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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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동숭동 칼럼]대통령의 국정운영 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과 분노, 자책으로 보낸 5월이었습니다. 어린 어린학생들 수 백명을 충분히 구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으로 내몬 처참한 상황은 비단 참사에 직, 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오늘을 사는 어른들 모두는 자기 책임인양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참사의 원인에 대해 말합니다. 다시는 이러한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당연히 문제의 근본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그 근원을 철저히 제거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밝힌대로 이번 참사는 선원들의 무책임이 직접적 원인이지만, 보다 근원은 운항하기 어려운 여객선을 운항하도록 만들어준 이른바 관피아들의 민간 해운사와의 유착비리를 통한 관리감독의 부실과 규제완화, 그리고 구조과정에서 보여준 공무원들의 무책임, 무사안일입니다.

 

수십년 동안 쌓인 적폐와도 같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통령의 자세의 변화가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들 취임 이후 지금까지 보여준 대통령의 국정운영 태도와 방식으로는 이러한 적폐청산은커녕 용두사미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해결도 결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공감능력 없는 대통령이 되서는 안 됩니다. 대국민담화발표에서 뒤늦은 눈물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는 대통령의 진정성보다는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이는 이번 참사 직후 보여준 대통령의 태도가 고인이 된 어린 학생과 피해 가족들의 슬픔에는 무감각한 채 일상적인 행정과정에서처럼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딱딱하고 권위적인 모습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참사직후 피해가족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하는 대통령을 보고 공감능력이 없는 차가운 사람이라는 평이 나돌겠습니까. 같은 여성지도자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정파를 떠나 국민들에게 왜 사랑을 받는지 반추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도자가 국민들의 고통과 슬픔을 공감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그 지도자를 자신들의 지도자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행정부 수반이자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은 국정전반에 대한 무한책임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회의를 통해 세월호 선장에 대해 살인행위를 저지른 자로 표현하며 자신의 책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뿐만 아니라 다른 돌발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통령은 관련 공무원들에 대해선 질타할 뿐 정작 자신의 책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본인과 상관없다는 듯한 대통령의 발언에 유체이탈식 발언이라고 비판의 소리까지 나오는 지경입니다. 대통령 자신은 일반 공무원들과 지위와 격이 다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지만 공무원들 중 최고 책임자는 자신이라는 사실을 방기하는 태도입니다. 이는 국민들에게는 무책임한 지도자로, 자신을 도와 국정을 진행해야 할 공무원들에게는 국정운영에 대통령과 같이 간다는 생각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결과가 될 뿐입니다.

 

만기친람형 깨알지시 또한 중단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큰 방향과 흐름은 잡아주되, 각 부처 장관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책임성을 높여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깨알지시는 공무원들의 자율적인 업무추진을 막습니다. 대통령만 바라볼 뿐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나서지 않습니다. 다 챙겨서 지시하니 지시하지 않은 일을 해서 공연히 욕만 들을까 책임지지 않고 소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에서 대통령만 말하고 참석자들은 고개 숙이고 수첩에 적고만 있는 모습은 현재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통령 눈치만 보고 자신들이 기본으로 해야 할 일까지 스스로 해내지 못한 것은 세월호 참사 구조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준 모습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주위를 수직적으로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행동만하는 검사, 군인들 과 같이 직역 측면에서 편중된 인사를 지양해야 합니다. 현 정부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 이른바 육법당냄새가 짙습니다. 검사와 군인은 수직적으로 정해진 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최고로 여기는 집단입니다. 이들은 명령에 충실할 뿐 복잡한 이해당사자들의 조정이나 입장을 달리하는 집단과 개인에 대한 설득과 합의에는 서투른 집단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검사와 군인출신들이 현재 대통령 주위에 너무 많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여유나 유연성이 없고, 정치적으로 의견을 달리하는 집단과 개인에 대한 공안적 접근이나 배재적 태도도 이러한 구조에서 연유할 것 입니다. 대통령 주변은 항상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자유롭게 토론될 수 있어야 국정운영이 경직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원인진단과 후속대책 실천은 국가의 명운을 걸고 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선진사회도 비정상화의 정상화도 이 문제를 두고서 나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대통령 혼자 할 수 없고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 속에 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과 함께 갈 수 있는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의 상당한 문제점이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대통령 스스로의 변화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국가적 변화도 불가능함을 박 대통령은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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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kokh@ccej.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