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CCEJ 칼럼] [칼럼] 금강산관광 재개 어떻게 할 것인가_임을출 경실련통일협회 정책위원장

 

금강산관광 재개 어떻게 할 것인가

 

임을출 경실련통일협회 정책위원장

 

금강산관광.jpg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놓고 남북 간에 미묘한 긴장이 흐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 발언을 두고 ‘공공연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한 북한 측의 반발도 금강산 재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겨냥한 불편한 심기의 표출로 읽혀진다.

 

박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에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를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한의 공동발전을 기대하는 경축사를 했다. 그러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8월 18일 우리 정부가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수용하고, 동시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역 제안했다. 이산가족상봉을 카드로 금강산관광 재개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북한이 우리 정부가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 협상을 제의한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은 개성공단 정상화 협상에서 남측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해주는 대신에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한 남측의 양보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개성공단 7차 실무회담 합의서에서도 비록 재발방지 보장의 주체를 남과 북으로 명기해 겉으로는 자존심을 세운 듯했지만 내용에서는 통행 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 북한의 일방적인 책임을 적시하는 데 동의했다. 뿐만 아니라 피해보상, 국제화 조치 등과 관련해 우리 측의 요구사항들을 상당부분 수용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목을 매는 것일까. 금강산 관광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표적인 치적사업이자, 남북화해와 협력의 첫 상징사업으로 규정되어 있다. 개성공단도 금강산 관광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생겨날 수 없었다는 것이 북측의 시각이다. 또한 외화 수입원, 남북 경제협력을 가로막고 있는 ‘5·24 조치’의 해제, 원산 등 6개 관광특구 개발 등의 원만한 추진과도 직결된 당면 현안이다.

 

특히 북한은 마식령 스키장을 비롯해 원산 일대를 국제적인 관광지로 개발하는 야심찬 계획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은 군사용인 갈마비행장을 민영화하고 호텔 등을 짓고 있다. 원산 관광특구 개발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제시한 ‘경제강국 건설’ 목표의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이처럼 최고지도자의 치적과 직결되어 있는 관광특구 개발은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않으면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 금강산 관광은 김정일, 김정은 두 지도자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개성공단보다 더 험난한 고비들을 넘어야 한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2013년 3차 핵실험 등으로 인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와 악화된 여론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여론에 매우 민감한 영향을 받는 대북정책의 속성상 뭔가 획기적인 명분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 재개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금강산 관광은 개성공단과 달리 기업뿐만 아니라 남측 모든 국민들이 관광을 통해 북한을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파급력이 큰 교류협력사업이다. 북한이 보다 큰 폭으로 이산가족 상봉 인원을 늘려주는 등의 진정성 있는 긍정적인 변화들을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이제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가로막는 족쇄를 풀어주는 것이 옳을 듯하다.

 

박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밝혔듯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억지력이 필요하지만 평화를 만드는 것은 상호신뢰가 쌓여야 가능하다. 북한과의 교류협력 과정 없이는 상호신뢰를 쌓을 수가 없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