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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시사포커스] 제주영리병원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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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3,4월호 – 시사포커스3]

제주영리병원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영리병원 불씨 없애기 위해서 법률 개정도 이어져야 –

 

최예지 정책실 팀장
cyj@ccej.or.kr

 

▲ 사진출처: 제주영리병원 철회와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제주도에 영리병원인 녹지병원을 둘러싼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사업계획 승인을 해준 2014년부터 시작이다. 사업계획 승인 당시 사업계획서에 대해 끊임없이 공개요구를 했지만 ‘영업비밀’이라며 비공개로 밀실에서 추진했다. 이후 2018년 영리병원 허가를 놓고 제주도민은 숙의형 공론조사를 했다. 공론조사위에서는 손해배상의 우려와 투자자들의 약속 이행을 위해 영리병원을 찬성했던 측과 영리병원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으로 숙의를 거쳐, 제주도민은 비용을 감당하더라도 영리병원 설립을 철회하고 공공병원으로 인수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원희룡 도지사는 공론조사의 결정을 무시한 채 영리병원인 녹지병원의 설립허가를 강행했다. 설립 허가 후 3개월의 개원 기한인 지난 2019년 3월 4일까지 녹지병원은 개원하지 못했다. 제주도는 허가철회를 놓고 청문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영리병원인 녹지병원의 설립 에 관한 과정이다. 개원 무산으로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청문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고 아직 허가 철회가 결정 나지 않았다. 아직은 끝나지 않은 싸움이다.

제주 영리병원은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주 녹지병원은 47개 병상으로 작은 병원일 수 있다. 하지만 영리병원 문제는 단순하게 제주도 한 곳의 문제가 아니다. 영리병원은 투자한 사람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병원이다. 한마디로 주식회사와 같고, 환자의 치료보다는 이윤이 우선시되는 병원이다. 돈벌이를 위해서 과잉진료, 비급여 진료의 증가, 의료 상업화, 국민건강보험 붕괴 등 의료 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는 파급력을 갖는다.

지금 우리나라 병원은 민간에서 운영하더라도 모두 비영리병원이다. 비영리병원은 이윤을 외부로 유출하지 못하고 병원의 시설 및 인력에 재투자해야 한다. 또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로 급여 진료비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영리병원은 자기 마음대로 의료비를 비싸게 책정할 수 있다. 따라서 영리병원은 주변의 비영리병원의 의료비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비영리병원의 의료비도 덩달아 상승하게 될 것이다. 또한 비영리병원들은 역차별을 주장하며 영리병원으로 전환 해달라는 요구가 거세질 것이다. 이처럼 영리병원 하나가 얼마나 문제를 불러일으킬지는 상상 조차 하기 싫다.

병원이 비영리라는 최소한의 장치를 벗어 버린다면, 오로지 돈벌이에만 몰입할 것이며, 메르스 같은 감염병 대응 등에 대해서는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준비하지 않을 뿐더러 이를 강제할 방법도 없어질 것이다. 따라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곳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 또한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법」, 「경제자유구역법」에서는 언제든지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 즉, 전국 언제 어디서든 영리병원이 생길 수 있다. 영리병원이 하나라도 생긴다면, 전국으로 얼마든지 퍼져나갈 수 있다. 그래서 제주 영리병원은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일인 것 이다.

 

▲ 사진출처: 제주영리병원 철회와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녹지병원은 시작부터 잘못됐다

최근 경실련도 함께 활동하고 있는 제주 영리병원 철회와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에서는 녹지병원의 사업계획서를 어렵게 입수했다. 녹지병원 사업계획서를 살펴본 결과 녹지병원은 애초부터 병원 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업계획이었다. 녹지그룹이 제출한 녹지병원 사업계획서에는 영리병원 개설 허가 필수 요건에 해당하는 사업시행자의 병원 운영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녹지병원 사업계획서에는 내국인 또는 국내 의료기관이 진출해있는 네트워크형 영리병원인 중국 BCC와 일본 IDEA가 병원의 운영지원, 환자 유치, 사후관리를 맡는다는 업무협약의 내용이 담겨있다. 의료진 채용, 환자 사후관리 등 병원 운영의 핵심은 중국의 BCC와 일본 IDEA가 맡는다는 것이다. 중국 BCC나 일본 IDEA에는 국내 의사들과 의료기관들이 네트워크로 결합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시민사회가 폭로한 바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국내 의료진이 중국에 영리병원을 설립하고, 중국 영리병원이 한국의 영리병원 설립에 이용될 거라는 의심이 사실로 점차 드러나고 있다.

녹지병원은 ‘내국인 또는 국내법인이 우회투자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국내법인 또는 국내 의료기관이 관여하게 되어 국내 영리법인 허용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를 심사원칙으로 한 「제주도 보건의료조례」의 명백한 위반이다. 결국 녹지그룹은 병원 경영의 경험이 없는 무자격자이며, 내국인 우회 투자 금지 규정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녹지병원의 승인과 허가는 적법하지 않았기 때문에 즉각 사업계획의 승인과 개원 허가는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녹지병원은 공공병원으로 인수하고, 법 개정이 시급하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제주도가 녹지병원의 허가를 철회하고 공공병원으로 인수해야 한다. 녹지그룹은 애초부터 병원 운영자로 부적합했고, 개원 기한도 넘겨버렸다. 이는 녹지그룹이 더 이상 병원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 한다. 따라서 제주도는 지금이라도 당장 녹지병원의 허가를 철회해야 한다. 또한, 서귀포시는 의료 취약지 중 하나로 영리병원보다는 공공병원이 더 필요하다. 따라서 녹지병원을 인수하여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문제투성이 녹지병원뿐 아니라 향후 영리병원 설립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 개정이 시급하다. 현행 「제주특별자치도법」, 「경제자유구역법」에서는 영리병원 설립이 가능하다. 이 규정부터 당장 개정해야 한다. 그래서 영리병원이라는 불씨가 다시는 되살아나지 못하도록 막 아야 한다.