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CCEJ 칼럼] [동숭동 책방골목]농부의 따뜻한 마음이 들린다

19동숭동책방골목1.jpg

 

<나는 달걀 배달하는 농부> 김계수, 나무를심는사람들

 

 

 현대인들은 달걀요리를 많이 먹는다. 새우젓으로 간을 한 달걀 찜, 김을 가운데 넣어 돌돌 말아놓은 달걀말이. 달걀에 우유를 넣어 몽글몽글 익혀 먹는 스크럼블 그리고 순두부찌개에 넣은 노른자가 살짝 덜 익은 달걀을 뜨거운 밥에 넣어 쓱쓱 비벼 먹는 맛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우리만의 식문화가 아닐까? 이러한 계란이 어떤 생산과정을 거쳐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 주는가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리라.

 이 책에서 지은이는 우리가 구입하는 상품인 달걀의 소중함과 생산과정의 복잡성, 그리고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농부의 마음을 담고 있다. 글쓴이는 자신을 닭 백정이라 말하지만 이런 역설적 표현을 통해 닭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병아리 키우듯 아이를 키웠더라면’, ‘힘센 놈 기센 놈 애당초 약한 놈등 소제목에서 글쓴이가 갖고 있는 생명에 대한 애정과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닭들에 대한 고마움이 물씬 느껴진다. 섬세하고 개성 있는 필치로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그려내어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고, 예리한 비판으로서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려는 상업화 시대의 현실을 준엄하게 꾸짖고 있다. ‘적은 자본으로 최대의 이익을 내려는 자본의 논리로 아마존 원주민들의 삶을 황폐화 시키는 정유회사 쉐브론텍사코처럼 우리 마음속에도 돈의 마술에 걸려 작은 쉐브론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본문구절에서 글쓴이가 지닌 반자본주의적 기질과 인간중심적 사고가 명백하게 확인된다.

 이 책의 또 한 축은 귀농(귀촌)이다. 많은 도시인들은 각박하고 파편화된 생활에서 벗어나 낭만적이고 정취 있는 농촌으로의 귀환을 상상하며 지긋이 미소를 짓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도저히 그런 생활은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귀농의 기본 조건으로 자연에 대한 애정은 물론 우주의 섭리에 대하여 순응하고 만족할 줄 아는 생각과 몸이 갖춰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이른바 최고의 명문대를 나와 서울에서 13년 동안 교사의 삶을 그만두고 자신이 절실히 원하는 고향으로 귀농했다. 나고 자란 곳으로 되돌아갔음에도 어려움을 토로하는데, 하물며 도시에서 자연의 시간과는 전혀 상관없이 시계에 맞춰 살던 사람이 어떻게 자연의 시간에 순응하며 살 수 있단 말인가? 꿈은 그냥 꿈으로만^^

 

 

 

진유식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