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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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이야기] 책방이음 인터뷰 – 혜화동이야기
201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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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이야기 – ‘책방이음인터뷰

경실련 사무실이 있는 혜화동에 소개하고 싶은 동네책방이 있습니다. 이음은 동네책방이면서도 이윤을 남기지 않는 비영리 서점입니다. 2005년 문을 열고 2009년 12월까지는 개인이 운영하다가 운영이 어려워지자 손님으로 책방을 드나들던 조진석(현재 대표)님이 본인이 일하던 공익단체 ‘나와우리’ 사업의 하나로 책방이음을 운영하게 됐다고 합니다.

영리사업이 아니다 보니 책방운영에 수익이 0보다 높아지는 경우 플러스 되는 부분은 장학금 지급, 베트남전쟁 민간인희생자 유족과 피해마을 지원, 출판생태계를 살리고 시민사회를 후원하는 일 등을 하고 있습니다. 이음 조진석 대표님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7월 4일 책방이음 조진석 대표님과 인터뷰, 시간 내주시고 좋은 이야기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Q: 월간경실련 독자들에게 책방이음 소개를 간단히 해주신다면?

책방이음은 유일무이한 비영리공익서점입니다. 유일무이한 것을 추구한 건 아니었는데 비영리공익단체 중에서 책방이라는 공간을 활용해 공익의 범주를 넓히는 단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네요. 서점 쪽에서도 비영리 공익형태로 운영하는 곳이 없어서 원하지 않았지만 유일무이한 비영리공익서점이 된 거죠.

이 동네에 생각보다 책방이 많아요. 서점들이 많지만 각자 겹치지 않는 영역들로 공존하고 있어요. 60년 넘은 동양서림(중고생 참고서-문제지-베스트셀러-인문학), 가톨릭서원(종교), 마음책방(심리학), 풀무질(사회과학), 얄라북스(독립출간물), 방송대서점(대학교재), 알라딘중고서점 등 종류별, 주제별로 서점이 있어요. 겹치는 률이 너무 높으면 한 개 서점만 있어도 되니까 공존이 안 되는데, 서로 겹치지 않는 분야가 있다 보니 공존할 수 있는 거 같아요.

  • 서가구성이 남다르다고 생각되는데 기준이 있으신지?

일단 저희도 상업적 서점이다 보니 팔려야 한다는 최소한의 기준은 있습니다. 팔지 않으면 도서관을 해야겠죠. 잘 팔리는 책은 안 놓는다 그런 기준은 없어요. 굳이 기준이라 한다면 내가 두 번 읽고 싶은 책, 간직할 만한 책, 소장할 만한 책을 기준으로 합니다. 그림책, 동물, 생태, 사회이슈, 다큐사진, 세계문학 등의 책들이 많은데 책은 다루는 사람의 가치가 담겨 있는 것이죠. 저는 손님(독자)들에게 이런 책 어떠냐는 말 걸기를 하는 사람입니다. 토론자가 아니라 사회자, 중개자 역할을 하는 거죠.

 

Q: 책방이음 하시게 된 계기?

2008년 3월부터 이 동네에 ‘나와우리’ 사무실이 있어서 대학로로 출퇴근하게 되었어요. 서점이 있어 둘러봤는데 느낌이 좋고 분위기도 좋고 갖고 있는 책도 좋았어요. 독자가 많지 않은 책들을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운영은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올 때마다 손님이 많지 않았어요. 2008년 부흥회 하듯이 선의의 기부자를 모집하고 그분들과 같이 행사를 했지만 2009년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2009년 말에는 문을 닫는 상황이 되었어요. 2009년에 일시적인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 공간을 살리기 위한 운동 차원에서 ‘이음아트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는데 결국 대책을 못 만들고 문 닫을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대책위원이 저였어요. 그래서 제가 시작하게 됐죠. 영리(사익)라는 부분에서는 존재하기 어렵겠다 판단이 들어 지금처럼 ‘나와우리’ 사업으로 함께 하게 된 거죠.

 

(동화 ‘일투성이 제아’의 황선미 작가와의 만남)

 

Q: ‘나와우리에서 베트남 전쟁 피해자들을 돕고 관련된 회복사업을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나와우리’는 국제 인권 평화단체에요. 나와 내 이웃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뜻으로 소외당하는 사람들과 같이하는 시민단체입니다. 내년이 20주년이에요. 98년 만들어서 장애인, 외국인노동자, 위안부할머니들과 여행도 가고 같이 밥을 먹고 그분들의 삶을 이해하는 활동을 했는데 이런 단체들이 98년에 많아졌어요. 영역으로 따질 때 우리가 진정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걸 생각하니까 베트남 전쟁 피해자들을 돕는 일이었어요.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들 지원하는 활동도 하고 있었거든요.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베트남 전쟁 피해자들에게 매달 생활지원금을 보내고, 마을에 전쟁을 기억하는 위령비를 세우고, 피해자의 집을 짓고 피해마을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 사회기반시설들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됐어요. 다른 단체들이 하지 않는 일을 찾아 하게 된 거죠.

