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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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2012년 새해 경실련 운동의 방향

고계현(경실련 사무총장)

 

2011년 초에 경실련은 과거와 다른 몇 가지 결의를 한바 있습니다. 첫째로 정치적 의제보다는 민생의제에 집중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시민적 이익에 부합하다면 적극적으로 먼저 제기하고 실천하여 모든 사회적 이슈 한가운데 경실련이 위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으며, 마지막으로 시대흐름에 조응하여 SNS시스템을 활용하여 시민들과 직접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운동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결의에 따라 사무국을 과거 실국 중심의 부서 단위에서 팀제로 전환하여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되 기동성을 확장하여 운동의 실행력을 높이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위 결의대로 경실련 운동이 진행되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습니다. 민생의제 중심의 운동을 표방하여 MB물가 실태조사, 반값아파트 지속추진, SSM 등 영세자영업자 대책 마련, 대학 등록금 대응,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운동 등을 진행했지만 운동이 집요하지 못했으며 그 대안 또한 실질에 입각하여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명료하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이것저것 손대기는 했으나 성과로서 확정지을 수 있는 수준의 결과는 없었습니다. 사회적 현안과 이슈에 대해 속도감 있게 반응하여 경실련이 이슈의 중심 한가운데 있게 하자는 것도 의사결정 과정의 비효율성과 이슈에 대한 공부와 전문성 부족으로 실기한 것이 많았습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책임성 있게 대처할 수 있는 이슈는 발빠르게 대처함으로써 조그마한 변화의 움직임을 마련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회원들과 시민들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운동과정을 SNS체제로의 전환한 부분입니다. 아직 오픈하지 않았지만 인터넷홈페이지는 경실련 운동이슈들이 실시간으로 SNS체제로 시민들과 소통될 수 있도록 개편 중에 있고, 상근활동가들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SNS체제를 활용할 수 있는 틀을 갖추었습니다.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학습을 통해 기술적인 측면에서 일정 수준에 오르면 경실련 운동의 수단을 새롭게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2012년 새해는 2011년의 성과를 계승하면서도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여 명실공히 경실련 운동의 변화상을 시민들과 회원들께 보여 줄 수 있는 첫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경실련이 반드시 참조할 것이 있습니다.  

근래 시민운동의 위기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위기론의 근거로 먼저 시민들 스스로 온라인 등을 매개하여 자발적 결사와 의견표명, 행동을 직접 수행하면서 시민단체를 시민들의 대변자로 인식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점입니다. 시민단체를 시민 일반의 이익보다는 또 다른 기득권 집단으로 보는 경향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운동 의제가 정치의제에 집중되고, 특히 최근에는 일군의 시민운동가들이 특정 정파중심의 정치참여가 현실화되면서 시민운동의 정치화와 이로 인한 신뢰의 위기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실련 또한 이러한 위기론의 근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함은 사실입니다.

생각컨대 시민운동에 대한 위기론의 본질은 운동의 주체인 시민단체가 시민단체답지 못한데서 발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권력과 자본에 대한 비판과 감시, 대안제시를 본래 역할로 하는 경실련과 같은 감시형(advocacy) 시민단체는 정파적(Non-partism) 중립, 공익적(public interest)이어야 하며, 비영리적(Non-profit)이어야 합니다.

이는 시민운동은 현실적 정치세력과 연계한 정치적 편향이 있어서는 안되며, 운동의제가 보편타당성이 있어 공동체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근래 시민운동이 이러한 원칙과 기준을 잃어버리고 정작 시민을 위한다면서도 시민들이 보기에는 시민운동가와 시민단체 자신들을 위해 운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이러한 위기론이 제기된 것이라 봅니다.

                          
2012년 새해 경실련은 이러한 문제제기를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이를 해결하는 새로운 대안적 운동을 시민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첫째, 무엇보다 민생을 살리는 운동에 집중해야 합니다. 경실련하면 떠오를 수 있는 민생의제를 발굴하고 이에 집중함으로써 경실련이 민생단체로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둘째, 민생의제와 연관하여 경제민주화의 새로운 깃발을 들고 이에 전력해야 합니다.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과 9:1 사회를 해소할 수 있도록 부의 재분배와 공평과세, 공정거래를 이룰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마련과 함께 이를 내년 총선과 대선 시에 반드시 사회적 의제화해야 합니다.

셋째, 좌고우면하지 말고 시민적 이익에 부합하다면 먼저 제기하고 실천하여 실천중심의 경실련이 되도록 하는 것은 변함없는 과제입니다. 경실련이 시민운동의 리딩단체로서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도 이는 반드시 필요한 운동태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정파적 중립은 철저히 유지하여 공익적 시민운동의 기본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합니다. 즉 시민들을 위하는 관점에서는 어떤 정파와도 협력할 수 있어야 하지만 특정 정파 편향은 극복하여 시민운동의 독립성을 철저히 지켜 나가야 합니다. 이를 통해 시민운동이 권력과 자본과 대칭되는 제3섹터로서 자리매김 되도록 해야 합니다. 끝.         
                               
 

* 이글은 월간경실련 11, 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