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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야기] [문화산책] K-POP에 대한 인식 고찰
201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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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문화산책]

K-POP에 대한 인식 고찰

 

김건희 경제정책팀 간사 kgh0726@ccej.or.kr

▲ 노을 콘서트 끝나고 나서&앵콜 도중 / 펜타곤 TENTASTIC Vol.5 ~MIRACLE~ 공연장 (사진: 김건희 간사)

 

우리나라 대중문화 역사상, 아이돌 문화는 비주류로 인식되어 왔다. 아이돌 문화를 소비하는 수요층이 젊은 여성에 집중되어 있고, 음악만이 아닌 외모와 춤을 내세워 왔기에 그들의 음악은 인스턴트화되어 소위 말하는 음악성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아이돌 가수들의 부흥기였던 2000년대 후반, 그들이 들고 나와 인기를 얻었던 곡들이 대부분 *후크송이었던 것도 대중들의 생각이 굳어지게 된 요인일 것이다.

* hook song. 한 노래에 같은 가사를 여러 번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만든 노래로,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중독성 있는 노래를 통칭한다.

시간이 지나고 음반에서 음원 스트리밍 중심으로 음악 시장의 구조가 변하면서, 음원 인기 차트의 절반은 아이돌 그룹의 노래들로 채워진 상황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좁아진 음반 시장 내에서도 각종 시상식 및 음악 방송에 반영하거나, 팬 사인회 등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구매하는 아이돌 그룹의 음반이 매년 연간 음반 판매량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아이돌 그룹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 수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아이돌의 이른바 홍수 사이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활동곡의 퀄리티이다. 연차가 있고 인기가 높은 그룹일수록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그리고 팬들의 ‘코어력’ 즉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곡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새로운 앨범이 나왔을 때 팬들이 *스트리밍을 돌려서 초반에 음원 차트에 곡이 올라가는 것과는 별개로, 개별 곡의 퀄리티가 좋을 경우에는 아이돌 팬 이외의 대중들이 많이 듣게 되어 차트 순위를 유지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 본래는 컨텐츠를 다운로드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것을 뜻하지만, 아이돌 문화에서의 스트리밍이란 음원이나 영상을 반복적으로 재생하는 것을 말한다. 음원차트 순위나 영상 조회 수 등의 반영을 위한 작업으로, 아이돌 그룹 팬들의 일반적인 문화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음악 시장에서 아이돌 그룹의 비중이 절대적이게 되면서,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곡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이제는 국내 시장뿐만이 아닌 해외 시장의 반응 또한 살펴야 한다. 이전에는 동방신기와 보아를 시작으로 많은 아이돌 그룹이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지만, 현재는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여러 미디어 플랫폼들로 인해 해외 음악 팬들의 K-pop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게 되었다. 이전처럼 특정 국가의 음악 시장을 타깃으로 할 때에는 K-pop과 전반의 문화를 이해시켜야 하는 등 ‘닫힌 문’을 두드리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펼치지 않아도 음악과 컨셉이 마음에 들면 해외 리스너들이 먼저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최근 음악 시장의 흐름에 따라, 이제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음악 시장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소위 ‘3사’로 불리는 엔터테인먼트계 대기업들이 아직 비교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급변하고 있는 사회의 흐름 속에서 ‘중소기업’에 적을 둔 방탄소년단, 세븐틴, 여자친구 등의 그룹들이 국내외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결국은 흐름을 잘 읽는 자가 성공하는 것이다. ‘최신 유행’에 민감한 우리나라 산업 구조 하에서, 한 해의 트렌드를 예측해 보는 김난도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도 많은 비판을 받는 것과 별개로 매년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제는 ‘마이너 문화’로써 배척하기보다는, 하나의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