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EJ 칼럼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CCEJ 칼럼] [2019 재벌개혁] 5대 재벌 소유 땅값, 10년간 51조 증가
2019.03.27
416

[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2019 재벌개혁1]

5대 재벌 소유 땅값, 10년간 51조 증가

김건희 재벌개혁본부 간사
gun@ccej.or.kr

 

현재 집권 2년을 앞두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라는 3대 정책기조를 내세워 왔다. 그러나 현 정부는 그 기초가 되는 재벌개혁을 포함한 공정경제 정책은 등한시하고 있으며, 오히려 재벌의 숙원사업이었던 은산분리 완화나 차등의결권 도입 등의 규제완화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로 인해 경제력이 집중되고 있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몰락하고 있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재벌들의 부동산 투기는 우월한 지위와 정보력, 자금 동원력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불공정한 과세 기준을 통해 세금 특혜를 받고 토지수용권한 등의 특권까지 보장받아 이를 통해 경제력 집중과 몸집 불리기에 이용하고 있다. 경실련은 재벌의 토지 보유에 대한 감시 및 재벌들이 이러한 토지 확보의 용이성과 불로소득 획득을 위해 토지를 사들인 행태를 알리고자 하였다. 따라서 경실련은 5대 재벌 토지소유현황을 조사하여 지난 2월 26일 이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조사 대상은 2018년 기준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총자산이 가장 높은 5개 그룹(삼성, 현대자동차, 에스케이, 엘지, 롯데)이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의 토지와 투자부동산의 장부가액을 위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자료를 참조하여 조사하였다.

상위 5대 재벌이 소유한 토지자산은 지난 10년간 (장부가액 기준) 23.9조원에서 75.4조원으로 51.5조원이 증가하였다. 2007년도까지의 토지자산은 약 24조원이었으나 최근 10년 간 51조원을 취득해 3.2배가 증가했다. 2017년 말 토지자산은 현대차가 24.7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롯데 18.1조원, 삼성 16.2조원, 에스케이 10.2조원, 엘지 6.3조원 순이었다. 2007년도에는 삼성이 보유 토지 7.7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나, 2017년도에는 현대차가 24.7조원으로 1위였다. 지난 10년 간 토지자산 금액 증가분은 현대차가 19.4조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롯데 11.9조원, 삼성 8.4조원, 에스케이 7.1조원, 엘지 4.8조원 순이었다. 증가배수는 현대차가 4.7배였고 엘지 4.2배, 에스케이 3.3배, 롯데 2.9배, 삼성 2.1배 순이었다. 특히 현대차와 엘지는 4배 이상 증가하였다.

2017년도 기준 5대 재벌 전체 계열사 369개 중 토지 보유 상위 5개사는 현대자동차(10.6조원), 삼성전자(7.8조원), 롯데쇼핑(7.2조원), 기아자동차(4.7조원), 호텔롯데(4.4조원) 순이다. 또한 2017년도 5대 재벌 중 토지보유금액 상위 50위 기업은 총 70.1조원의 토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 369개 기업이 가진 토지인 75.4조원의 93%를 차지했다.

작년 하반기 경실련과 정동영의원의 국세청 자료 분석 결과 2017년도 보유한 토지금액이 가장 많은 10개 법인의 토지는 5억7천만평 규모로, 공시지가 38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서 보유 토지 면적 기준 상위 10개 법인의 토지는 10년 간 1억평에서 5.7억평으로 4.7억평이 증가했고 공시지가는 283조원이 늘었다. 상위 50개 법인으로 확대할 경우에는 2007년 173조원(3억2천만평)에서 2017년 548조원(11억평)으로 375조원(6.8억평)이 증가했다.

국세청 자료의 기업명은 비공개로 되어 있으나 5대 재벌의 계열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 상위 10개 기업의 토지자산인 48조원과 국세청이 공개한 공시지가 385조원을 비교하면, 국세청 자료의 12%에 불과한 수준으로 공시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상위 50개 기업의 보유 토지 장부가액은 70조원이지만 국세청 자료는 공시지가 기준 548조원으로, 이를 시세로 환산하면 1천조원 대로 추정된다.

이처럼 기업이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재무제표 상의 장부가액과 공시지가 간 차이가 8배 정도 존재하며, 실제 시세와는 더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이 공개한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근거로 기업의 재무 상태를 파악하는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투명경영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조사는 5대 재벌의 투자부동산 항목도 포함했는데, 투자부동산이란 기업 또는 법인이 시세차익이나 임대수익 등을 목적으로 소유하는 토지, 건물 및 기타의 부동산을 의미한다. 2017년도 기준 5대 재벌 전체가 소유한 투자부동산은 12.9조원이며 삼성이 5.6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 3.9조원, 엘지 1.6조원, 현대차 1.4조원 순으로 나타났다. 5대 재벌의 토지와 투자부동산을 합한 금액은 약 88조원이며, 합계금액은 현대차가 26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 22조원, 삼성 21.8조원 등의 순이었다.

국내 5대 재벌의 토지자산과 투자부동산에 대한 이번 경실련의 조사 결과는 재벌들이 토지 사재기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10년 간 주력해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그동안 재벌기업들이 토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 지대 추구, 토지를 이용한 분양과 임대수익 등으로 기업 본연의 생산 활동보다 많은 이익을 얻어 땅 사모으기와 부동산 투기에 집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1990년대 노태우, 김영삼 정부 당시에는 비업무용 부동산 중과세와 강제 매각, 여신운용규정 제한 규제 등 강력한 조치들로 재벌의 부동산 투기를 막았으나, 당시의 규제는 2000년, 2007년을 거치며 무력화되었다.

재벌들이 주력사업의 본질을 외면하고 부동산 투기에 몰두해 최근 10년 간 아파트값 및 부동산 거품이 상승하고, 임대료 상향으로까지 이어져 중소 상인들까지 위협받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격차는 땅, 집 등과 같은 공공재 및 필수재를 이윤 추구의 수단으로 이용함으로 인해 발생한다.

재벌들이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노리고 비업무용 토지를 보유해도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공재인 토지를 경제력 집중 수단으로 이용하는 반칙 행위 등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불로소득 환수가 필요하다. 기업들이 투명하게 재무상태를 공시하고, 재벌의 부동산 투기 및 땅을 이용한 세습 등이 시장에서 감시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에 공시대상기업집단 대상으로 보유 부동산에 대한 건별 주소와 면적, 장부가액, 공시지가를 사업보고서에 의무적으로 공시하고 상시 공개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해 또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