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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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2012년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경실련 입장

조세형평성 제고와 소득재배분 외면한 세제개편안



양도세 중과세 폐지, 골프장 소비세 감면은 명백한 부자감세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강화, 주식양도차익 과세 등은 긍정적이나 미흡

정부는 어제(8일) △일자리 창출 및 성장동력 확충 △내수활성화 및 서민생활 안정 △재정건전성 제고 △조세제도 선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12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하여 일자리 창출, 내수 활성화, 서민생활 안정을 지원하면서 성장동력 확충, 조세제도 선진화 등 미래준비도 착실히 추진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안은 최근 경기침체와 경제양극화가 심화됨은 물론 조세의 불공평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조세형평성과 소득재분배 기능 강화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족하기에는 상당히 미흡한 내용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을 전반적으로 평가해 본다면 먼저, 최종안에 그간 조세불공평성을 조장했던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 및 세율인상이 제외되는가 하면,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법인보유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폐지, 회원제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등을 통해 소득상위계층에게만 혜택을 부여하고 있어 이명박 정부가 여전히 경제양극화 해소에 의지가 전혀 없으며 오로지 부자감세만을 우선에 두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둘째, 이번 2012년 세법개정안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와 주식양도차익과세는 올바른 방향이나 그 조정수준이 미흡하다.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경우 소득세의 공평과세를 구현하고 소득재분배기능을 강화할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고액의 금융자산소득자에 대해 보다 많은 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이 제도의 도입취지인데 경제 규모의 증가, 공평성의 저해로 인해 그 기준금액이 현행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인하될 필요가 있음에도 이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주식의 양도차익과세의 경우도 그 소득의 성질상 고소득계층에게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고 볼 때 고소득계층일수록 더 많이 발생하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 것은 분명 공평과세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도입 방향은 긍정적이나 그 기준이 조세불공평성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셋째, 법인세율 인상 등과 같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결여되어 있다. 

재정건전성 확보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경제가 향후 직면하게 될 고령화․저출산, 복지지출 증가, 통일 대비, 여기에 최근에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국가채무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우선적으로 준비해야 할 정책 과제이다.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기존에 이명박 정부가 실질적인 효과도 보지 못한 감세 정책을 원상회복시키는 것이며, 이는 법인세율 인상 등을 통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이같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결여되어 있다.

넷째, 국내와 역외에서 벌어지는 탈세에 대하여 국세청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제도적 장치(금융분석원의 정보제공, 입증책임 규정 등)를 마련해주어야 하는데 이런 관점에서도 개정안 내용이 매우 미흡하다.

다음으로 주요 개정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

먼저, ‘일자리 창출 및 성장동력 확충’과 관련해서는 일자리 창출효과를 다소 제고시킬 수 있느나 세부적인 내용이 미흡 내지는 부적절하여 전반적으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보인다.

고용과 연계된 추가공제율을 확대하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의 개선은 기업의 일자리 창출효과를 제고시킨다는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보여진다.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에 대한 세제지원에서 국내생산시설이 없는 해외진출 중소기업이 해외시설의 철수없이 국내에 투자하면 국내복귀기업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기업들이 장기적 계획으로 남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업에 대한 세제지원확대에서는 확대범위가 노인․부녀자․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서비스업으로 국한되어 세제지원 대상이 협소하다. 장애인표준사업장에 대한 세제제원 확대의 경우 장애인 10인 이상(고용비율 30%)을 고용하는 기업(장애인표준사업장의 기준)은 통상적인 사업영역의 기업은 이 조건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통상적인 사업영역의 사업체가 장애인을 고용하는데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서는 장애인고용비율 10% 정도로 조건 완화가 필요하다.

중견 장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가업상속공제확대를 확대한 것은 가업상속공제확대 이전에 기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요건이 함께 규정되지 있지 않아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하며 가업승계공제제도의 확대보다는 소비진작을 위해 부가가치세율 경감제도 도입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둘째, ‘내수활성화 및 서민생활 안정’과 관련해서는 양도세 중과폐지, 회원제 골프장 개별소비세 감면 등은 명백한 부자감세이며 내수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소득상위계층에게만 혜택을 주고 있다.

부동산거래 정상화를 위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는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하나 부동산 투기를 유발은 물론 가진 자들에게만 특혜를 주는 부자감세이며 현재 상황에서 기대하는 경제적 효과도 생길 가능성도 없다. 법인이 보유하는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중과제도도 폐지 역시도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명분으로 하는 부자감세에 속한다. 회원제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은 해외골프수요의 국내전환이라는 명분은 달성하기도 어렵고 소득상위계층에게만 혜택을 부여하는 셈이다. 무주택근로자를 위한 월세소득공제율 50%인상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급여수준에 따라 차등화하여 30~70%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 에너지 고효율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면제는 좋은 정책취지이나 에너지 1등급가전제품의 기준을 높게 설정하고 명확하게 하며 이행 여부를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는 경우 문제의 소지가 존재한다. 가전제품 생산기업은 개별소비세가 면제되는 부분을 이익확대의 계기로 삼고 에너지 효율성이 불충분한 제품을 1등급으로 출하할 우려가 있어 결과적으로 정부의 세수만  감소하고 기업의 이익만 확대될 수 있다.

셋째, ‘재정건전성 제고’와 관련해서는 전반적인 방향은 적절히 설정되어 있으나 실효성을 담보하기에는 그 기준이 다소 미흡하다.

대기업최저한세율의 15% 상향조정은 방향은 적절하다고 보여지만, 현재 대기업들의 과다한 조세감면 규모를 고려할 때 1%p수준은 상당히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조정율 조정은 현금영수증, 직불카드와 차별화하고 공제율을 낮춘 것으로서 적절해 보인다. 8년 자경농지 양도세감면 대상에서 출국후 2년 경과 비거주자 제외는 탈세의 온상이므로 대폭적 대상 축소가 바람직하지만 최소한 전업 농민에게만 허용하여야 한다.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 연중최고 10억을 초과하면 계좌내역을 다음해에 신고토록 하는 것은 기준 금액이 너무 높아서 실효성 없으며 계좌당 10억이 아니라 해외에 보유하는 모든 계좌의 잔액를 합산하여 2억을 초과하면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 차명계좌에 대한 증여추정 적용 명확화와 증여세 부과제척기간 연장은 탈세 방지 측면에서 적절해 보인다.

넷째, ‘조세제도 선진화’와 관련해서는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대폭적인 보완이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되었으나 그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3천만원으로 인하는 경제규모 변화와 공평성 저해 측면에서 매우 부족하고 부부합산 2천만원을 기준금액으로 인하하여야 한다. 주식양도차익과세 범위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행 지분율 3%, 시가총액 100억원 기준을 2%, 70억원으로 하향조정한 것은 이 역시도 현행 제도가 제한적 과세로 인한 과세형평성을 저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부족하며 지분율 1%, 시가총액 30억원으로 낮추어야 기존의 불평등한 조세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다. 간이과세업종별 부가가치율을 세분화고 하향조정한 것은 세분화의 경우 4단계가 아니라 5단계 정도로 조금 더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전체적 수준의 하향조정은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문스럽고 이를 통하여 간이과세가 일반과세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실련은 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안이 조세형평성과 소득재분배를 외면했다고 보고, 향후 조세형평성 제고와 경제양극화 해소라는 세제의 기본적인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정부 세제개편안의 미흡한 부분에 대한 세부적인 의견을 개진할 뿐 아니라 세제개편안을 논의하게 될 국회에 이를 관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