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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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경실련-오마이뉴스] 남북교류협력 사용설명서⑥ 통일대박? 말은 무성한데 북한학과는 달랑 2개

경실련통일협회는 남북경협 재개와 남북교류협력 정상화를 위해 ‘남북교류협력 사용설명서’라는 타이틀 아래 남북교류협력-개성공단-사회문화교류-금강산관광-인도적지원-대북정책 등에 대한 기사와 심층 인터뷰를 1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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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하면 사람들은 흔히 두 가지 이미지를 떠올린다. ‘꽃제비’와 ‘군사 퍼레이드’다. 하나는 북한의 굶주림을 상징하고, 하나는 북한의 군사적 적대감을 상징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에게 북한의 경제·사회가 개선되고 있다고 하면 의구심부터 품는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과 연구교수는 남한의 절대적 관점이 아닌 상대적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볼 것을 제시했다. 전 교수는 “북한에서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단위별로 경제 자율성이 늘어나고 있다” 고 밝혔다.

물론 그 규모나 내용 면에서는 남한에 비해 보잘것없다. 그러나 북한의 연도별 경제·사회적 변화를 상대적으로 보면 그 시각은 달라진다. 통계청이 작년 12월 발간한 북한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은 480만6000 M/T로 98년 집계 이래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무역총액(수출액+수입액) 역시 73.4억 달러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명목GNI나 1인당GNI 역시 상승세이다.

그러나 우리를 지배하는 사고방식에서 북한은 여전히 어렵고 힘든 국가여야만 한다. 사실 그대로 수치와 통계를 바탕으로 북한에 접근하기보다 감정적인 프레임으로 접근한다. 더 큰 문제는 5.24 대북제재조치로 민간차원의 남북교류협력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이후 이러한 괴리감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광복 70년, 만남이 중단된 남북의 현재 모습이다.

북한의 변화 90년대부터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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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교수는 북한의 경제·사회적 변화를 급작스러운 일이 아닌, 90년대부터 진행되어온 사회주의 모순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로 보고 있다. 실제 북한은 90년대 동구권 몰락 이후 경제체제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2002년 북한이 기존 계획경제의 실패를 인정하고 그 대안으로 제시한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다. 7·1조치는 물가 인상, 급여 인상, 배급제 변화, 환율 현실화, 가격 책정 및 공장 기업소 책임경영 강화 등 부분적으로 시장경제 체제를 수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교수는 이러한 일련의 경제조치들로 축적된 결과물이 김정은 정권 이후 인민생활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최근 북한 경제 주체로 개인의 경제활동이 부각되면서 경제중심 주체가 소비자 중심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그 예로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의 밀수품 또는 교류품목이 생필품보다는 다양한 소비재로 변화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사실상 북한이 강조해 왔던 ‘자력갱생’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또한 전 교수는 중국 중심의 외국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했다. 전 교수는 유희장, 수영장 건설 등 북한 정권 이름으로 진행되는 건설 사업들이 실제로는 중국자본의 투자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북한 전역에 걸쳐 인민생활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한의 5.24조치로 남북교류협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지만, 오히려 북한의 경제, 사회적 환경은 개선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북한 내부의 자생력뿐만 아니라, 나날이 비중이 커져만 가는 북한 경제·사회의 중국 의존도 심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실제 5.24조치 직전인 2009년 북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50% 정도였지만 5·24조치 이후인 2010년에는 83%로 증가했고, 2013년에는 90%에 이르렀다.

사회문화교류 제도화를 통해 안정적 운영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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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사회·경제적 변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북한에 대해 비합리적·감정적 프레임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는 비정치·비군사 분야 전반에 걸쳐 폭넓게 진행되었던 사회문화교류협력이 대부분 중단돼 남북 간 만남이 사라진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전 교수는 사회문화교류협력의 본래 취지와 목적이 비정치분야의 교류협력을 통해 정치적 긴장완화를 이룬다는 데 있으나, 현재는 반대로 사회문화교류협력이 정치·군사 분야에 종속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기존 사회문화 교류협력의 ▲상상력 부족 ▲후속 프로그램 부재 ▲사업 목적의 불분명성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전 교수는 기존 사회문화 교류협력사업이 ‘만남’ 자체에만 의미를 두면서 이벤트 중심으로 진행되어 “만나서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전 교수는 사회문화 교류협력의 법적 제도 미비로 사업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실제 남북관계가 악화되자 법적 근거가 미비했던 사회문화교류협력 사업은 대부분 중단되었다. 반면 법적 근거가 명확한 겨레말 큰 사전 사업은 남북관계 악화와는 별개로 꾸준히 지속되어 현재 남북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은 70% 가량 진행되었다. 지난달 5~11일에도 남북은 중국 선양에서 만남을 가졌다. 예정대로라면 2019년에 편찬사업이 완료된다.

이어 전 교수는 분단의 장기화로 우리 사회의 왜곡되고 기형적인 분단구조가 고착화·일상화되면서 통일기반이 점차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전 교수는 작년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대박 발언 이후 우리 사회 통일담론이 크게 확대되었지만, 통일담론을 실질적인 현실 변화로 이끌 시스템은 부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물론 통일준비위원회 출범, 통일박람회 개최 등 정부 차원의 통일대박을 구현하려는 움직임은 있었으나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통일대박과 통일준비 체제로 가는 흐름은 전무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그 예로 통일대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부터 북한에 대한 다각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통일교육이 진행되어야 하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즉 구호로서의 통일대박, 통일준비는 넘쳐나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은 부재했다는 것이다.

맞춤형 통일교육으로 통일담론을 현실화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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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곡되고 고착화된 분단구조를 깨고, 실질적인 통일을 구현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통일이 담론을 넘어 현실로 구현되고 사회문화 교류협력을 확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전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통일교육의 전환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전 교수는 북한에 대한 단순 정보나 내용을 통지하는 수준의 기존의 획일화된 통일교육으로는 고착화된 분단구조의 모순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북한에 대한 단답식, 천편일률적인 답을 요구하는 ‘통일 골든벨 대회’ 를 들 수 있다. 전 교수는 계층, 나이, 연령, 직업 등에 따른 다양한 맞춤형 통일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통일에 접근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삶과 연결하여 통일에 대한 상상력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 교수는 통일 관련 분야 전문가 양성과,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통일교육 시행을 촉구했다.

이어 전 교수는 통일은 사회적 관심이 불었을 때 연착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쏟아지는 통일담론에도 불구하고 관계자가 아니면 통일교육을 받는 성인은 눈 씻고 찾아도 찾기 힘들다는 점, 전국 대학에 북한학과는 2개밖에 없다는 점 등에서 오는 괴리감을 지적하며. 이러한 통일 환경에서 민간 차원의 사회문화교류협력의 성공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전 교수는 통일은 나무에 열매가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설계하고 이를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준비없는 통일은 재앙이 될 수 있고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본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기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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