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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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CCEJ 칼럼] [공동대표 칼럼] 새 정부에 바란다
20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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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박상기(경실련 공동대표,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그 의미와 과제를 생각해 본다. 새 정부의 출현은 촛불을 들었던 국민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국민이 평화적 시위를 통하여 무능하고 부패한 현직 대통령을 탄핵 당하게 하고 새로운 정부를 탄생하게 한 사건은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한국 현대사의 일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광화문을 밝히던 촛불민심은 무엇을 원했던가? 기본적으로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대통령,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면서 국가의 품격을 유지하는 대통령을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주의적 이념에 투철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국회 상황으로 인하여 정책적 연합이 필수적이다. 국민의 당이나 정의당, 필요에 따라서는 바른정당과도 수시로 정책협의를 통하여 법안의 국회통과를 실현시켜야 할 것이다. 정책연합은 독일 등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정권출범을 위해 필수적인 절차이기도 한다.

반면에서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남북문제를 포함한 외교적 현안, 경제회복, 실업문제, 저출산 문제를 포함한 인구정책, 그리고 검찰개혁과 재벌개혁을 포함한 적폐청산 등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개혁과 통합을 강조하였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의 정치적 성격을 나타내는 키워드라고 보인다. 개혁은 선거운동 기간 중 주장하였던 적폐청산을 의미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간 쌓인 각종 문제점을 청산하여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작업은 새 정부의 성공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퇴보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인 검찰개혁과 재벌개혁이다.

검찰개혁은 검찰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법과 정의가 평등하게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검찰의 문민화를 통해서 법무부를 검찰조직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적 가치를 고취하고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기관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법무행정이 검찰행정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참고로 독일 법무부는 명칭부터 ‘법무 및 소비자보호부’이다. 우리나라 검찰의 문제는 견제되지 않는 권력행사로 인하여 부패, 권력과의 유착 등 각종 문제점을 야기하였다. 한마디로 검찰이 한국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까지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정도가 되었다. 검찰개혁은 검찰이 본래의 자리를 찾게 함으로써 검찰조직을 건강하게 만들고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다음의 개혁대상은 재벌이다. 재벌 중심의 발전전략이 효과를 거둔 측면도 있지만 그로 인하여 재벌공화국이라는 말까지도 나오게 되었다. 재벌문제 역시 검찰과 함께 한국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데에 있다. 재벌은 그 존재 자체가 문제이기 보다는 재벌 총수의 문제이고 재벌가의 문제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의 문제이다. 재벌 총수의 기업승계, 문어발식 기업경영을 위한 온갖 편법과 이를 제도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정경유착, 사회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정계, 관계 고위직들에 대한 관리가 우리 사회를 부패하게 만들어 왔다. 새 정부는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이를 위해 한 발씩 한 발씩 전진하여야 할 것이다.

교육개혁의 문제도 시급하다. 과학고를 제외한 자사고나 외고 등은 폐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대학입시제도는 단순화하여야 한다. 현행 대입제도는 너무 복잡해서 대학에 있는 나 자신도 우리 학교의 정확한 입시 제도를 알지 못한다. 제도가 복잡할수록 온갖 사교육이 횡횡한다. 사교육은 가정의 가처분소득을 끝없이 잠식하여 소득이 높아져도 가정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증가한 소득은 사교육 시장으로 물 새듯이 흘러가 버린다. 또한 비싼 사교육은 교육격차를 확대시켜 사회적 계층이동을 더욱 어렵게 한다.

언론 등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통합과 협치를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가 반드시 귀 담아 들어야 할 조언이다. 그러나 개혁, 청산과 맞지 않는 가치, 제도,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한 자세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서전 제목처럼 운명적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설사 약속한 공약들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이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은 분명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 혼자서 모두 할 수 있는 정치적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촛불을 들었던 당시처럼 국민의 끊임없는 지지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