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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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

경실련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직후 진행된 공공기관장 임명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 당시 경실련은 불투명한 후보 추천 과정과 구체적이지 못한 심사기준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공기관별(공기업 16개, 준정부기관 4개) 기관장 임명 실태를 분석했다. 올해는 이명박 정부 첫해 임명된 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이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공공기관장 임명은 여전히 ‘낙하산 인사’와 ‘보은 인사’와 같은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실련은 2009년에서 2011년까지 이뤄진 공공기관의 기관장 임명 과정이 관련 법령과 그 취지대로 준수되었는지 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의 활동 실태 등 임명과정 전반에 대한 분석과 기관장이 연임된 기관의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비교ㆍ분석했다.

 

 <조사대상>

2009~2011년 기관장 교체를 완료한 공기업과 연임된 공기업 27개(시장형14 +준시장형13)

-기획재정부 2011년도 공공기관 지정 공기업을 대상으로 함

①시장형 공기업

-교체기관(5): 인천항만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연임기관(9):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공항공사, 부산항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인천국제공항공사

②준시장형 공기업

-교체기관(10): 한국철도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조폐공사, 대한주택보증주식회사, 한국감정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한국도로공사

-연임기관(3): 한국마사회,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기관장 임명 법적 절차>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신임 기관장 임명 시 (1)해당 공공기관의 이사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2)임원추천위원회에서 임원후보를 심사한 후 (3)후보자를 복수 선정하여 주무기관 장에게 추천 (4)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주무기관 장은 그대로 대통령에게 제청토록 하여 (5)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있다. (다만, 기관 규모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 이하인 공기업의 임명권자는 주무기관의 장이다.)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공기업ㆍ준정부기관의 임원은 1년을 단위로 연임될 수 있다. 이 경우 임원의 임명권자(대통령 혹은 주무기관장)는 임원의 구분에 따른 사항을 고려하여 임원의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기관장의 경우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고려하여 결정한다.

 

 <총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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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관의 임원추천위원회와 정부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활동 무력

<서류심사 하기도 전에 최종후보자 추천 수 ‘3-5배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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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추위는 활동 과정에서 해당 기관이 정한 선정기준에 따라 독립적으로 심사를 하고 기관장 후보에 준한 사람을 복수로 추천해야 한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심사 기준에 따라 심사, 평가하여 기관장의 자격에 부합하는 후보자를 최종 선정해 추천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 기관들은 정부 지침을 우선시 해 서류 심사가 끝나기도 전에 최종 추천할 후보자수를 3-5배수로 이미 결정하고 있었다. 경실련이 분석한 결과 총 15개 기관 중 8개 기관이 서류심사 전, 최종후보자 수를 결정하고 있었다. 자격에 부합하는 후보자가 얼마나 될 수 있을지 알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추천할 최종 후보자수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스스로의 기관장 추천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미 결정된 후보자 추천수를 고려하면 최종 심사 후에 자격이 없는 후보자들이 그대로 추천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인사소위 심의결과가 전체회의에서 100% 그대로 통과, 

명단 비공개/회의록 미작성/정보공개 미적지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공기관운영위)는 회의의 효율성을 위해 세 개의 분과위원회(인사보수소위원회, 공기업선진화추진윈원회, 공공기관경영개선추진위원회)를 두고 있다. 조사 결과 임원추천과 관련된 인사사항은 본회의에서 바로 심의ㆍ의결하지 않고 효율성을 위해 둔 인사소위원회(이하 인사소위)가 사전에 심사하고 그 결과가 본회의에 올라가 그대로 통과되고 있었다. 공공기관운영법 시행령에 따르면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공공기관운영위는 필요시 소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소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은 운영위원장(기재부장관)이 지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가 원한다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위원들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후보 추천 심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구성도 정부 마음대로 할 수 있고, 회의록도 작성되지 않는 소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대한 공정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2) 임원추천위원회를 형식적으로 구성

<임추위 외부위원 최소화, 임추위원 명단은 비공개>

-기관들은 임추위에 민간위원이 참여 하도록 해놓고 그 수를 최소화 하고 있다. 석탄공사, 방송광고공사, 조폐공사는 비상임이사 5인에 민간위원은 그 절반수준도 못 미치는 2인으로만 구성했다. 도로공사는 비상임이사가 8인으로 7인까지 민간위원을 구성할 수 있는데 3인의 민간위원을 구성하였다. 석탄공사의 경우 한 이사가 계속해서 밥값이 나간다는 명목으로 4명의 민간위원을 선임할 수 있는데도 2명을 선임하자고 주장하는 경우(2009년 14차 이사회 회의)도 있었다. 결국 민간위원 참여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끼워놓는 수준으로 구성하려고 한 것이다. 특히 이들 민간위원 중에는 내부구성원대변자 1인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외부 민간위원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상황이다. 외부민간위원의 형식적 참여는 추천과정에 있어 외부자의 객관적 의견을 반영시키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내포한 것으로 후보추천의 공정성 결여라는 비판과 함께 제도적으로 민간위원 참여 보장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3) 기관장 후보추천 과정의 투명성 부족

<임추위 구성과 활동에 대한 회의록 부실 / 비공개>

임추위 구성과 활동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이사회ㆍ임추위 회의록은 대부분 전문이 아닌 주요 요지만을 작성하거나 몇몇 기관은 비공개 했다. 15개 기관 중 회의록 전문을 기록해 공개한 곳은 이사회 회의록이 8곳, 임추위 회의록이 5곳으로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회의록이라고 하는 것은 회의의 시작부터 끝까지 진행된 논의 안건, 참석자의 발언 등 회의 전체가 모두 기록된 것이다. 이사회와 임추위가 안건내용, 회의결과 내지 발언요지만 정리하여 기록하는 것은 회의가 존재하는 취지와 의미에 맞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적실성 없는 기관장 심사기준

