 질책, 현지조사단 외 군대체시설 소요에 관한 국방안보평가단 구성 제안

-이경재 : 이라크현지 한국군 반응이 좋음을 근거로 실리차원의 파병독려, 여론눈치보기가 아닌 정부입장 추궁

-이연숙 : 파병선행조건 질의, 6자회담 연계 의혹 추궁, 1차 파병의 교훈에 대한 질의

-유한열 : 국익론의 실체 추궁

-서청원 : 정부방미단은 국방부 결정이 아닌 NSC결정임을 확인해냄

(장영달 위원장 : 서희부대와 제마부대의 파병기간 연기 혹은 비전투병 증원론 피력, 국회차원의 추가조사단파견 제안)


3. 의원질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1) 평가의 한계

 

 국정감사는 공개가 원칙이나 국방위원회는 국가기밀과 관련된 사항이 논의되는 이유로 비공개가 관행화되어 있어 방청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욱이 피감기관인 국방부나 육군본부 등도 군사시설로 출입이 제한되어 금번 국감기간 중 유일하게 현장모니터가 가능했던 것은 국회에서 이뤄진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이하 NSC)였다.

 

 

 물론 통외통위 미주지역 현지감사에서 이라크파병과 관련한 문제가 일부 제기된 바 있으나 부분적인 질의수준이라 생략하였다. 그리고 9월 22일 첫날 국방부 감사시 질의내용은 의원질의서와 보도자료, 신문기사를 참고하였다.

 

 현재 10월 10일 국방부 종합감사에서 이라크현지조사단의 부실조사에 대한 집중질의가 예상되고, 10일과 11일에 있을 외교통상부 감사에서도 한미동맹, 주한미군재배치, 북핵문제연계설 등 이라크추가파병과 관련된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서는 주로 9월 29일 국방위의 NSC 감사에 대한 현장모니터를 중심으로 평가를 하였으므로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2) 평가 원칙

 

 국정감사의 의의는 국회가 국정감사를 통해 국정운영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입법과 예산심의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며, 국정의 잘못된 부분을 적발·시정함에 있다. 특히 매년 정기국회에서 20일간 시행되므로 소관상임위는 피감기관에 대하여 1년간의 운영실태를 종합적으로 감사하게 된다. 또한 입법에 대비한 정책감사 목적은 물론 뒤이은 내년도 예산안 검토를 위한 자료수집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9월 초순 갑자기 불거진 미국의 이라크추가파병 요청문제는 중대한 이슈이기는 하나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국감현안은 아니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의원질의내용 중 이라크추가파병과 관련한 총량비중은 주요평가기준으로 잡지 않았으며, 주로 문제제기능력이나 대안제시, 일문일답을 통한 답변유도능력, 질의내용의 공익적 관점 등과 같은 질적인 측면만을 평가하였다.
(Best국회의원에 대한 선정도 이라크파병문제와 감사전반으로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본다)


 

3) 총 평

 

 9월 22일 국방부 국정감사에 앞서 장영달 국방위원장이 여야 간사를 불러 이라크추가파병 여부는 본회의에서 심도있게 논의하자고 요청하였으나, 국민적 최대관심사임을 반영하듯 관련 질의와 주문이 이어짐.

 

 전체적으로 전반부에서는 사실확인과 정책주문 수준의 신중함이 엿보인 반면 후반부로 갈수록 파병에 대한 의원들의 소신을 피력하는 자리로 전환함. 예를 들어 첫날의 국방부 감사때와는 달리 NSC 감사에서는 파병찬반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늘어놓고 피감기관장의 견해를 묻는 것이 대종을 이룸.


 

4) 주요흐름별 세부분석

· 초반부는 사실확인에 대한 단편적 질의 : 전 의원이 미국측 추가파병요청의 실체, 정부측 논의내용, 방미단 실체, 정보수집활동 계획 등을 질의

· 여당의원들의 정부관료들의 잇따른 이견제시와 국론분열 현상 추궁 : 이용삼의원, 이만섭 의원, 최명헌 의원이 정부의 돌출발언 자제를 촉구, 대부분 신중론 강조, NSC 국감에서 박양수 의원은 국론분열 극복방안으로 오히려 국민투표를 제안

· 야당의원들은 정부의 여론에 의존하는 행보 비판 : NSC 국감 때부터 한나라당은 합리적 국민여론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관련정보의 공개를 선행되어야 함을 집중적으로 지적함(최병렬, 이상득) 나아가 감정적인 국민여론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제기됨(강창희)

