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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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경제기사다시읽기] 동양사태를 통해 본 기업 자금조달 방법과 CP판매의 문제점
201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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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회사채와 CP 바로 알기

 

이기웅 경제정책팀 부장
leekiung@ccej.or.kr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가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며 큰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냈지만, 그 중심에 있던 회사
채와 기업어음(이하 CP)에 대해 정확히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회사채와 CP의 차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헤럴드경제 기사보러가기 2013.10.04

동양그룹 사태 여전히 풀리지 않는 5대 의문점…최악의 내우외환 직면
동양그룹 사태가 갈수록 커지면서 최악의 내우외환 상황을 맞고 있다. 핵심 계열사들의 잇따른 법정관리신청으로 그룹은 와해 직전에 몰렸고 동양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소송까지 예고되는 상황이다. 급기야 회사채와 CP를 주로 판매한 동양증권 직원들이 그룹 경영진에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지난 3일 경영권 포기 등 사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도 피해자 접수 외에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사태는 꼬여만 가는 형국이다. 동양그룹 사태를 둘러싼 주요 의문점들만 커지고 있다.
①왜 회사채와 CP 발행에만 의존했나=동양그룹은 2010년 금융감독원이 매년 금융권의 총 신용공여액 중 0.1% 이상인 그룹을 지정하는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 (후략)

 

1. 기업의 자금 조달 방법
먼저 기업의 자금조달 방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업의 자금조달 방법은 회계상 자본을 늘리는 방법, 부채를 늘리는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전자에서는 유상증자가 주로 사용됩니다. 쉽게 말해 주식을 더 발행해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죠. 후자는 외부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인데, 빌려주는 주체에 따라 직접금융과 간접금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금융회사를 통해 돈을 빌리는 것을 간접금융(가계로부터 직접 돈을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에 예치된 예·적금을 빌려오기 때문에‘간접’이라고 표현), 금융소비자인 가계로부터 직접 돈을 빌리는 것을 직접금융이라고 합니다.

간접금융, 즉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올 경우, 기업입장에서는 매우 까다로운 대출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게다가 금융사로부터 많은 돈을 빌려 은행업감독규정 제79조에 따라 주채무계열로 지정될 경우, 금융회사의 깐깐한 관리를 받게되니 기업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00년대 후반부터 기업들이 이자를 조금 더 주고라도 직접금융시장에 뛰어들면서, 회사채 및 CP 발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2.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차이
회사채와 CP 모두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금융상품이라는 면에서 동일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회사채는 일반적인 채권의 형태에서 출발하지만, 기업어음은 상거래에 수반해 발생하는 어음에서 출발합니다. 상거래에서 대금거래에 따른 채권이 발생하는 것을 진성어음(또는 상업어음)이라고 하고, 단기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발행하는 어음을 융통어음이라고 하는데, CP는 융통어음의 한 형태입니다.

출생에 따른 차이가 있다보니, 이를 관리 및 규제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회사채는 채권으로 관리해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 발행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금융감독원의 감독하에 규제되고 있지만, CP는 어음의 형태라 발행기업이 아무런 제재나 규제없이 발행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부실기업이 보다 손쉬운 방법으로 CP를 선택해 발행해왔고, 동양그룹 사태로 과도한 CP발행이 문제가 되자 현재 금융당국이 CP를 대신해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구분

회사채

기업어음(CP)

기간

주로 1년~3년, 영구채도 있음

주로 1년 이내

목적

주로 설비나 장비 등의 투자

주로 회사운용자금 및

만기도래 채권 상환 자금

발행
관련
규제

– 이사회 의결 필요
–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
발행신고서 제출

– 이사회 의결 필요없음
– 발행신고사항 없음

관련
법률

자본시장법

어음법

 

3. 동양그룹 사태에서 나타난 문제점
물론 동양그룹 사태에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점은 회사채와 CP 차이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이미 어려워져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채권을 발행하여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른바 사기성 회사채 및 CP발행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동양그룹 사태에서 회사채는 위와 같이 단순히 사기성 판매가 문제가 됐지만, CP의 경우는 판매과정상의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회사채는 이사회의 의결 및 금융당국에 대한 발행신고 등 비교적 관리감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CP에 대해서는 그러한 규정이 없습니다. 때문에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CP에 투자하기에는 위험이 커 꺼려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양그룹에서는 동양증권을 통해 부실계열사 CP를 판매한 후, 동양증권이 이 CP에 대한 수익권을 쪼개서 특정금전신탁 형식으로 판매해 왔습니다. 쉽게 말해, 부실한 제품(CP)을 포장지(특정금전신탁)만 그럴싸하게 꾸며서 판 셈입니다.

경실련에서는 동양그룹 사태에서 가장 책임이 큰 현재현 회장뿐만 아니라 이에 공모 내지 방조한 경영진들의 책임까지 물어, 검찰 고발 등 형사적 처벌에 더해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하며 민사적 책임까지 물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관리 및 감독을 소홀히 한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도 묻기 위해 감사원에 감사청구도 신청해 현재감사가 진행중입니다.

여기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제2, 제3의 동양그룹 사태를 막기 위해 앞으로 부실한 상품을 몰래속여서 파는 행위 자체를 막을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관심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