<추상적 심사기준들 난무, 해당 기관의 임명자 전문적 경험 없어>

15개 공기업의 심사기준은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내용만을 제시해 놓고 있어 최종 후보를 선별해 내는데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15개 공기업 임명자들의 약력을 조사한 결과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경험을 갖춘 인사라고 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인사도 있었다. 철도공사는 철도사업 또는 기업경영 전문지식과 경영마인드가 기준으로 되어 있지만, 임명자의 약력에는 철도사업 관련한 경험이 없었고 기업경영과 관련해서는 보안관리 회사의 회장으로만 1년 정도 역임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개발 및 국제비즈니스적인 면을 보고자 하는데 임명자는 비즈니스보다는 법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5) 이사회의 기관장 경영계약서(안) 논의ㆍ작성 엉터리

<경영계약서 사전에 논의ㆍ작성하지 않음, 임기만료 기관장이 계약(안) 정하는 이사회에 참여>

이사회에서는 심도 있는 논의 후에 기관장 경영계약(안)을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이사회는 지금 정하지 않아도 임원추천위원회와 주무부처 장관에 의해 재협의하거나 최종 임명자가 선정되고 나서도 협의ㆍ변경할 수 있는 것을 알고는 논의하는 것을 미루거나 기존안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여 실무진의 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또한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임기가 만료되는 기관장이 이사회에 참여하여 이 부실한 경영계약서를 절차상 통과시켜만 주라는 발언을 한다. 이사회의 구성에는 기관장이 포함되지만 차기 기관장의 경영계약 작성 중엔 기관장이 참여할 수 없도록 되어 있음을 어기면서 기관장 참여 제한이라는 법적 조항에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

 

6) 정부의 기준 없는 기관장 연임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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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부산항만공사의 3년 평균 경영평가 등급은 ‘B’ 이하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평가 결과가 꾸준히 상위 등급이거나 임기 동안 기관의 평가 등급이 올라가야 실적이 좋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4개 기관의 연임된 이유를 성적으로 보는 것은 객관적인 근거가 되지 않는다. 특히 부산항만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3년 동안의 성적이 27개 공기업 중에서 최하위라 봐도 무방했다. 두 기관과 같은 기간에 임명되어 교체된 한국전력공사, 도로공사는 두 기관보다 경영실적 평가결과에서 더 높은 성적을 얻었다.

 

7) 특혜성 인사(낙하산인사,보은인사) 사실로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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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공기업의 직무와 전혀 연관이 없지만 임명권자와 아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기관장들이 임명되어 ‘낙하산 인사’와 ‘보은 인사’의 성격을 확연히 보여주었다. 허준영(철도공사)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역임할 때 경찰청장직을 맡았던 인물이며 또한 대학 선후배 관계로 전혀 철도산업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임명되어 낙하산 인사임을 확실히 보여준다. 이원창(방송광고공사)과 변정일(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은 전 한나라당 의원 출신이며 마찬가지로 직무 관련한 이력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상 3개 기관이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직무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장으로 임명되는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를 보여주고 있다. 노기태(부산항만공사), 이지송(토지주택공사), 정승일(지역난방공사), 이참(관광공사), 김중겸(전력공사), 장석효(도로공사), 권진봉(한국감정원)과 같이 직무와 관련 있는 최소한의 이력을 갖고 있다 해도 최종후보 3-5배수 추천 등의 불투명한 임명 구조를 갖고 있는 한, 기관장에 적격인 인사 보다는 임명권자와 가까운 인사가 임명될 수밖에 없어 기관장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의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개선방안>

(1) 기관장 추천을 위해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주요 요지가 아닌 회의록 전문 작성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이를 공개해야 한다.

(2)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효율적인 인사심사를 위해 구성한 인사소위원회의 구성 명단을 공개하고 회의록 작성을 의무화해야 한다. 인사 관련한 모든 의혹을 떨치려면, 정부가 개입하는 과정상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법취지와 의미에 맞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갖추어야 한다.

(3) 추천 심사기준에 따른 세부적인 심사 결과 내용을 공개하여 심사 추천의 적정성에 대한 사회적 검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4)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에 있어 민간위원을 확대해야 한다. 민간위원 확대를 법에서 보장하고 범위 내에서 민간위원을 적극 참여시켜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5) 기관장 연임결정에 대한 절차가 구체화 되어야 한다.임명권자가 경영평가실적이라는 적용도 되지 않는 기준으로 임명권자의 주관이 들어가는 구조가 없어지고 부적격자의 연임을 견제할 수 있게 공공기관운영위의 공정한 회의를 다시 거치도록 해야 한다.

 

<총평>

이번 공기업 기관장 임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정부의 기관장 임명 과정은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와 같은 논란을 가능토록 만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임추위와 공공기관운영위의 활동에서 임명자 추천을 위해 심사하는 두 기구는 형식적인 기구로 전락하여 법적 취지와 의미는 상실하였다. 결국 절차상으로만 복잡하고 정당하게 보일 뿐, 그 내면은 정부와 대통령이 원하는 인사들로 기관장이 채워지고 있었다. 이 구조는 임명된 인사를 조사해 본 결과 특혜성 인사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론적으로 낙하산 인사와 보은 인사와 같은 특혜논란은 논란으로 잠식될 것이 아니라 분명히 밝혀져 임명과정과 법적 절차부터 다시는 이러한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공기업 임명 실태 분석 보고서 전문은 첨부파일을 참조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