 

Q: 대학로 임대료가 비싼데, 운영에 어려움은 없으신지? 수익은 나누지만, 반대로 적자인 상황일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적자가 나는 달도 있기는 하지만 다행히 아주 많지는 않아요. 적자가 나면 ‘나와우리’에서 자금도 투여하고, 여러 수익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해결해 갑니다. 기본적으로는 외부적 지원 없이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출판사 생태계복원 사업, 장학사업 등 하고 계시는 공익사업들에 대한 조금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2009년 이음을 인수하며 이건 개인의 경영 문제가 아니라 출판계가 각자도생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한계적 상황에 직면했다고 생각했어요. 요즘은 대학원에서도 교재를 PDF로 찍어버리는데 저는 문화파괴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 수도 줄었어요. 전업으로 작가를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소설, 에세이, 사회과학의 한정적 부분에서만 많이 나오지 예술, 자연과학분야는 출판사가 손에 꼽을 정도예요.

출판사가 책을 내지 않으면 독자들이 다양한 책을 보지 못하게 돼요. 순환고리가 깨진 게 오래되었고 복원해야 되겠다 생각했어요. 작은출판사 책들을 많이 보여주고, 주제별로 도드라지게 보이게 해주는 작업을 하는 거죠. 저자 없이 독자 없고 독자 없이 저자 없는데 그래도 비중을 둔다면 건전한 출판생태계를 위해 저자들이 저자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은 국경을 넘는 지식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생산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거고, 생산자가 있어야죠. 학술적 분야에서 오리지널(original) 연구자가 나오지 않으면 파생되는 것도 없어요. 오리지널(original)을 만들 수 있는 석박사생들, 그들의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저자를 키우는 작업을 장학금 명목으로 하고 있습니다. 재일조선인 학생,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학생, 베트남인 유학생들이 수혜를 입었고 지금도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 사업이 그러다 보니 동떨어진 게 아니라 다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사회가 변하려면 사람을 기르는 작업이 필요하죠. 그 바탕이 되는 게 책이고요. 사회가 선순환되도록, 조금 더 나은 사회가 되도록 하는 굉장히 중요한 사회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네책방으로 여러 모임들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Q: 책방이음 회원들은 주로 어떤 분들이신가요?

‘나와우리’와 ‘책방이음’ 회원은 같아요. 5천 원 이상 회비 내는 분들은 뿌리회원이신데 책방의 근간이 되는 분들이시죠. 저희 운동에 공감하는 일반 시민들이 함께 해주시고 계세요. 잎새회원은 책 구입하면서 가입하시는 분들이고 줄기회원은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연 200명 정도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요.

  • 구정윤 자원봉사자(대학생)

“이음은 몇 번 책 사러 다녔어요. 종강하고 친구랑 약속이 있어 대학로 왔다가 자원봉사자 모집한다고 쓰여 있어서 바로 하게 됐어요. 책 판매, 택배발송, 추천사 쓰거나 띠지 만들어서 책 배치하는 일을 합니다. 사장님 따라서 책 사러 간 적도 있는데 재미있는 경험하고 있어요.”

 

Q: 책방이음 외에 다른 시민단체나 사회활동을 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핫핑크돌핀스라는 서울대공원 감금시설에 갇힌 돌고래를 바다로 되돌려 보내고 바다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단체도 돕고 있고, 서울아트시네마, 독립영화 다큐전용 인디스페이스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역사문제연구소, 전국역사교사모임, 노들장애인야학 등도 후원하며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월간경실련 독자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책을 추천해주신다면?

경실련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대응하는 단체잖아요. 사회학자 시대에 응답하다라고 최근 나온 책인데 돌베개에서 출판하고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김동춘 교수가 쓴 책이에요. 한국사회의 지난 30년을 한 사회학자의 글로 보는 책이에요. 경실련의 지난 30년을 사회학자의 30년 글과 비교하며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경실련이 한국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봐요.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들과 잇닿는 점에 있다기보다 정책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변하지 않는 구조적인 부분도 개선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 삶이 더 팍팍해진 것 그런 부분에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로는 변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것은 무소유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여전히 가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지난 30년 동안 잃어버린 것이 무엇일까 했을 때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모모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책방이음 입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책방, 사람과 책을 이어주는 책방 ‘이음’

동네책방으로 지역을 살리는 동시에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돌아보고, 무너지고 파괴되는 부분을 건강하게 되살리는 고마운 책방 ‘이음’입니다. 우리 가까운 이웃에 방식은 다를지라도 같은 길을 걸어가는 좋은 벗이 있었습니다.

경실련이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정책 운동, 입법 운동을 열심히 하는 동안 또 다른 곳에서는 이렇게 책방이라는 형태로 시민과 소통하며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운동들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똑같지 않아도 우리는 나란히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같이 걸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