· 파병찬성 의원의 경우, 미2사단의 이동가능성을 이슈화함 : 강창희 의원은 1966년 베트남전 당시사례를 들며 국방안보위협을 거론, 박세환 의원은 미국의 주방위군과 예비군 소집대기령을 근거로 한국의 파병불가결정에 대한 미2사단병력이동 가능성을 언급하였고, 나아가 미2사단 보유장비를 근거로 주한미군 대체전력확보비용과 파병유지비용을 비교분석하며 논리를 전개함, 천용택 의원은 입장을 보류한 채 대외군사외교 강조, 이용삼 의원은 무관해 보이는 국방안보전문가 중심의 군대체시설 소요 및 국방안보종합평가단 구성 제의

· 파병반대입장은 대부분 조건부 : 이만섭 의원은 유엔안보리 결의를 통한 명분획득을 전제로 찬성기조, 박양수 의원은 명분과 실익을 모두 확보하는 대안이 비전투병파병임을 강조, 장영달 의원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치안유지효과가 회의적임을 근거로 비전투병 증원 선호.

· 6자회담 연계설에 대한 이견 : 박양수 의원은 안보상황을 고려하여 실리확보 차원에서 적극 동의, 이상득 의원과 이만섭 의원은 협상카드를 공개한 것은 외교적 미숙임을 지적, 강창희 의원은 파병지연시 불이익을 강조하며 한미공조에 위배되는 6자회담과의 연계를 비판, 최명헌 의원도 품만 팔고 욕먹지 않으려면 조건없이 화끈하게 도와주자고 의견 피력


 

5) 기 타

 정책감사가 정착되기 위해 몇가지 지적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첫째, 보안상의 이유로 직접답변의 공개를 피하고 상당부분 서면답변을 요구한 점은 자료수집에만 급급할 뿐 국민의 알권리 측면을 도외시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 둘째, 시간상의 부족을 이유로 일괄질의로 일관한 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특히 NSC 감사일정을 보면 오후에 잡혀있는 청와대 시찰을 포기하더라도 질의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여 일문일답을 통해 피감기관으로부터 구체적인 답변을 이끌어내려는 집요함이 부족했다는 점이 아쉽다.

· 셋째, 몇몇 의원들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는 했으나 대부분이 단순의견질의에 머물렀으며, 심각한 경우 질의서 낭독에 그치는 경우도 있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우선 성실성을 꼽을 수 있다. 전국구 의원이 많음도 이유일 수 있으나 강창성 의원을 비롯하여 국방위원 대부분이 당 중진의 원로급의원들이 많음을 감안하면 높은 출석률과 자리지키기 노력은 보기 좋았다.

 

 또한 여야를 막론하고 반복, 중복질의는 삼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준비한 질의내용이라도 과감히 생략하는 협조적  운영태도는 과거 폭로성 발언과 정치공세로 일관하던 것에서 진일보한 측면이라 말할 수 있겠다.


 

4. 정부측 답변에 대한 적절성


 

 나종일 NSC사무처장은 주변 실무자의 도움 없이는 답변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답변능력 부족을 드러냈으며, 의원질의에 대해서도 서면대체를 요구하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함


5. 국방위 국감 Best 의원


 

 국감전반에 대한 국방위 평가라면 성실한 국감준비와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 등 독특한 문제제기로 돋보인 박양수 의원을 베스트로 꼽을 수 있을 것이며, 군사안보적 전문지식이 뛰어난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이 그 다음이 될 것이다.

 

 다만 이라크추가파병문제와 관련해서는 전술한 바와 같이 평가의 한계가 크므로 베스트 위원을 꼽기보다는 부문적으로 우수한 의원을 언급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

 

 우선 풍부한 자료준비와 치밀한 논리전개 측면에서는 미2사단의 이라크파병에 따른 비용분석 등에서 돋보인 박세환 의원을 꼽을 수 있다. 한편 날카로운 질문은 주로 야당중진들에서 많이 나왔는데, 특히 최병렬 의원이 일문일답을 통해 여론에만 빗대는 정부를 질책하며 충분한 정보공개와 여론형성을 강조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대안제시면에서는 박양수 의원이 국민투표를 실시를 제안하였으나 효과성과 부작용에 대한 검토는 미흡한 단순제의 수준이었으며, 위원장이기는 하나 장영달 의원이 국회조사단의 현지파견에 대한 제의는 유의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