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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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약총평

  경실련 사무총장 고계현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현행 선거법은 후보자가 선거공약에 대해 각 사업의 목표·우선순위·이행절차·이행기한·재원조달방안을 게재한 선거공약서를 작성하여 유권자들에게 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선거운동이 상대 비방이나 흑색선전 등 네거티브 방식 보다는 정책으로 진행되도록 강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선거법 취지가 무시되어 철저히 네거티브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네거티브 방식은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가로막고 자격 없는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여지를 크게 하기 때문에 민주주의 요체인 선거의 의미를 약화시키는 행태다.


 경실련은 이번 선거가 정책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유력후보자들의 공약을 제대로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공약분석에 임하였다. 유력후보인 나경원, 박원순 두 후보의 주택·도시, 부채해결대책, 일자리 문제, 복지, 시정운영 등 주요 공약이 선거법에 명시된대로 목표·우선순위·이행절차·이행기한·재원조달방안 등에 따라 잘 마련되어 있는지, 그리고 공약으로서 실행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폈다.


 공약의 구체성, 적실성 측면에서 두 후보 간 근본적 차이는 없었다. 모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웠다. 공통적으로 공약별 세부사업을 나열만 했지 우선순위는 없었으며 구체적인 이행절차 또한 구체적이지 못했다. 임기를 고려한 이행기한은 적시되어 있었으나 지극히 형식적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재원조달 방안은 아예 없거나 실행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모두 부채절감을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재원마련이 희박한 수조원대의 사업들 즉, 공공임대주택 8만호 공급, 공교육시설 1조원 투자 등을 공약화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약의 가치측면에선 차이가 있었다. 나경원 후보 공약은 전체적으로 전임 오세훈 시장 정책과 유사하였다. 특히 공교육시설개선 1조원투자, 청년 창업공간 10만평 확충, 비강남권 재건축 완화조정 등과 같이 핵심공약들이 토건적, 하드웨어적이었다. 이런 공약들은 컨텐츠가 부족하면 공약의 취지와 오히려 충돌하거나 목표를 달성하는데 한계를 보인다. 박원순 후보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8만호 건설, 초중등학생 급식전면실시와 같이 공공의 역할을 제고하는 주장이 많다. 이는 예산소요 사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예산배분이나 재원마련 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하여 공약목표 달성의 가능성이 약해 보였다. 특이성은 영유아보육문제 해결방안, 노인 등 사회적 취약 계층 대책, 임대주택 등 서민주거안정 대책 등에서 표현의 차이는 있었지만 두 후보 간 유사성이 컸다는 점이다. 복지인프라 구축이 더 이상 우리사회에서 후순위 과제가 아님을 반증하는 것이다. 


정책선거를 위한 유권자들의 깨어있는 힘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