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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월간경실련 특집(4)] 토지공개념 강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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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8년 11,12월호] 집값을 내릴 수 있을까?

토지공개념 강화,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서순탁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교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최근 토지공개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서 토지공개념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개헌안 제122조 2항에는 「국가는 토지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안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신설)」 고 명시하고 있다. 개헌안의 취지는 현행 헌법에서도 제22조 3항과 제122조에 근거하여 해석상 토지공개념이 인정되고 있으나, 토지공개념이 구현되는 데 어려움이 많은 현실을 고려하고 사회적 갈등 소지를 제거하고자 토지공개념 내용을 명확히 하자는 데 있었다. 그러나 개헌안은 5월 24일 야당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에 미달하여 자동 폐기되었다. 여기에 최근 서울 등 일부지역에서 부동산 시장에 광풍이 불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 토지공개념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한 달 새 1~2억이 오르기도 하여 집 없는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게 했다. 부동산정책의 근본적인 변화 요구에 따라 토지공개념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한국사회에서 토지공개념이 처음 공식석상에서 언급된 것은 1978년 9월 당시 신형식 건설부장관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과 대한주택공사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였다. 「유한한 국토자원을 전체 국민의 공동번영을 위한 공통 기반으로 유효 적정하게 사용하여야 한다는 공공복지 우선의 새로운 토지정책의 근본이념」으로 토지공개념을 언급했다(허재영, 1993: 317). 그후 토지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될 때마다 정책당국이나 언론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그 개념은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고 막연하게 사용되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토지공개념은 토지소유권은 인정하되,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토지이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공익을 위한 사소유권 행사의 제한’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우리는 1980년대 말에 지가 급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공개념 확대 도입을 경험한 바 있다. 세간에서는 이때의 토지공개념을 기억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를 토지공개념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토지공개념의 필요성은 먼저 토지라는 재화의 특수성에서 비롯된다. 용도의 다양성, 공급의 고정성, 영속성, 토지가치의 공공성, 비이동성과 이질성은 지가급등과 토지투기, 난개발, 토지소유의 편중과 부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경향이 있다. 토지공개념은 바로 토지사유제 폐단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공적 개입을 의미한다.

또한 토지공개념의 불가피성은 우리나라 토지소유권 관념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의 토지소유권 관념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을 통해 도입된 제도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때 세계 각국의 토지제도를 시찰한 후 독일의 전신인 프러시아제도를 채택했다. 즉, 대륙법계통의 토지소유권 관념인 절대적 소유권제도를 채택했다. 토지소유권을 구성하는 하위권능을 소유권으로부터 분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분리가 가능한 영미법계통의 상대적 소유권관념과 구별된다. 절대적 소유권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좁은 국토에 살면서 형성된 사회규범과 계몽사상의 영향으로 공동체 이익우선의 사고가 정착되어 이용중심의 토지관이 정립되었다. 반면, 일본과 우리는 소유 우선의 토지관이 정착되어 국토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은 협소한 국토공간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미국식의 사권 우선의 토지관과 건축자유의 원칙을 채택한데 기인한다.

여기에 한국사회의 특수한 상황도 토지공개념을 강화를 불가피하게 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높은 인구밀도와 빠른 도시화를 경험한 나라이다. 산지와 농지 그리고 보전용 토지를 제외한 1만5천㎢ 정도에 5천만명이 살고 있으며, 그것도 대도시에 대부분 몰려 살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토지는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구매력이 향상되다 보니 지가가 급등하지 않을 수 없는 특수한 구조다. 풍부한 유동성과 투기적 거래로 인해 반복적으로 지가가 급등했다. 미시적인 수요-공급논리로 보아도 상황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는다. 먼저 수요 측면에서 보면, 지속적인 지가상승과 저금리 기조, 기대지가의 실현, 고가주택의 출현 등은 지가급등을 가져오는 주범이다. 토지는 가격이 하락할 때는 구매심리가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가격이 오를 때 거래가 증가하는 특성을 보인다. 여기에 저금리로 안전자산으로서 실물자산에 대한 선호가 보태지고 부동산을 사두면 돈이 된다는 사회심리적 요인까지 더해 수요가 부풀려진다. 반면에 공급 측면을 보면, 도시형사회로 진입과 고지가로 인해 토지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도시화가 끝난 지금과 상항에서는 기성시가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기대지가상승률을 높여 지가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성시가지의 효율적 이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도심에서의 토지공급이 어렵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수요는 커지고 있는데 공급을 늘지 않으니 조금만 분위기가 조성되면 시장이 과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가급등과 같은 토지문제가 등장할 때마다 정부정책은 어떠했는가? 역사적으로 보면, 정부대책은 투기억제와 공급확대책으로 일관했다. 그 결과 정책의 단기적 효과는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가급등과 토지투기가 반복되었다. 1960년대 이래 1980년대까지는 10년 주기로 지가가 급등했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지가상승률은 한자리수로 낮아졌지만 년간 상승가액으로 따지면 억대를 가뿐이 넘어서고 있다. 한마디로 정책실패가 반복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사회의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한 소이이다. 바로 토지공개념의 강화에 답이 있다. 토지공개념 강화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과거와 같은 방식보다는 사회변화에 맞춘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부동산문제 해결을 위한 기존의 정책수단을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요억제를 위한 규제나 계획과 세제의 정책효과를 비교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논의는 거품붕괴로 힘들어하던 1990년대 초반의 일본문헌에서 자주 등장한다. 지가급등기에 선(先) 규제(계획) – 후(後) 세제시스템으로 일관했던 과거를 반성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근본적인 상찰과 동시에 새로운 접근을 제안하고 있다. 도시화 단계에서는 도시계획과 규제가 주된 역할을 수행하고 세제가 부수적인 역할을 수행을 수행해 왔다면, 도시화 이후 단계에서는 토지세제가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도시계획과 규제가 보조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는 주장이다. 대도시 토지이용 방향의 재설정과 토지세제의 역할 확대를 들고 있다. 변화하고 있는 도시에서의 거주형태와 이주에 이해를 토대로 도심 용적률 완화와 토지이용의 고도화 전략(예: 복합용도 허용)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동시에 부작용이 있더라도 토지재산권 행사를 제약하는 규제(또는 계획)에 의존하기 보다는 경제적인 유인책이라 할 수 있는 세제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부동산문제 해결을 위해서 선(先) 규제(계획) – 후(後) 세제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문제는 부동산세제를 어떻게 가져가느냐 하는 것이다. 세제의 방향에 대해 우리사회에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저 우리는 시장이 과열되고 투기가 극성을 부릴 때마다 양도소득세를 강화했다. 지금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거래세인 양도소득세와 보유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때다. 우리사회에서 보유세 중심의 토지세제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초반의 김영삼 정부 시기에도 있었고, 2000년대 중반의 노무현 정부 시기에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 보유세 단계적 인상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1993년 김영삼 정부는 종합토지세 과표를 공시지가 21% 수준에서 100%로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했으나 실현하지 못했다. 2006년 노무현 정부는 재산세제를 개편하여 종합부동산세를 도입‧시행하는 한편, 재산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종합부동산세는 약화되었고, 재산세율은 60%에서 중단되었다. 그러나 고질적인 토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법으로 선진국 수준의 보유세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시에 양도소득세 인하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이 주장은 선진국의 사례를 단순하게 따라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어선 현 시점에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만이 해법은 아니다. 이미 여러 채를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바로 양도소득세를 일정수준으로 낮추는 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택공급 촉진효과를 의미한다. 보유세 인상으로 매물을 압박하고 양도소득세를 낮추어 매각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정책혼합은 정치논리와 진영싸움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