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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시사포커스]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퇴색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의미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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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시사포커스2]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퇴색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의미

–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지지율 그대로 총 의석을 배분하자는 것! –

 

서휘원 정책실 간사
hwseo@ccej.or.kr

 

경실련을 비롯한 57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지난해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지지율에 비례해 의석 수를 배분하자는 것으로, 선거제도의 비례성을 높이자는 것이 그 핵심이다. 소선거구 단순다수제를 근간으로 한 현행 선거제도는 거대 정당이 과대 대표되어 정당지지율과 의석 수 간에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야3당(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민사회와 야3당의 요구로 현재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법 협상이 진행 중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국회 논의와 우리의 대응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게 된 것은, 570여개 단체가 참여한 정치개혁공동행동이 지난해 2018년 10월 11일, 연내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면서부터이다. 이로써 10월 18일, 국회에 선거제도 개혁을 논의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출범했다. 정개특위 회의 과정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공감대가 확인되었다. 정당의 이해관계를 떠나 현행 선거제도에 분명 대표성과 비례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 과정에서 무응답으로 일관하던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11월 16일을 기점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국회의장과 여야5당 대표회담에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고려할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시 더불어민주당에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개혁공동행동은 더불어민주당이 유권자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이 아니라 기득권 유지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내걸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약을 결코 파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더불어민주당의 미온적인 태도로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지지 부진하자,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18년 12월 1일부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국회 내 더불어민주당의 입지가 좁아지게 되자 12월 15일, 여야5당 원내대표가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합의를 내놓았다. 제1항은 ‘연동형 비레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것이었고, 제2항은 이를 위해 10% 의석을 확대한다는 것이었다. 2018년 12월 17일, 정치개혁공동행동은 “5당 합의를 바탕으로 비가역적 정치개혁으로 나아가야”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

하지만 이후 지금까지도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다시금 선거제도 개혁으로 생길 유불리를 따지며, 정치개혁의 본질을 호도하고, 선거제도 개혁을 퇴보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9년 1월 21일, 더불어민주당은 정책의원 총회에서 선거제 개혁안으로 ‘한국형’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했다. 그 중에 하나인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지지율 전체가 아니라 정당지지율의 절반만을 의석수 배분에 적용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이것은 그동안 시민사회와 야3당이 주장해온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래서 공동행동은 민주당 선거제도 개혁안이 선거제도 개혁 취지보다 정당 이해만을 앞세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올해 1월 24일 전국의 경실련이 모여 연동형 비레대표제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고,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선거제도 개혁 합의처리를 촉구하는 72시간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1월 내 선거제도 개혁 합의 이행이 어렵게 된, 1월 31일 공동행동은 1월 선거제도 해결 합의 약속 파기한 두 거대 정당을 강하게 규탄했다.

그리고 경실련 대표단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은 바로 개별 국회의원들을 직접 설득하고, 압박하는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찬성하던 국회의원들조차도 본인이 속한 정당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며, 선거제도 개혁에 미온적이거나 개혁이 아닌 기득권 챙기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실련은 언론 모니터링을 통해 개별 국회의원들의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입장을 조사했고, 공동행동 차원에서는 국회의원들에게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질의서 내용 : 2020년 총선에서 정당득표율대로 전체 의석을 배분하는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의원님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 결과 : 찬성 36명, 반대 2명, 기타 19명 (기타의견을 제시한 19명 중 17명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혹은 민주당 당론인 한국식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의견을 제시하였음.)

 

 

현재 여야 3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 공수처법 등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상정이 어려운 10개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7일, 더불어민주당은 의원 총회에서 협상안에 올릴 선거제 개혁안을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 1월 21일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안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으로, 시민사회와 야3당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거리가 먼 것이다. 또,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3월 10일, 국회의원 정수를 270석으로 축소하고, 비례대표를 완전 폐지하는 방안을 협상안으로 고려중이라는 발언을 내놓았다. 경실련은 기득권 챙기기에 급급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선거법 협상안을 강력히 규탄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비가역적 정치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림> 선거제도 개혁 논의 과정

 

선거제도 개혁의 후퇴 조짐(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난관)

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협상 과정에서 최대 난관은 더불어민주당의 당리당략적 태도로 인해 선거제도 개혁 연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공약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랜 침묵 끝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3월 7일 의원총회에서 내놓은 안은 국회의원 정수 유지(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 ‘한국형’ 연동형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도입 등으로, 매우 후퇴된 법안이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한국형’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야3당과 시민사회가 그동안 주장해온 정당지지율 그대로 전체 의석을 배분하자는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또한 석패율 역시 지역주의 완화에 효과적이지 않고, 기존 거대정당과 정치인에 유리한 제도일 뿐이다.

② 또 다른 난관은 자유한국당의 국민 호도(糊塗)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3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 정수 축소(270석),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폐지, 지역구 의석수 증대 등을 협상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민들의 국회 불신을 악용해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방식을 유지해 기득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욕심에 불과하다. 특히,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이해를 대변하는 비례대표 의원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것은 한국 정치의 발전이 아닌 퇴보를 의미하는 것이다.

③ 가장 큰 난관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저조한 국민적 이해도와 지지도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정당지지율에 따라 전체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이해한다해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생기는 의미 폭을 축소시켜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에게 더 많은 의석을 주려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국민들은 거대 양당도 신뢰하지 않지만, 야3당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도 깊다. 마지막으로, 국회 자체에 대한 불신도 심각하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지난 중앙위원회에서 경실련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 개별 국회의원을 압박하는 운동을 함께 전개해나갈 것을 결의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압박하고, 다음 총선에서 심판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는가. 일단, 비례대표제는 직능대표, 소외계층 등을 대변하는 후보자들이 국회에 진출하도록 하여 대의기관이 민주적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둘째,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정당정치를 활성화시키고, 지역주의를 완화하는 효과를 가진다. 셋째, 지금 도입하고자 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지지율 그대로 의석수를 배분함으로써 기존의 선거제도에서 나타났던 거대정당의 과대대표 문제를 해소함으로써 선거제도의 비례성을 높이고, 그럼으로써 기득권 국회를 타파할 수 있는 데에 기여한다.

그러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어떻게 난관을 극복해나가야 하는가. 경실련을 비롯한 정치개혁공동행동은 기득권 챙기기에 급급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협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고, 계속해서 옳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의 협상을 기대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주도권을 넘겨주어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렇듯 계속해서 기득권 챙기기로 일관한다면, 야3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법 연대는 어렵고, 설사 합의가 모아진다 하더라도 시민사회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후퇴된 안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내야 한다. 자유한국당의 정치불신을 이용한 비례대표 의원 축소에 강력히 반대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들에 대한 설득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 국민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들이 국회에 진출할 경우, 어떻게 우리사회가 달라질 것인지를 상상하게 해야 한다. 또, 장기적으로는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곧 생길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