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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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부동산 대책은 국민 주거권 보장이다
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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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동숭동칼럼 (2018년 9-10월호) / 윤순철 사무총장 

 

부동산 대책은 국민 주거권 보장이다

 

아침에 신문을 보니 “그 때 집을 샀어야 했는데” 집을 안사서 상대적 박탈감에 가정불화와 울화통이 늘었다고 한다. 결혼 앞둔 20대는 집 주소가 스펙이 됐고, 집 없는 30대는 몇 년 전에 집을 안사서 죄인이 됐고, 실기한 40대는 이제는 더 이상 서울로 이사 갈 수 없다는 사실에 우울하고, 집 있어도 고민이라는 50-60대는 주택연금 가입하고 싶어도 증여 바라는 자식들 눈치 보여 못한다는 얘기다. 지방에서 아무리 부자라 큰소리 쳐도 서울 강남에 아파트 한 채 없으면 부자가 아닌 것이 현실이 되었다. 한의학적으로 울화병은 기뻐하고, 성내고, 걱정하고, 사려가 많고, 슬퍼하고, 놀라고, 두려워하는 감정의 칠정병과 관련이 있는 데 이 중 성내고, 걱정하고, 슬퍼하고, 놀라는 감정이 부동산 울화병과 관련이 깊다고 한다.

9월 초에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 8월까지 서울 주택가격이 49개월(4년1개월)째 연속 상승해 역대 최장 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기존의 최장 상승기는 참여정부의 44개월(2005년 2월부터 2008년 9월)보다 5개월이 더 늘었다. 그리고 서울의 아파트 평균 가격도 7억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2014년 8월 한 채에 4.9억 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값은 지난달 7.2억 원으로 약 2억 원(42.1%)이나 올랐다. 강남과 용산 등 일부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1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난 곳도 많은 것으로 공개됐다.

사정이 이러니 남의 집 살이 하는 서민들이야 소득은 별로 늘지 않는 데 천정부지로 뛰는 집을 산다는 것은 언감생심일 것이다. 조금 더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품었던 중산층도 마찬가지다. 전체 가구의 44.5%(862만)인 무주택 가구들이 뛰는 집값과 자신의 소득의 괴리에 울화병이 안날 수 있겠는가? 부동산 울화병은 부동산 광풍이 가라앉거나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지 않는 한 치료법이 없다.

다급해진 정부와 여당이 나섰으나 답답하다. 집값 잡겠다며 부부합산 7000만원 초과자는 전세보증대출에서 배제하겠다고 했다가 들 끊는 여론에 밀려 하루 만에 꼬리를 내렸다. 국토교통부와 사전조율 없이 여의도·용산 개발을 공언했다가 집값 폭등에 놀란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발 사업들을 전면 유보한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러자 이번엔 국무총리 출신의 7선의 국회의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동산 안정을 위해 공급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역시 동조하고,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그린벨트 해제하여 이미 밝힌 30만 가구 외에 추가 공급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모처럼만에 협치를 본다. 그러나 공급확대는 집값만 올리는 불쏘시개가 될 것이다.

현재 부동산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분들은 참여정부 출신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표적인 공급확대론자이다. 그는 민주당 정책위의장으로 2001년 5월 판교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하였고, 이 판교개발로 분당, 용인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1-2주일에 5000~1억 원이 오르자 2005년 부동산정책간담회에서 판교신도시 사업 중단을 결정하는 당사자가 되었다. 당시 부동산정책에는 이해찬 총리와 김병준 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김수현 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국정과제비서관과 국민경제비서관으로 부동산 문제에 관여하고 있었다. 이해찬 총리는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 김병준 정책실장은 “사람들이 계속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다. 헌법처럼 바꾸기 힘든 부동산 정책 만들 것”이라 장담하며 만든 8.31대책에는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종합부동산세, 실거래가의무화 등 좋은 것도 있었으나 송파신도시 개발이 끼어 들어가 8.31정책효과는 반감되고 집값 상승에 기름을 붓게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2006년 오찬간담회에서 “정부가 정책에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제일 큰 것이 부동산이며, 거꾸로 얘기하면 ‘부동산 말고는 꿀릴 게 없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고 시인할 정도였다. 결국 참여정부는 파주(2003), 판교(2003), 광교(2005), 김포(2006), 송파(2007), 검단(2008) 등 많은 신도시개발 계획을 쏟아내었음에도 부동산 정책은 실패로 귀결되었다. 당시 “정부와 반대로 하면 돈 번다”가 유행어가 될 만큼 시민들은 정부 정책을 불신하였다. 그런데 다시 신도시 망령이 돌아오고 있다. 이미 그 개발계획들이 허황된 것임을 경험하였음에도.

부동산 대책은 국민 주거권 보장이다. 영국 중앙은행은 땅이 부의 저장수단으로 쓰일수록 생산적 자본은 줄고 가계부채는 는다고 지적한다. 다시 근본, 실수요자 중심의 정책으로 가야한다. 정부가 부동산 자산가들 보다는 850만 무주택 가구의 주거권 보장에 정책력을 집중해야한다. 그리고 세금을 깎아줄 땐 깎아주더라도 합당한 세금이 얼마인지 똑바로 계산하기위해 공시가격을 현실화해야한다. 또한 가용 토지가 부족한 우리나라처럼 땅의 희소성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부정확한 과세표준을 바로잡고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여야한다. 부동산을 시가 평가해서 과세하는 보유세는 땅 부자와 공무원의 유착이 심할수록 과세표준을 임의로 낮춰 세금을 깎는 현상이 보편적인데 제대로 일할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는 것이다. 집권 20년이 아니라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 20년을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