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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2014년 건강보험 수가협상결과에 대한 입장

 

의료계에 건강보험료 퍼주기 역대 최고치!

건강보험공단은 보험자 역할을 담당할 자격이 있는가?

 

 

지난 6월 3일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과 공급자간의 수가협상이 유형별 수가협상 이래 처음으로 7개 모든 유형의 협상이 전면 타결되었다. 평균 수가인상률은 전년도의 동일한 수준(2.36%)이지만 그나마 형식적인 부대조건도 달지 않은 상황에서 타결된 ‘순수한’ 수가로는 매우 높은 수치이다. 건보공단은 수가 인상률을 전년도 수준으로 억제한 가운데 공급자로부터 상당한 양보를 받은 것처럼 설명하고 있으나, 부대조건을 통한 제도개선을 유인하기 위한 조건도 달지 않고 공급자 ‘퍼주기식 수가인상’일 뿐이었다. 이러한 수가협상을 추진한 건보공단이 과연 국민을 대리하여 건강보험 수가협상의 책임 있는 관리주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며, 이에 우리는 2014년 건강보험 수가협상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며, 국민의 건강보험료가 더 이상 정부의 쌈짓돈이 되지 않도록 총액계약제의 전환과 함께 수가계약제도 개선을 촉구한다.

 

첫째, 수가인상률은 전년도에 이어 역대 최고치로, 유형별 수가 협상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수가협상은 유례 없는 건강보험 재정흑자가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적인 이득이 공급자에게 편중되고 있는지를 확연히 보여주었다. 특히, 수가인상을 주도한 의원과 병원의 협상 결과를 보면 더더욱 가관이다. 해마다 진료비는 수가인상률보다 훨씬 높게 증가하는데 왜 매년 계속적으로 수가를 인상해야하며, 더욱이 역대 최고치인 올해 2.36% 인상에 대한 근거는 무엇인지 건보공단은 밝혀야 한다.

 

일단, 수가인상률 측면에서 보면 가장 큰 수혜자인 의원의 경우 전년대비 0.51% 증가한 3.0%로 결정되었다. 그런데, 건강보험통계자료를 보면 의원의 경우 2012년 기준 진료비 증가율이 4.7%에 이른다. 이 규모는 동일기간 상급종합병원 진료비 증가율 4.6%보다 높은 수준이다. 진료비 증가율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의원 수가인상은 지나치게 과도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의원의 진료비 증가 원인을 보면 진료비 증가에 있어 ‘내원일수’로 인한 진료비 증가는 2.0%에 지나지 않는 반면, 내원일당 진료비는 2.7%에 이른다. 다시 말해, 진료비 증가에 있어 환자들이 의원을 찾는 이용 횟수의 영향은 크지 않는 반면, 진료의 강도(내원일당 진료비)에 의한 영향이 주요했음을 알 수 있다. 재정관리 측면에서 수가상승에 따른 진료내용의 변화 즉, 공급자의 진료행태에 기인한 진료행위량 변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즉, 진료비 관리 측면에서 의원의 수가수준은 낮다고만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수가 동결 등 통제의 대상이 됐어야 했다.

 

병원 수가협상 결과도 마찬가지이다.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 중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점유율은 2012년 기준 46.4%, 이중 종합병원급 이상은 30%에 이른다. 특히, 진료비 점유율은 그 추이가 꺾이지 않은 채 2012년에는 1.6% 더 증가되었다. 더군다나 동일기간 진료비 증가율은 5.8%에 육박한다. 진료비 점유율과 증가율만을 보아도 수가인상의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현재의 수가수준에서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들이 몸집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 확인된 이상 수가인하를 했어야 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2.3%에 이어 올해 또 다시 1.9%인상을 한 근거는 무엇인가. 일각에서는 ‘병원급 의료기관은 수가인상을 1.3%~1.5% 수준으로만 제기되었어도 합의할 의사가 있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이 보다 높은 수준인 1.9% 인상은 보험자인 공단이 수가인상을 묵인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건강보험 공단은 이와 같은 판단의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둘째, 어떠한 부대조건도 없이, 공급자들의 이득만을 챙겨주는 수가협상으로 전락되었다.

 

건보공단은 과도한 수가인상 뿐만 아니라 매년 협상과정에서 제시되었던 부대조건 마저도 생략한 채 협상을 체결시켰다. 결과적으로 공급자들이 수가인상분을 손쉽게 챙길 수 있는 유리한 상황과 조건을 마련해 준 셈이다. 그간 시민사회는 재정 관리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방식으로 부대조건이 이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건보공단이 적어도 보험자의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이라면 수가인상과 연동된 진료비 관리 기전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어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부대조건은 중요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수가인상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를 차지하는 진료량 등에 의한 영향은 공단의 관리영역이 아닌 것처럼 방치해서는 건강보험의 재정은 지속가능할 수 없다. 따라서 보험자로서 전체 진료비 총량을 관리하는 관점과 방법론을 강구해야 했다. 다시 언급하지만, 진료비 관리 측면에서 부대조건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강제했어야 할 공단이 어떠한 제약 조건 없이 수가인상에 합의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직무유기이다.

 

건보공단은 전체 유형 협상타결이 마치 큰 성과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으나, 과거 단 한 차례의 전체 유형 계약이 성립되었을 만큼 유례가 드문 일이며. 이는 의료계의 높은 수가인상 요구를 모두 수용한 결과이다. 당시에도 건강보험공단의 주요 임원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요양기관에 대폭 양보하여 계약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결코 성과로 홍보할 사안이 아니다. 올해 수가 협상은 흑자재정을 이유로 공급자 이득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퍼주기식 수가인상’의 전형이며, 이에 따른 소요재정을 보험료 인상 등 국민의 몫으로 전가시켜서는 안 된다.

 

유례 없는 재정흑자 국면이 2년간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조원이 넘는 흑자분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정책방향이 전혀 논의된 적이 없고 사회적 합의도 전제되지 않았다. 일시적 재정 흑자는 매년 국민의 건강보험료를 소득증가보다 더 과도하게 거두어 들인 결과이고, 다른 한편으로 내원일수의 급속한 감소(‘09년 증가율 7.7%에서 ’12년 2.8%로 하락)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 상황과 의료비 부담 등의 이유로 국민들이 의료이용을 자제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응당 국민들에게 되돌려 주어야지 의료계에 선심 쓰듯이 수가인상으로 퍼줄 돈이 아니다. 국민을 대리하여 보험자의 역할을 해야 할 건강보험공단은 조직의 존재 이유가 있는지 스스로 반문해보아야 한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건보공단과 복지부는 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수가협상을 진행할 능력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간 복지부는 재정운영위원회 참여단체를 보건의료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활동했던 단체를 배제하는 등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재정운영위원회 구성 권한을 휘둘러 왔다. 이제는 재정운영위원회 구성을 포함하여 수가협상에 대한 일체 권한을 국회에 이관하여 가입자의 대표성을 제고시키고 그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여 ‘가입자’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 끝으로 매년 급증하는 재정지출에 대한 가시적인 관리 조치 없이 퍼주기식 수가인상을 묵인한 건보공단은 향후 국민들의 보험료 납부 거부운동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끝.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