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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시사포커스(1)] 전문성·전략·전의 상실한 ‘부실·맹탕 국감’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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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8년 11,12월호]

전문성·전략·전의 상실한 ‘부실·맹탕 국감’

– 상시국감 도입,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

 

김삼수 정치사법팀장

2018년 국정감사(국감)는 의원들의 전문성 부족, 여당의 피감기관 감싸기 속에 야당의 문제제기와 대안제시 등 전략부재, 국감을 대하는 의원들의 준비부족 등 전체적으로 ‘부실·맹탕 국감’으로 끝났다.

 

2018 국정감사, 전문성·전략·전의 상실한 부실 국감

국회는 지난 10월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14개 상임위원회에서 753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이후 3개월여 만에 이루어지는 국감으로 상임위가 바뀐 의원들의 준비부족은 일견 예상됐으나, 당면한 현안에 대한 근본적인 지적도 하지 못했고, 대안 제시도 없이 정치적 공방만 이어졌다. 경실련은 2000년부터 해마다 국정감사 모니터를 진행하고 있지만, 올해만큼 전문성도, 전략도, 전의도 없는 국감은 처음이다.

이번 국감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 대한 첫 국감이나 다름없었다. 적폐청산과 개혁의 기치를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은 지지부진하다. 최근 은산분리 완화, 의료기기산업 규제완화 등 재벌개혁보다 재벌과 타협하거나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 정책의 후퇴와 개혁동력을 상실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폭등하는 집값을 잡겠다는 대책들도 종부세 인상은 개인 아파트 중심에 국한됐고, 투기를 조장하는 공급확대와 규제완화만 몰두하고 있다.

국정의 잘잘못을 따지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국감·민생국감’으로 정부가 개혁에 제대로 나서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다. 아울러 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 경기침체와 고용악화, 치솟는 집값, 청년실업 등 경제위기와 사회 부조리를 극복하기 위한 산적한 문제들을 파헤치고, 해법을 모색하는 것도 절실하다. 하지만 국민들의 기대는 올해도 여지없이 무너졌다.

 

보여주기식 한방주의’, ‘정치공방에 치우친 정쟁 국감

여당은 피감기관 감싸기나 불합리한 정책을 옹호하는데 주력했다. 야당은 정부의 실정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고, 의제를 주도하지도 못했다. 일부 야당은 존재감 자체도 드러내지 못했다. 일부 의원들은 정책국감보다 벵갈고양이, 맷돌, 한복, 태권도복 등 개인을 드러내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태와 언론플레이에만 몰두하기도 했다.

2018년 국회의원들이 생산한 국감 정책자료는 총 5,063개다. 이는 2017년 국감 정책자료 6,145개에 비해 1,100여개 줄어든 수치다. 보도자료를 보내온 의원들이 2017년 228명에서 248명으로 늘었음에도 정책자료는 약 18% 감소했다. 상임위 변경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의원들의 국감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부실한 자료준비에서 비롯된 ‘부실국감’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호통과 막말 등 ‘구태’와 ‘정치공방’을 불러올 뿐이다.

하루 10개 이상의 피감기관을 감사해야 하는 상황도 부실국감을 부추기고 있다. 일례로 국방위는 첫날 32개의 피감기관을 감사했고, 과기위는 이틀에 걸쳐 각 26곳씩 총 52개의 피감기관을 감사해야 했는데 형식적이고, 수박겉핡기 감사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미미한 사례 중심의 일회성 질문이나 지적 등은 문제해결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생산적인 국감’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하고, 피감기관의 자료에만 의존하는 현 국감시스템의 한계는 명확하다. 정책 환경은 복잡 다양해지고 있고, 사회적 요구도 세분화되면서 행정 역시 이를 반영해 전문화, 복잡화, 고도화되는 상황이지만, 의원들의 의제설정 기능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다시 등장한 국감 무용론’…상시국감 도입 절실해져

해마다 반복하는 주장이지만, 국정감사의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정쟁국감’·‘퇴행국감’·‘부실국감’ 등으로 ‘국감무용론’은 해마다 등장하고 있다. 국회의 행정부 감시와 견제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으나, 국감의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피감기관과 증인채택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일회성 국정감사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경실련은 그동안 단기간에 수많은 피감기관을 감사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중 상임위별로 캘린더식으로 정해진 일정에 따라 상시국감을 도입하고, 사안에 따라 국정조사나 청문회와 연계해야 함을 주장했다. 또한 소수정파 증인채택 인정과 증인 불출석, 위증, 정부의 자료제출거부에 대한 처벌 강화도 필요하다. 국감 사후검증 제도를 철저히 실시하여 앞으로 각 기관별 국감은 전년도 지적사항에 대한 이행여부의 사전검증부터 시작하도록 제도화하는 것도 이루어져야 한다.

2014년 19대 국회에서 여야는 상하반기에 분리해서 국감을 개최하기로 했으나, 이행되지 못한 바 있다. 작년에도 국감을 나눠서 하기로 했다가 무산됐다. 국회의원 자신들도 국감 제도 개선이 시급함을 알고 있다. 문제점을 익히 알고도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수시로 정책수행과 예산집행을 감사하고, 피감기관도 선별해 집중적으로 감사할 수 있는 시스템의 도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국정감사는 권위주의 정부시절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국정전반을 감사하는 ‘의정활동의 꽃’으로 불렸다. 상시국감이 도입되면 국회가 언제든 필요한 사한에 대해 국정조사와 함께 청문회를 개최해 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부실·맹탕 국감속 빛난 우수의원 8

2018년 국감이 ‘부실·맹탕 국감’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교육위원회)의 사립유치원 비리 적발,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행정안전위원회)의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같이 초선의원들이 보여준 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정책국감’, ‘민생국감’의 기대를 갖게 했다.

경실련은 평가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국감이었지만, 박용진 의원, 유민봉 의원 외에도 민생현안에 집중하고, 심도 있는 질의와 정책 대안을 제시해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비전을 수립하는 ‘정책국감’에 나선 14개 상임위 8명의 우수의원들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