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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2019 부동산개혁] 공시가격 제도 이후 고가단독주택 보유세는 더 낮아졌다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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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2019 부동산개혁1]

공시가격 제도 이후 고가단독주택 보유세는 더 낮아졌다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
seongdal@ccej.or.kr

 

집값안정과 투기근절을 위해 정부가 공시가격 제도를 도입한 이후 오히려 고가단독 주택의 보유세는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지금까지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이 시세를 제대로 반영 못 하고, 아파트와 상업업무빌딩, 고가단독 등 부동산 유형별로 서로 달라 형평성에 어긋나고 불공정과세를 조장한다고 비판해왔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공시가격 도입 이후 고가단독주택 보유자들은 이전보다 더 낮은 보유세를 십수년간 내왔음이 드러난 것이다. 보유세 강화를 위해 도입된 공시가격이 오히려 보유세를 후퇴시키며 집값안정과 투기근절에도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공시가격이 도입되기 전까지 모든 부동산에 대한 과세기준은 땅값인 공시지가(국토부장관 고시)와 건물값인 건물기준시가(국세청장 고시)이었다.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종합토지세를, 건물기준시기를 기준으로 재산세를 부과해왔다. 하지만 과세기준이 너무 낮아 불로소득 사유화가 문제되며 주택에 대해서는 땅과 건물을 통합평가한 공시가격을 2005년 도입했다. 이후 모든 주택에 대해서는 공시가격과 공시지가가 조사평가 후 공시되고 있고, 관련 예산만 연간 2천억원 정도가 투입되고 있다.

경실련은 고가단독주택이 집중되어 있는 한남동, 이태원동, 삼성동, 논현동, 성북동 등 5개 행정동에 위치한 15개 고가단독주택을 선정, 1990년부터 발표되고 있는 공시지가와 2005년부터 발표되고 있는 공시가격을 조사 후 비교했다. 하지만 비교결과 땅과 건물을 합친 공시가격(집값)이 땅값인 공시지가보다 최고 12%, 14년간 평균 7%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화인테리어와 안전설비가 갖추어진 고가단독주택의 건물값이 땅속으로 잠긴 꼴이다.

 

공시가격 도입 이전처럼 땅값과 건물값을 더할 경우 공시가격과의 차액은 더 크다. 국세청은 지금도 건물기준시가를 발표하고 있다. 경실련이 15개 주택의 공시지가에 건물기준시가를 더하여 산출할 경우 14년간의 집값은 747.3억원이다. 반면 14년간의 공시가격 합계는 이전보다 16%가 낮다. 과세기준인 집값이 낮아지면서 세금도 줄었다. 현 공시가격 기준으로 15개 주택에 14년간 부과된 보유세액은 한 채당 평균 4.5억원이다. 하지만 공시가격 도입 이전처럼 공시지가와 건물가액을 합친 집값으로 부과됐다면 세액은 5.7억원이다. 공시가격 도입 이후 보유세가 21%가 줄어든 것이다. 아파트처럼 시세의 70%로 집값을 산정했을 때 보다는 45%가 준다.

중소기업 회장이 소유한 이태원동 A주택의 경우, 2005년부터 2017년까지 계속해서 공시지가(땅값) 보다 공시가격(집값)이 낮았다. 땅값 대비 집값 비율이 2012년에는 77%까지 떨어졌으며, 14년간 평균 17%가 낮았다. 보유세는 공시가격 기준 14년간 누계액은 5.9억원이고, 공시가격 도입 이전처럼 공시지가와 건물가액을 합친 집값으로 과세했다면 7.7억원, 아파트처럼 시세의 70% 수준을 과세했다면 10.1억원이다. 결국 공시가격 제도 도입 이전 보다 24%, 아파트보유자 보다 42% 세금을 덜 낸 것과 같다.

이처럼 정부는 십년 넘게 땅값보다 낮게 집값을 결정해왔다. 재벌오너, 전직대통령 등 부동산부자들에게 막대한 보유세 특혜가 제공되어 왔고, 집값잡기에도 실패했다. 공시가격 도입 이후 14년간 가격조사 평가를 위해 감정평가업자 등에 집행된 예산만 2조원 이상이고 덜 걷힌 보유세액은 무려 70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러한 실책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고 2019년에도 조작된 엉터리 공시가격이 발표됐다. 정부는 단독주택, 상업업무 빌딩 등의 공시가격을 대폭 인상했다고 밝혔지만 시세반영률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경실련은 감사원에 공시가격 축소조작, 불공정과세 조장, 예산낭비 등과 관련하여 국토부, 감정원, 감정평가업자 등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이후에도 조작 왜곡된 공시가격 실태로 발생한 재벌, 부동산부자 등 상위 1%의 특혜를 지속적으로 밝혀나갈 것이며, 기초지자체 공무원에 대한 행정감사 청구등 책임자 처벌도 적극 촉구할 예정원이다. 최근의 집값하락세로 망국의 근원이라 일컫는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토지공개념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졌다. 정부가 진정으로 집값안정, 투기근절을 원한다면 공시가격 조작중단과 개선방안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